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유산을 공평하게 나눠 가지려면?   

2024. 7.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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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버지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소유한 300평의 땅 중에서 큰 아들에게는 200평을, 작은 아들에게는 100평을 주겠노라고 유언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 보니 300평이 아니라 겨우 50평 밖에 안 되는 땅이었죠. 몇 년전에 복지시설에 250평을 기부하고서는 아버지 본인도 잊고 있었던 까닭입니다. 이럴 때 두 아들은 각각 얼마씩 땅을 나누어 가져야 할까요?

첫 번째 방법은 '지분율' 만큼 나눠 갖는 것입니다. 큰아들의 지분율은 2/3, 작은아들이 지분율은 1/3이니까 다음과 같이 나눠 가지면 되죠.

큰아들 = 50평 *  2/3  = 33.4평
작은 아들 = 50평 *  1/3 = 16.6평

그런데 이 방법이 공평한 걸까요?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해법일까요? 아마도 작은아들은 100평을 기대했다가 겨우 16.6평만 받게 됐으니 큰아들보다 더 불만이 클 겁니다. 그 크기의 땅에는 집을 짓기도 버겁겠죠.

 



두 번째 방법은 '둘이 서로 갖겠다고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똑같이 나누라'는 원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게임 이론'에서 제시하는 '공평 분배법(Equal Division of the Contested Sum, EDCS)'입니다. 이 케이스에서 두 아들은 아버지가 남긴 50평의 땅 전체를 놓고 서로 경쟁합니다.  따라서 공평 분배법을 따른다면 50평의 땅을 25평씩 똑같이 나누는 것이 최적 해법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5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0 평

큰아들 = 50평의 반인 25평
작은아들 = 50평의 반인 25평

만일 큰아들이 100평을,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로 했는데, 아버지의 땅이 100평 밖에 안 된다면, 공평분배법에 따라 땅을 얼마씩 나눠야 할까요? 둘이 경쟁하는 땅의 크기는 50평입니다. 큰아들은 100평 전부를 원하고,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경쟁하지 않는 땅의 크기는 50평이 됩니다. 따라서 큰아들에게는 경쟁하지 않는 땅인 50평을 준 다음에, 경쟁하는 땅인 50평을 둘이 공평하게 나눠서 25평씩 나누어 가지면 되겠죠.


아버지가 물려준 땅  = 100평
큰아들의 지분          = 1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5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50평

큰아들    =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경쟁하는 땅의 1/2 = 50평 + 25평 = 75평
작은아들 = 경쟁하는 땅의 1/2 = 25평


공평분배법은 가능한 한 서로가 '감정을 상하지 않고' 자산을 나누는 지혜를 알려 줍니다. 지분율에 따라 무조건 나누는 방식은 깔끔하고 공정한 분배 같지만, 각자가 가져가야 할 지분의 총합보다 남아 있는 자산의 크기가 얼마 안 될 때는 공평분배법의 원리에 따르는 것이 충분히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방법이죠.

공평분배법이 겉으로 보기엔 어려워 보이고 '이게 옳은가?' 싶겠지만, 여러분은 이미 공평분배법을 일상생활에서 적용하고 있어요. 내가 2천원을 내고, 친구가 1천원을 내서 3천원 어치의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주인이 1천원 어치만 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면, 친구와 떡볶이를 어떻게 나눠 먹겠습니까? 이럴 땐 둘이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 먹지 않습니까?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나눌 때는 오늘 말씀 드린 공평분배법을 적용해 보세요. 지분율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건 볼썽사납습니다. 째째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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