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D. 루즈벨트는 “반복은 거짓말을 진실로 바꾸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거짓에 가까운 메시지를 자주 반복한다고 해서 그걸 진실로 믿으면 안 된다는 점을 경계한 조언이죠.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러 번 반복된 거짓말이 진실로 둔갑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회사에서 직원 한 명을 뽑는 과정에서 “문제해결능력은 홍길동이 참 뛰어나죠.”라고 누군가가 말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가 일주일 후에 다시 찾아와서 동일한 말을 반복합니다. 다른 직원들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죠. 여러분은 고심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의견으로 살짝 기우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놀라고 말죠.
그러다가 며칠 후에 그가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립니다. “아직 정하지 못하셨나요? 제가 따로 알아보니, 홍길동이 과거에 OOO 문제에 대해서 아주 창의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더라고요. 그게 대외비라서 인터뷰 때는 밝히지 못한 모양인데, 홍길동이 다니는 회사에 제 동창이 있거든요. 동창을 통해 알아보니까 홍길동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여러분은 아마도 넘어갈 겁니다. ‘이 친구가 그렇게 여러 번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라고 말이죠. 그리고 홍길동을 새로운 팀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의견을 3번 반복해서 말했다고 해서 의심스러운 정보를 옳은 정보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각기 다른 사람 3명이 동일한 의견을 낸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이렇게 한 사람이 여러 번 말하는 것에 휘둘려서 결정을 내리는 오류를 '환상적 진실 효과(illusory truth effect)'라고 부릅니다.
이런 잘못된 의사결정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정보가 '동일한 소스'인지, 아니면 '서로 다른 소스'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같은 사람이 세 번 반복하는 것보다 서로 다른 세 사람이 한 번씩 말하는 게 훨씬 믿을 만한 정보니까요.
그리고 '그게 정말 사실일까?'라고 자기 자신에게 혹은 상대에게 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묻는 것만으로도 정보의 정확성, 정보의 출처, 정보의 수집방법 등을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죠.
요새 문제가 되는 '가짜 뉴스'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이런 뉴스 대부분은 하나의 소스에서 퍼져나와 반복이라는 세포분열을 통해 세상에 퍼집니다. 반복적으로 떠듦으로써 세상사람들을 혹하게 합니다. 이게 가짜뉴스의 대표적 속성이에요. 이 속성을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을 가짜뉴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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