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이메일이 의사소통의 도구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겨우 2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첫 입사하던 해에 직원들이 이메일 사용법을 몰라 해맸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도구로 당연시 되고 있습니다.1)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업무의 대부분을 수행하는 직원들도 상당히 많죠. 그래서인지 상대방을 찾아가서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면 빠르게 처리될 것 같은데도 이메일로 업무를 요청하고 자료를 주고 받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대면으로 요청하거나 논의하면 금방 끝날 것 같은 일을 왜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진행하느냐, 이메일을 보내고 답신을 받느라 시간을 지체시키는 건 아니냐라고 물으면, 여러 답변이 나오지만 대략 두 가지로 정리가 되더군요. 하나는 '이메일로 증거를 남겨야 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이메일로 요청하는 게 얼굴 보며 부탁하는 것보다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서로 업무의 책임 소재를 다투는 경우라면 어느 정도 타당한 주장이라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두 번째 이유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메일이 마음도 편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효과도 대면 요청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메일로 기록이 남기 때문에 요청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추가적인 근거를 댑니다. 




하지만 그런 근거는 과연 신빙성이 있는 걸까요? 워털루 대학교의 M. 마디 로가니자드(M. Mahdi Roghanizad)와 코넬 대학교의 바네사 본스(Vanessa K. Bohns)는 이메일 요청이 대면 요청보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효과, 즉 상대방으로부터 '예스(yes)'를 이끌어내는 효과가 높을지를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두 연구자들은 495명의 참가자들을 45명의 요청자(requester)와 450명의 대상자(target)으로 나누었고, 요청자들을 다시 '대면요청 그룹'과 '이메일 요청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런 다음 10명의 낯선 사람들에게 설문지를 작성해 달라는 요청을 하도록 지시했죠. 


로가니자드와 본스는 요청자들이 설문지 작성 요청을 하기 전에 대상자들이 얼마나 요청에 응할지 예상해보라고 함으로써 실제 결과와 비교해 보고자 했습니다. 실험 후에 분석해 보니 이메일 요청 그룹의 참가자들이 이메일의 설득 효과를 과신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대면 요청은 예상보다 설득 효과가 좋은 반면, 이메일은 그 효과가 형편 없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근소하긴 하지만, 이메일 요청 그룹이 대면 요청 그룹보다 '예스'라는 답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볼 수 있죠.


(출처(source); 아래에 명기한 논문)



48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실험에서는 실험조건을 약간 달리했습니다. 요청자들은 대상자들에게 설문지를 완성하면 1달러의 보상을 주겠다고 말한 다음 설문지를 완성하고 나서 1페이지 짜리 글의 문법이 맞는지를 '공짜로' 점검해 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부탁하는 '공짜' 작업을 덧붙임으로써 결과가 어떻게 바뀔지 보려 한 것이죠. 각각 대면 요청 조건과 이메일 요청 조건으로 실험한 진행한 결과,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대면 요청 그룹은 대면 설득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이메일 요청 그룹은 이메일의 설득 효과를 과신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대상자들은 이메일 요청자들보다 대면 요청자들을 더 신뢰하고 더 '공감(empathy)'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간단한 실험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정보 전달 도구로서가 아니라 요청 혹은 설득의 도구로서 이메일은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메일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것입니다. 비대면 도구인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편리하고 심리적으로 안전감을 준다 해도 상대방이 요청에 응하리라는 기대까지 높아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메일 뿐만 아니라 메신저, 사내 SNS 등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반의 의사소통 도구가 일상화되면서 비대면이 주는 안락함에 기대는 게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일이 되게 하고' 상대방에게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려면 대면 소통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이메일은 정보 공유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이 실험이 주는 시사점입니다. 미래에는 대면 소통을 완전히 대체할 만한 도구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예상하건대 그런 도구는 궁극적으로 대면 소통 방식을 완전히 '모사'하는 쪽으로 발전하리라 봅니다. 서로 멀리 떨어진 공간에 있다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보며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영화 '킹스맨'의 홀로그램을 통한 원격화상 회의처럼 말입니다).


(출처: 영화 <킹스맨>)



오늘 누군가에게 크고 작은 일을 요청한다면 이메일보다는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길 바랍니다. 그게 어렵다면 전화가 차선책입니다. 이메일에 적힌 차가운 문장이 아니라 인간의 온기가 느껴지는 소통 방식이 우선입니다. 인간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주1) 이메일은 1978년에 시바 아야두라이(Shiva Ayyadurai)가 개발하고 저작권을 등록했다. 일상적으로 활발하게 쓰이기 시작한 건 그 후 20년 정도가 흐른 후였다. 


*참고논문

Roghanizad, M. M., & Bohns, V. K. (2017). Ask in person: You're less persuasive than you think over email.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69, 22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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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3일부터 5월 13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들입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이라는데, 달력은 아직 4월 16일에 머물고 있는 듯 합니다. 일주일 중 가장 힘들다는 수요일, 힘을 내봅니다.



[일 잘하는 사람의 '보고 스킬' 몇 가지]


- 일 잘하는 사람의 한 가지 특징. 10일 안에 완료하기로 했으면, 적어도 7일 안에 끝내고 보고한다. 피드백 받고 수정할 3일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 못하는 사람은 10일 안에 하라고 말하면 10일 후에 보고한다. 일은 20일 지난 후에야 끝난다.


- 일 잘하는 사람의 두 번째 특징. 10일 안에 완료하기로 했는데, 그 기한 안에 끝내지 못할 거라고 '확실히' 판단되면 2~3일째에 바로 보고하고 대안을 논의한다. 일 못하는 사람은 10일 이후까지 끙끙거리다가 '못하는 이유'를 나중에서야 말한다.


- 일 잘하는 사람의 세 번째 특징. 논쟁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려 하지 않는다. '문서'로 자신의 논리를 펼쳐 내고 설득한다.


- 일 잘하는 사람의 네 번째 특징. 보고서 내용이 간결하고 두께가 얇다. 어떻게 하면 내용을 compact하게 나타낼지 고민한다. (물론 보고서가 얇다고 모두가 좋은 보고서는 아니겠지만)



출처: www.laurenqhill.com



[기업문화에 대하여] 


-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가족이란 말과 가족과 유사한 말을 회사에서 제거해야 한다. 가족이라는 말이 오히려 적당주의와 무사안일을 용인하지는 않는가? 규칙 위반을 당연시하고 책임지지 않고 목표의식이 흐리멍텅한 태도를 강화하지는 않는가?


- CEO가 직원들의 생각에 진정으로 관심 있다면, 직원들과...

(1) 직접 만나라 (이메일 X, 전화 X)

(2) 자주 만나라 (매일 만나는 시간을 정하라)

(3) 반드시 일대일로 만나라 (그룹 미팅은 시간낭비)


- 조직문화 혁신의 최대 장애물은 '이번에 또 무엇을 하려고?'라는 고객사 직원들의 피로감이다.


- 컨설팅 피로감. 

"GM에서는 방울뱀이 나타나면 우선 방울뱀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나서 뱀에 대해서 많이 아는 컨설턴트를 초빙한다. 그후 이 문제를 놓고 1년 동안 왈가왈부 회의를 거친 다음 마지막으로 동물원을 세우기로 결정한다."


- 능력 있는 직원을 관리자로 올리는 조직은 인력을 낭비하는 조직이다.


- 다음 중 기업 내 혁신 프로젝트팀의 적정인력은 얼마일까?

(1) 2~4명

(2) 8~10명

(3) 11~15명


(답) 1번


- 회의 참석자들 중 한 사람이라도 그 회의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면, 그 회의는 결과와 상관없이 실패한 회의다.


- 친밀하고 협력적인 분위기에서 회의를 하려면, 회의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을 참여시키면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5명 정원인 회의실에 15명을 집합시켜라. 15명 정원인 회의실에 5명이 모이도록 하면, 회의 분위기는 썰렁해진다.


- CEO가 직원들이 언제든지 자기 방에 와서 말하기를 바란다면, '문을 지키고 있는' 비서를 해고하라.


- CEO는 자신의 말이 아이디어에 불과한지 아니면 정확한 지시인지 매번 명확히 해야 한다. CEO가 그저 아이디어 수준의 말을 건넨 것뿐인데, 직원들이 그 말을 분주하게 따르느라 애쓰는 모습을 자주 본다.


- 긍정적 사고는 대체로 유용하다. 하지만 긍정적 계획은 대체로 위험하다.


- 신입사원들은 조직의 관행에 젖지 않았기에 '왜 이렇게 일하는 걸까?' 의문을 갖는다. 그들의 의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라. 답을 주지 못한다면, 고쳐라


- 기업의 혁신 실패는 CEO를 비롯한 윗사람들이 혁신에 '열외'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혁신 실패의 책임을 아랫사람들에게 돌리지 말라.


- 설득의 중요한 포인트는 논리가 아니다. '감정'이고 '공감'이고 '진정성'이다.


- 내용이 맞건 틀리건 간에 말을 어렵게 하는 사람의 말은 믿기가 싫다.



[리더와 보스의 차이]


진부한 말인 줄 알았는데, 작금의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러셀 어윙(Russell H. Ewing)의 말이 사무친다.


"보스는 공포를 조성한다" 

"리더는 자신감을 키운다"


"보스는 누구를 탓할 것인지 결정한다"

"리더는 실수를 바로잡는다"


"보스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

"리더는 질문한다"


"보스는 일을 힘들게 만든다"

"리더는 일을 흥미롭게 만든다"


"보스는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

"리더는 팀에 관심이 있다"


아, 우리는 보스를 '뫼시고' 있구나!


출처: drhurd.com


[오류에 대하여]


- 사람들은 자신의 범한 오류를 아웃소싱한다. '다른 사람을 믿었다가 이렇게 됐다'는 식으로. 인류 역사와 항상 함께 해온, 가장 오래된 아웃소싱.


- '내가 틀렸다'라는 남자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는 '하지만'이다.


- 어떤 사람이 스스로 오류를 인정하도록 하는 방법은 그 사람의 오류를 조롱하지 않는 것이다.


- 남은 음식이 아깝다고 다 먹어버리려는 것은 매몰비용의 오류에 빠진 것. 이미 지출된 음식값은 '남김없이 먹는다'고 해서 되돌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살을 빼기 위한 비용을 증가시킨다.


- 'A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다음 중 누구를 더 나쁘게 볼까?

(1) 'B당'을 지지하는 사람

(2) 지지정당이 없는 사람


답: (2)번


- (문) 학생들에게 '팀 프로젝트'를 부여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1) 팀이 개인보다 뛰어남을 체험케 한다

(2) 협력하는 법을 배운다

(3) 무임승차자의 폐해를 체험케 한다


모범답안:

과제 내주는 사람이 기대하는 효과=(1) 혹은 (2)

학생들이 경험하는 효과=(3)



[예의에 대하여]


- 비즈니스 무례. 부탁할땐 전화하고, 취소할땐 문자나 메일로 알린다.


- 비판의 예의. 어떤 의견에 비판하고자 하는 욕구가 들 때마다 그 의견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1분 동안 생각해 본다.


- 어떤 글의 내용을 비판하려면 글쓴이의 논지를 잘 파악할 일이다. 논지를 벗어나는 비판은 글쓴이의 힘을 빠지게 할 뿐만 아니라 비판하는 자의 독해력을 의심케 한다.



[이메일의 문제에 대하여]


전제 1 : 인간의 판단은 논리보다 감정에 크게 의존한다

전제 2 : 의사소통은 결국 감정의 교류다

현상 : 이메일은 감정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결론 1 : 이메일은 의사소통의 도구로 적당치 못하다

결론 2 : 이메일에 크게 의존하는 회사는 의사소통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원칙에 대한 '메타 원칙’]


1. '원칙을 지킨다'가 원칙이어야 한다.

2. 원칙은 처절한 숙고를 통해 설정해야 한다.

3. 원칙을 만든 사람이라 해도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퇴출되어야 한다.



[상사와 직원의 관계에 대하여]


- 상사와 직원들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은 서로 솔직하게 잘잘못을 이야기하기 때문이 아니라, 솔직한 의견을 말하길 두려워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 상사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법. "팀장님은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잘못됐다. 그래서 문제다"라고 말하기보다는, "팀장님이 이렇게 저렇게 할 때 제 느낌(기분)은 이렇습니다"라고 말한다. (상사가 직원에게 잘못을 지적할 때도 마찬가지)


- 부하직원에게 화를 내며 몰아붙이고 심하게 독려하는 상사를 '열정적'이라고 평가하기 쉽다. 틀렸다. 그런 상사는 부하직원을 열정을 파괴하는 사람이다.


- (문) 다음 중 팀장의 역할로 가장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은?

(1) 팀원들의 행복에 관심을 가진다

(2) 팀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항상 소통한다

(3) 해당분야의 전문가로서 팀원들을 지도한다

(4) 팀의 비전과 전략을 명확히 설정한다

(5) 팀원에게 권한을 위임한다


(답) 3번



[기타]


- 원래 중용은 무엇이 옳은 것인지 매번 치열하게 사색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라는 뜻이라고 나는 배웠다. 불구경하듯 중간에 서있으라는 뜻이 아니다. 행동하는 이에게 섣불리 중용을 지키라고 할 일이 아니다. 분노하라! 가만 있지 마라!


- 어떤 산업이 유망하다느니,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느니... 정부는 이런 걸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런 건 기업가들이 자연적으로 알도록 나둬야 한다. 정부는 기업가들이 쉽게 도전하고 '쉽게 실패'할 수 있게 인프라 조성만 잘 하면 된다. 모르면, 나서지 마라. (모바일 CPU 코어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정책을 보며...)


- 기업을 창업하기 전에 다른 사람 밑에서 10년 이상 해당산업의 경험을 쌓아라.


- 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날 때 국가, 민족, 가족을 선택하지 못한다.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무감을 왜 가져야 할까? 고로, 나는 국가주의, 민족주의, 가족주의를 B*LL SH*T라고 생각한다.


- 요즘 자동차에는 추돌방지시스템,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징, 사각지대 탐지장치, 졸음운전 방지시스템 등 각종 '전자적 안전 및 편의장치'가 붙어 나온다. 이런 장치가 사고 발생 확률이나 사고의 강도를 낮춰 줄까? 오히려 사고 위험에 대해 무감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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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어느 날, 길을 건너던 열일곱 살 티모시 마이어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린 운전자가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티모시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마이어는 심리학자였다. 그는 아들의 죽음 이후 멀티태스킹의 위험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한다.


인터넷, 스마트폰, 다양한 앱의 등장과 범용화로 인해 사람들은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에드워드 마이어는 ‘멀티태스킹은 허구’라며 실제로 뇌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없다고 단언한다. 심리학자 글로리아 마크는 다른 일을 하다 예전 작업으로 돌아오는 데에 약 25분이 걸린다고 한다.


마크가 1,000명의 직원들을 연구한 결과,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시간은 겨우 3분에 불과했다. 이렇게 방해가 일어나는 시간을 모두 합산하면 하루에 2.1시간이나 된다고 하니, 급여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이다.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셈이다.


집중력은 왜 업무에 중요한가?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교의 아델 다이아몬드 교수는 업무의 실행능력은 IQ가 아니라 집중력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는 2년 간의 실험을 통해 집중력을 강화시킨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실행능력이 월등히 앞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IQ와의 상관성은 미약했다. 본인이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지능 때문이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losingself.wordpress.com



집중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먼저, 자신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보의 시대에 맞지 않는 조언인 듯 보이지만,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정보가 자신에 도달되지 못한다. 정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고 ‘안 들어온 정보’에 미련을 갖지 않는 것이다. 일 못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정보를 끌어 안고 있다.


직장에서 정보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통로는 이메일인데 일하다 말고 열어보느라 집중력이 흩어지고 만다. 가능하면 이메일 보는 시간을 따로 정하라. 이메일은 바로 읽고 바로 답장하고 중요하지 않으면 바로 삭제하라. 정크메일 관리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포르티노에 따르면, 일생 동안 정크메일을 확인하는 데 쓰는 시간이 8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일을 미루지 말고 바로 실행하는 것이 집중력을 강화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일에 집중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서핑하며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 중 하나는 완료되지 않고 쌓여있는 일에 압도 당하고 실패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리타 에밋의 말처럼, “일에 대한 두려움은 일 자체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미루지 않는 습관을 갖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데, 심리학자 션 맥크리어가 제안한 방법을 써보기 바란다. 그는 할일을 구체적인 이미지를 상상하면 덜 미룬다고 말한다. 욕실 청소를 예로 들어보면, 욕실을 청소했을 때 반짝거리는 욕조, 욕실에서 느껴지는 냄새, 환한 조명 등을 상상해야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감정이 누그러져서 바로 청소라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집중력은 일을 끝까지 마치려는 의지력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때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팔짱을 끼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프리드먼이란 학자는 팔짱을 끼게 하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풀도록 하니 남들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두 배나 더 오래 앉아 있었다고 한다. 끈기 있게 업무를 완료하고 싶으면 팔짱을 낀 채 문제를 바라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집중력을 단련하려면 헬스클럽으로 달려가 역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출처: blog.ditoweb.com



집중력 있게 하루의 일을 완료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진다. 이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일화가 있다. ‘베들레헴 철강’의 사장 찰스 마이클 슈웝은 무엇보다도 생산의 효율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었다. 


홍보 담당자 아이비 리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을 때 그는 귀가 쫑긋했다. 리는 슈웝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 임원 한 사람당 15분 정도 대화할 시간을 주세요.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겁니다. 만일 3개월 후에 저의 제안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합당한 금액을 저에게 주시면 됩니다.”


슈웝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 들였다. 제안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인지 리는 3개월 후에 슈웝으로부터 3만 5천 달러짜리 수표를 받았다. 요즘 물가로 7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이었다. 슈웝은 봉투에 “하찮게 보이는 방법이었지만 아주 효과가 컸다”라는 메모를 동봉했다. 


리가 슈웝을 포함한 모든 임원들에게 요구한 내용은 사실 간단했다. “앞으로 3개월 동안 하루 일을 마치면 퇴근 전에 내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6가지를 수첩에 적으세요. 그런 다음 우선순위를 1부터 6까지 매기고 그 순서대로 일을 완료하세요. 하루에 다 끝내지 못했다면 다음 날로 넘겨서 다시 우선순위를 매기고요.” 


리는 중요한 일을 일깨우고 하나씩 지워 나가는 단순한 방법이 개인과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간파했다. 요컨대 ‘집중력이 집중해야 할 일’은 ‘중요한 일’이어야 한다. 필자 역시 수첩에 ‘오늘 할일’을 적어 놓고 하나씩 지워나가면서 그 날의 일에 집중한다. 하나의 일을 끝내고 X표를 할 때의 쾌감마저 느껴진다. 


우리를 멀티태스킹의 유혹에 빠뜨리고 정보의 홍수 속에 허우적대게 만드는 요즘 시대에 집중력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핵심역량이 되었다. 수적석천(水滴石穿,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집중력이 성공을 가로막는 장벽을 뚫어줄 것이다.



(*참고문헌)

Diamond, A., Barnett, W. S., Thomas, J., & Munro, S. (2007). Preschool program improves cognitive control. Science (New York, NY)318(5855), 1387.


<집중력의 탄생>, 매기 잭슨 지음, 왕수민 역, 다산초당,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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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2013년 9월 17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가지의 정보에 노출된 채 살고 있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도 그렇고, 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그렇다. 읽어야 하고, 알아둬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 그래서 보통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는데, 인터넷이 일반화되고, 스마트폰이 생활 필수품이 되면서 정보의 홍수 현상은 더 심화됐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좋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 살면서, 어떻게 해야 그 많은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2.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되는가?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나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물이 넘쳐 흐르지 못하게 둑을 만드는 것처럼, 나에게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줄여야만 정보를 간결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홍수처럼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다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보가 너무나 많으면,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생긴다. 행여나 놓치는 게 있지 않나 생각되기 때문인데, 놓치는 정보는 나에게 필요없는 정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정보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고, ‘안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많이 끌어모으는 게 정보를 잘 관리하는 방법은 아니다. 일 못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정보를 끌어 안고 있다.



3. 들어오는 정보를 줄여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려면, 차단을 잘 하면 되는데, 잘 차단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직장에서 정보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통로가 무엇일까? 바로 이메일이다. 이메일만 잘 관리해도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좋은 정보를 제때 잘 활용할 수 있다. 사회자께서는 현재 받은 편지함에 이메일이 몇 개나 있나? 이메일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은 받은 편지함에 메일이 한 두 개밖에 없다. 그 ‘한 두 개’의 메일도 방금 도착한 이메일이다. 그러니까 받은 편지함을 볼 때 이메일이 들어와 있으면, 바로 읽고서, 중요하면 다른 곳에 보관하고, 중요하지 않으면 바로 삭제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받은 편지함이 꽉 차게 그냥 놔두는 사람이 있는데, 다시 열어보지도 않을 거면서 왜 그렇게 이메일을 쌓아두는지 모르겠다. 편지함이 꽉 차면, 누가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면, 수신이 안 된다. 그러면 서로 전화 통화로 “왜 아직까지 안 보내냐”, “보냈는데 무슨 소리냐?”, “편지함 비워 뒀으니, 다시 파일을 보내 달라”....이렇게 확인하고 추가로 이야기하느라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버린다. 평소에 받은 편지함을 깨끗이 비워두는 게, 정보 관리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4. 그래도 이메일이 많이 들어오면 바로 읽고서 저장하거나 삭제하는 게 어렵지 않나?


그렇다. 이메일이 많이 안 들어오게 해야 한다. 사실 메일을 열어보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정크메일이나 스팸메일일 때가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하루에 평균 1~2통의 정크메일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정크메일이 들어오지 않게 평소에 설정을 걸어두면, 정크메일을 읽느라 시간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포르티노에 따르면, 평균적인 사람들의 경우, 일생동안 정크메일을 열어서 확인하는 데 쓰는 시간이 8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8개월의 시간을 줄이고 다른 곳에 쓰면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엔 스팸메일 차단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으니까, 꼭 활용해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면 좋겠다. 


사회자께서는 지인들 중에서 거의 매일 같이 이메일을 보내서 ‘좋은 이야기’니까 읽어보라든지, ‘재밌는 농담’ 같은 걸 보내는 사람이 있나? 혹시 그런 지인이 있으면, 이메일을 보내지 말아야 달라고 부탁을 하든가, 아니면 회사 이메일이 아니라 개인 이메일을 알려주는 게 좋다. 아니면, 정크메일을 보내는 사람 목록에 살짝 집어 넣고, 스팸메일함에 자동적으로 쌓이도록 하면 된다.




5. 이메일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정보를 간결하게 관리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을 말씀해 주신다면?


로라 스택이라는 사람이 정보 관리의 방법으로 6가지를 제시했는데, 영어 앞글자가 모두 D로 시작하기 때문에 ‘6D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먼저 첫 번째 ‘D’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바로 Discard, ‘폐기’하라는 것이다. 정보가 넘쳐 들어오니까 들어오는 족족 폐기하고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아까 말씀 드린 정크메일 관리도 쓸데 없는 정보를 폐기하라는 게 핵심이었다. 


그런데 왜 정보를 폐기하지 못하는 걸까? “언젠가 이 정보가 필요할지 모르니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못 버리는 거다. 정보가 들어오면 “왜 이 정보를 보관해야 하지?”라고 물어야 한다. 이유가 타당하지 않으면, 미련없이 폐기하는 게 좋다. 어차피 그렇게 ‘버림 받은’ 정보는 나중에 필요하지 않다. 만약에 필요하다면 시간이 좀 지나서 다른 경로를 통해 또 들어오기 마련이다.



6. 두 번째 D는 무엇인가?


바로 ‘Delegate’, 위임하라는 뜻이다. 정보가 들어오면, 그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본인은 그 정보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메일이 본인에게 도착하면, 그 이메일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한 다음에 그 이메일을 받은 편지함에서 없애 버리면 된다. 자기가 처리해야 할 이메일을 남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은 안 되지만, 모든 정보를 본인이 다 처리하려는 것도 위험하다.


세 번째 D는 ‘Do’인데, ‘바로 실행하라’는 뜻이다. 만일 이메일을 받고서 본인이 처리해야 한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바로 실행하라는 것이다. 실행하고 나서 일처리가 완료되면, 받은 편지함에서 이메일을 깨끗하게 삭제하면 된다.



7. 나머지 D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네 번째 D는 ‘Date’, 즉 ‘날짜를 지정하라는 것’이다. 방금 ‘본인이 처리해야 한다면 바로 하라’고 말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바로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처리해야 하는 일이면, 바로 실행하지 못하고 지체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언제까지 처리하겠다’라고 기일을 정해두어야 한다. 그냥 ‘나중에 할일’, ‘미결상태’...이렇게 뭉뚱그리면 안 된다. 다섯 번째 D는 ‘서랍’이라는 뜻의 ‘Drawer’다. 정보 중에는 나중에 꼭 필요한 정보도 있다. 그런 정보는 반드시 서랍 속에 잘 정리해서 넣어야 한다. 여기서 서랍이란 진짜 서랍이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 정리해 두라는 것이다. 


나도 이런 방법을 잘 쓴다. 나는 <색다른 자기경영>이라는 파일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저런 소스에서 정보를 얻으면 ‘이런 주제로 나중에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은 것을 메모한 다음에, 그 소스가 어딘지 함께 적어 놓는다. 그리고 그냥 마음 편하게 잊어 버리고 있다가, 일요일 저녁 때가 되면, 그 파일을 보고 <색다른 자기경영>에서 할 말을 정리하곤 한다. 마지막 6번째 D는 Deter라는 말인데, ‘저지한다’는 뜻이다. 아까 설명했듯이, 쓸데 없는 이메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뜻이다. 정보가 넘치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8. ‘폐기, 위임, 실행, 날짜지정, 보관, 저지’....이렇게 6D 시스템을 정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를 깨끗하게 잘 정리하는 방법으로 청취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다면? 


지금 사용하는 각자 PC에는 여러 가지 문서나 자료, 사진, 동영상.... 같은 것이 많이 저장돼 있을 텐데, 한번 파일이 얼마나 있는지, 자신의 폴더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많은 경우, 한번도 클릭하지 않은 파일들이 굉장히 많고, 중복 저장된 파일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6D 시스템의 첫 번째 원칙이 무엇인가? 바로 “폐기”다.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6D시스템에서 제일 먼저 나온 것이다. “왜 이 파일이 나에게 필요하지?”라고 물어본 다음에, 별로 필요없다면 과감하게 지우기 바란다. 어차피 앞으로 PC를 버리기 전까지 절대로 안 열어볼 것이기 때문이다. 


집도 대청소를 하듯이, 6개월에 한번 정도 대대적으로 PC를 대청소해야 한다. 쓸데 없는 파일을 없애 버리면, 꼭 필요한 파일이 더 눈에 잘 들어오고, 하드디스크 용량도 절약할 수 있다.


(끝)


참고도서 :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


Comments

이메일과 메신져에서 벗어나라   

2011. 5. 20. 10:00



요즘 사람들은 이메일, 메신저, 그룹웨어 등과 같은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상당히 익숙합니다. 기업이 커지다보면 자연스레 본사 근무나 공장 근무와 같이 여러 장소에 직원들이 흩어져서 일합니다. 그럴수록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전화나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활용되겠죠. 정확하게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직장 내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 중에서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보다 적지 않은 듯 합니다.

특히 바로 옆에 있는 직원들과 말로 이야기를 나누면 될 것을 굳이 메신저로 대화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메신저를 통한 '묵음'의 대화를 처음엔 재미로 시작하지만, 하다보면 그게 익숙해져서 둘 사이의 친밀감을 고양시키는 느낌을 줍니다. 또 제3자가 둘 사이의 대화를 듣지 않는다는 편리함(?) 때문에 메신저를 애용하기도 합니다. 비밀스러운 사항이 아니라면 제3자가 둘 간의 대화를 지나가다가 들음으로써 문제를 같이 해결하거나 조언을 줄지도 모르는데, 그런 '바람직한 간섭'이 메신저를 통한 대화에서는 일어나지 못하죠. 



정보기술을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상은 그와 다릅니다. 파멜라 힌즈와 다이앤 베일리는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직원들 간의 신뢰와 협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서 일하는 팀원들은 어쩔수없이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 정보기술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해야 하겠죠. 그들은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일하는 직원들이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비해 상호신뢰가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서로 분노와 적대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로 떨어져서 일하다 보면 업무의 맥락(context)을 공유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 방식은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듯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힌즈와 베일리는 지적합니다. 전화, 이메일, 메신져를 통한 의사소통은 미묘한 수준의 정보까지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문자를 통할 때와 얼굴을 보며 들을 때가 다르죠? 그래서 쌍방 간에 오해가 싹트고 '저 녀석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합니다. 전화를 하면 갈등이 생길 때 목소리가 격앙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불편함을 피하려고 이메일과 같은 '더 차가운' 의사소통 도구를 자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정보가 있을 때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옳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보기술을 통하면 최초의 정보량이 직원들에게 전달되면서 중간에 손실되기도 합니다. 사실 정보가 실제로 손실된다기보다는 정보를 받는 쪽에서 적극적이지 않아서 혹은 마음대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자주 정보를 공유해도 "왜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냐?"는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자기가 이메일이나 게시판 내용을 꼼꼼히 보지 않았으면서 말입니다.

또 정보기술을 가지고는 의견 충돌이 있을 때 효과적으로 중재하거나 타협안을 이끌어 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회사의 직원들은 서로의 의견을 문서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말로 대화하지 않고 무조건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 항상 과거 이메일의 내용을 밑부분에 계속 첨부시키죠. 그들에게 'Re:Re:Re....'가 길게 이어지는 이메일이 많다는 말은 그만큼 이메일이 의견을 조율하는 데에 부적합한 도구라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만나서 이야기하면 10분 안에 끝날 사안이 이메일을 통하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열어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열어본 후에 답변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등을 모두 더하면 의사결정에 낭비되는 시간이 한없이 늘어납니다. 메신져라고 해서 시간을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메신져에 메시지가 떠도 무시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다가 '메시지를 나중에 봤다'라고 간단히 핑계를 대면 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을 권장(?)하면 업무 상의 갈등, 의견 불일치, 직원들 사이의 정서적인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조직에서 상하 간, 직원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 때 정보기술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의사소통의 간극을 넓히고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한번 엇나간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정보기술이라는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려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이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에 익숙해지려면 아주 적게 잡아도 앞으로 수 백, 수 천년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인간의 진화 속도가 더디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첨단 정보통신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사소통에 익숙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간이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아직 원시성을 벗지 못했습니다. 원시성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정보기술 기반의 의사소통 방식을 강요하는 일은 인간의 본성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아직은 얼굴을 맞대고 표정을 읽어가며 의사소통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먹히는' 시대입니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직접 만나서 해결해야 합니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이메일과 메신져를 제쳐둬야 합니다.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이것이 여전히 유효한 해법입니다.

(*참고문헌 : Out of Sight, Out of Sync: Understanding Conflict in Distributed Tea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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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은혜와평강 2011.05.21 21:29

    평소 궁금해하던 부분을 시원하게 알려주어서 좋았습니다! 대표님의 어플도 설치했는데 좋네요! 자주 블로그에 가는데 좋은글이 쭈욱 있어서 도움이 마니 됩니다!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1.05.23 21:08 신고

      제 블로그 팬이시군요. ^^ 반갑습니다. 자주 오셔서 의견 남겨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