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creativity’란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뇌에 전구가 반짝’하는 이미지입니다(여러분도 한번 해보기 바랍니다). 저는 창의성에 대한 이런 이미지가 우리에게 선입견과 착각을 심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성이란 무언가를 보자마자 번뜩이며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라고 많이들 착각합니다.
‘빠른 시간 안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상해 내는 것’이 창의성은 아닙니다. 재빨리 떠올렸든, 지지부진하다가 막판에 가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든, 창의성은 그 아이디어를 실행할 경우의 예상되는 효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좀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 시점에서 중단할 게 아니라 좀더 시간을 들여 아이디어를 갈고 닦아야 하죠.
한두 번의 브레인스토밍으로 ‘창의성 뿜뿜'의 아이디어를 손에 쥘 거라는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 뛰어난 아이디어는 명석한 두뇌가 아니라 ‘엉덩이’로 찾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창의적 발상을 잘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엉덩이의 힘’이 창의성을 끌어올린다는 점을 체득했기 때문일 겁니다.
아이디어의 창의성은 아이디어 발굴에 들인 시간에 비례합니다. 빨리 생각해내는 것이 창의성의 바로미터가 아닙니다. 오래 궁리할수록 ‘대체적으로’ 더 뛰어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점 역시 연구로 증명된 바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구성원들의 '엉덩이 힘'을 키울 수 있을까요? 한 가지 팁이 있습니다. 그것은 직원들에게 “이것에 대해 무조건 O개의 아이디어를 제시하시오.”라고 쿼터를 지정해 주는 것이죠. 이런 강제사항을 주어야 처음에 발상해 낸 아이디어에 고착되지 않게 하고 더 많은 시간을 궁리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래서 이전보다는 ‘창의성 높은 아이디어’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전구는 잊으세요. creativity란 단어를 구글링하면, 엉덩이 이미지가 더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조직의 존망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수록 '엉덩이의 힘'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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