여러분의 머리 속에는 하루에도 수십 번 여러 거자 걱정이 맴돕니다.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 이미 끝난 일,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일이 우리 마음을 끊임없이 흔들어 댑니다. 이런 불안감이 여러분의 두뇌에 침투해 집중력을 저하하고 감정을 불균형하게 만듭니다.
그럴 때마다 여러분은 그런 걱정을 억지로 멈추려고 노력할 텐데요, 그럴수록 걱정은 더 또렷해집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코끼리가 더 생각나는 법이니까요. 걱정을 줄이려면, 아니 걱정 때문에 여러분이 휘둘리지 않으려면 오히려 ‘시간을 정해서 걱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Worry Time(걱정하는 시간)’ 기법이라 부릅니다.
이 기법은 인지행동치료(CBT)에서 자주 활용되는데요, 반복되는 불안과 강박적 사고를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방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하루 중 특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만 걱정을 몰아서 하는 것이죠. 걱정이 떠오를 때마다 곧바로 반응하지 말고, “지금은 걱정 시간이 아니야. 저녁 6시에 고민하자.”라고 스스로를 달래면 됩니다.
이 기법을 실제로 적용해서 놀라운 효과를 본 인물이 바로 미국의 제34대 대통령,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입니다. 알다시피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최고사령관을 지냈고, 이후에 냉전의 복잡한 국제 정세를 조율하며 미국을 이끌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중압감과 불확실성에 시달렸는데요, 다행히 그는 ‘걱정을 통제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죠.

아이젠하워는 걱정을 무작정 억제하지 않았습니다. 걱정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철저히 구분했죠. 참모들의 전언에 따르면 그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도 먼저 자기만의 ‘생각 정리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군사작전이나 외교 업무에 온전히 집중했다고 합니다. “걱정할 시간에만 걱정한다. 나머지 시간은 결정을 내리거나 실행하는 데 쓴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죠.
아이젠하워를 따라해 보세요. 매일 일정한 시간대를, 예를 들어 저녁 6시부터 6시 15분까지를 ‘걱정 시간’으로 설정하세요. 그 시간에는 마음껏 걱정하세요. 하지만 그 시간이 아니면 걱정을 옆으로 치워둘 줄 아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만약 걱정 시간이 아닐 때 걱정이 떠오르면 그걸 종이에 적거나 PC의 메모장 등에 써뒀다가 걱정 시간에 꺼내서 읽어 보세요.
걱정 시간을 설정한다는 것이 처음엔 좀 어색할 텐데요, 걱정을 미룬다는 것이 불안을 더 키우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습이 중요합니다. 점차 ‘지금은 걱정할 시간이 아니야’라는 신호를 뇌가 학습하거든요. 이렇게 뇌가 학습을 강화해 갈수록 여러분의 마음이 점점 가벼워질 겁니다.
모든 걱정을 지금 당장 해결하려 애쓰지 마세요. 걱정이 어디로 도망가겠습니까? 걱정을 여러분이 관리 가능한 시간 안에 가두어 두는 것. 이것이 여러분의 마음을 보호하는 현실적인 방어기술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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