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출근시간보다 5분 혹은 10분 정도 늦는 것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관대한가요? 어떤 분들은 도저히 용납 못한다고 할 테고, 또 어떤 분들은 그 정도는 뭐 눈감을 수 있다고 말할 텐데요, 직원들의 지각을 자신이 용납하냐 못하냐를 따지기보다는 지각이 생산성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먼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아난스 라만(Ananth Raman)은 미국의 대형 식료품 체인점에서 4년 동안 2,500만 명 이상의 출근기록을 살펴보고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직원들의 지각이 1% 증가하면 일일 매출이 2.3% 감소한다는 사실이 분석 결과 밝혀졌어요. 이것은 상당히 큰 '부정적 영향' 아닙니까?
물론 라만의 연구는 대형 마트와 같은 소매점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사무실 근무자'의 경우는 다를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각이 생산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충분히 짐작하게 합니다. 그 부정적 영향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계산하긴 어렵겠지만요.
정시에 회의를 하기로 돼 있다면, 지각하는 직원 1명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기다려야 하겠죠. 그렇다면 각자의 일할 시간을 까먹게 될 것이고, 이런 idle time을 1년 동안 조직 전체에서 누적해 보면 엄청난 시간이 될 겁니다.
또한 지각한 직원이 '협업 프로세스'의 앞단을 맡고 있으면, 프로세스 뒷단에 위치한 직원은 역시나 지각한 시간만큼 '놀고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출근하고 나서 업무에 돌입하기 전에 어떤 직원이든 워밍업 시간을 갖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볼 때 협업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시점이 그만큼 늦어지겠죠. 별것 아닌 듯하지만, 역시나 누적하면 엄청날 겁니다. 굉장히 중요하고 긴박한 프로세스라면 회사에 손실을 입힐 수도 있구요.
출근시간도 일종의 약속입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약속을 어겼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물론 퇴근시간도 준수돼야 합니다. 정시에 직원을 퇴근시키는 것이 리더의 의무라면, 정시에 출근하는 것은 직원의 의무이고 팔로워십의 기본입니다. 리더든 직원이든 5~10분 정도 매일 늦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마세요. '프로'란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생산성 향상의 기본입니다. 그 약속이 악법이 아닌 한.
* 참고논문: Kwon, Caleb and Raman, Ananth, The Effect of Employee Lateness and Absenteeism on Store Performance (August 13, 2022).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4189723 or http://dx.doi.org/10.2139/ssrn.4189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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