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산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된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의 내용입니다.


[열정은 당신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다] 2013년 5월 28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은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데, 일반적으로 열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는 보통 성공하려면 열정을 가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 특히 취업하려고 애를 쓰는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에게도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아 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열정을 쫓아가면 안 된다. 열정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열정에 속지 말아야 한다, 고 말하려 한다.



2. 왜 열정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인가?


내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다. 예전에 어떤 분이 날 찾아와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고 한 적 있다. 가끔 그런 분들이 찾아와서 경영 컨설팅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그분은 자신이 경영에 관심이 많아서 오랫동안 혼자 열심히 공부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강의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컨설팅을 할 수 있다면 정말로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분의 열정은 정말 높았다.


그러나 그분의 학력은 고졸이었습니다. 방송에서 이런 소리하면 욕을 먹을지도 모르지만, 코너 타이틀이 색다른 자기경영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그분에게 '컨설팅을 받는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돌직구였을지 모르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 같다. 평소에도 나는 열정이 성공을 가져온다는 생각에 의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거의 확신하게 되었다. 열정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심하게 말하면, 망상과 같다고 말이다. 






3. 열정이 성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경력직으로 누군가를 한 명 뽑는다고 생각해보자. 열정이 높지만 실력은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있고, 열정은 딱히 보이지 않지만 실력이 짱짱한 사람이 있다. 다른 조건은 모두 비슷하고, 둘 중에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누구를 뽑고 싶은가? 많은 사람들이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열정적인 사람을 뽑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열정에 속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장에서 잘 살펴보면 일 잘하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좋아하지, 실력은 없는데 열정적이기만 한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 시키는 사람들도 열정이 뭔가 대단한 거라고 기대하는데, 실제로 실력이 없는 열정은 의미없다.



4. 그러면, 성공을 위해서는 실력이 열정보다 중요하다는 말인가?


훨씬 중요하다. 나는 열정이 성공을 가로막는 위험 요소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실력보다 앞서는 사람은 일하다가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재미를 못 느끼고 쉽게 지쳐 버릴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없다 보니 허드렛일만 하게 되고, 처음에 가졌던 열정이 식어 버리고 만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이게 나와 안 맞는가 보다’ 의심하게 되고, 자기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또 있을 거라 생각한다. 


슬그머니 다른 회사를 알아본다든지, 유명한 사람이 쓴 “열정을 쏟을 일에 당신을 바쳐라” 같은 책에 현혹되고 만다. 이렇게 반복되고 계속 방황하다 보면, 실력 쌓을 기회가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열정이 성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5. 그래도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열정이란 말을 다시 정의해야 하고, 바뀐 정의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열정을 엄청나게 흥미를 느끼고 엄청나게 가슴이 뛰는, 그래서 엄청나게 재미있을 것 같은 감정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른 열정이 아니다. 실력을 키우려면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걸맞는 학력을 가져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원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가 쉽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 실력이 없을 때는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하나 하나 차근차근 배워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재미를 잃어버리고 열정이 식어버릴 수 있다. 이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참아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열정이다. 열정이라는 말을 들으면 장미빛의 이미지를 그리겠지만, 사실 진짜 열정의 색깔은 고통스러운 ‘회색’이다. 고통의 순간을 참고 견디면 그 과정에 알토란 같은 실력이 쌓인다. 그렇게 되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



6.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이런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현재 하고 있는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극히 소수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없는 조언이다. 아나운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직장을 떼려치고 아나운서 시험을 보러 다니면 되는 걸까?


<파랑새>라는 동화가 있다. 파랑새를 찾아서 방황하다가 결국 발견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파랑새가 자기네 집 새장 속에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 동화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 준다. 바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재미있는 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투자한 게 많지 않은가? 그런데 왜 바로 버려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지금 하고 있는 버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도 없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일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는 조언이다.


 

7. 그러면 현재 하고 일을 재미있는 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간단하다. 아까도 말했듯이 실력을 키우면 일이 재미있어진다. 열정이 실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실력이 열정을 불러 일으킨다. 만약,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와 별다는 문제가 없는데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재미가 없다면, 미안하지만, 여러분 자신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력이 커지면 보는 눈도 높아지고, 보는 범위도 더 커진다. 그래서 다양한 것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실력이 없으면 뭐가 중요하고 뭐가 재미있는지도 안 보인다. 


사장의 입장에서 보자. 도전적이지만 새로운 일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실력이 없지만 열정이 높은 사람에게 줄까? 아니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그런 일을 맡길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돈을 주고 싶을 것이다. 지금 하고 일에서 박사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파고 들어야 한다. 앤더스 에릭스의 말.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정도면 됐다’ 싶은 수준에서 실력 향상을 멈춘다. 회사에 다니는 것만으론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수준까지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자세한 방법은 스스로 찾아보길 바란다.



8. 지금까지 열정이란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말씀이었는데, 성공하길 원하는 청취자들이 주의할 점을 한 말씀 해준다면?


성공 스토리를 글자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했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과거를 윤색하기 쉽다. 그 일이 천직이었으며 가슴이 뛰는 열정과 희망을 가지고 시작했기에 성공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매우 적다. 알고보면, 실력이 별볼일 없고, 재미도 없고, 열정도 별로였던 햇병아리 시절부터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한발 두발 고통을 참고, 실력이라는 자산을 쌓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열정은 여러분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다.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여러분의 실력이다. 남들이 모방하기 쉽지 않은 여러분만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실력이 쌓인 후에야 그때부터 좋아하는 일을 골라서 할 수 있다. ‘완벽하게 일하는 사람’이 ‘완벽한 일을 찾으려는 사람’을 언제나 이긴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끝)


(*본 방송에 참고한 도서) <액트 빅, 씽크 스몰>, 칼 뉴포트 저, 석혜미 역, 말글빛냄, 2013


Comments

  1. BlogIcon Lee Chul-Woo 2013.06.05 12:24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열정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일을 좋아하며 자신이 정한 분야에서 진정한 실력을 쌓아라!!"라는 깊은 인사이트가 담긴 글이네요.

    그런데요..... 대표님 글의 예시가 상당히 거슬립니다.
    고졸출신의 이야기를 쓰는 바람에.. 현재 한참 마이스터 고등학교에서 실력을 쌓고 있는 학생들이 좌절 할 것같네요.. 과연 그 학생들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제는 고학력자도 고졸과 함께 일하고, 마음을 맞추어 가는 시대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을 품고 리더로서 나가야 하는 대표님이 생각의 Box안에 갇혀있다는게 느껴집니다. 과연 이런 생각으로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까요??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리더들이 지금 이 글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대표님께서 혹여나 자신이 우수한 학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박스안에 갇혀 있는건 아닐까요?
    (물론^^ 대표님의 뜻이 고졸을 비하하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저는 현재 수도권 4년제 대학교를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어린 학생이 대표님의 글에 이런 댓글을 달아 죄송합니다. 그러나, 꼭 대표님께서 고졸과도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계신지에 대해서는 한번 꼭 생각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이철우 (lcw07@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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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mu 2013.06.27 17:19

    댓글을 다신지 꽤 됐군요.
    20여일이 지났는데 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주인장이 앞으로도 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기에 첨 와본 독자일 뿐이지만 대신 답을 달아보겠습니다.

    첫째, 홈피 주인의 생각이 바뀔 일은 없습니다.
    이 서비스업은 남을 계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원하는 목적을 더 효율적으로 달성시키도록 돕는 것이지 그걸 바꾸는 것이 아니니까요.
    글쓴이가 고졸 출신 조언가를 누가 믿고 돈을 주겠느냐는 통념에 싸울 일은 없을 겁니다.
    고졸 타이틀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갖춘다면 모를까요.

    둘째, 글쓴이는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리더가 아닙니다.
    고객중에 그런 사람들도 없을 거고 고객의 수용량을 넘는 올바름을 논하지도 않을 겁니다.
    효율에 관한 건 들을 수 있지만 정의에 관한 걸 돈내고 듣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체득되기도 어려운 영역이지요.

    셋째, 저는 철우씨의 문제제기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함을 느꼈지만 지나간 이들이 무플로 갔을 때 용감하게 글을 썼잖습니까.
    글쓴이에게 답을 받지 못해 실망스러웠다 해도 제 댓글 하난 얻지 않았습니까.
    제 댓글을 보지 못한다 해도 철우씨 본인이 이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위 본문의 통찰력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의롭지는 못합니다.
    자기경영 내지 자기계발술의 태생적 한계로 봐주십시오.
    철우씨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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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가복 2014.01.09 13:30

    본문 쓰시는분이 뭐하시는분인지 모르겠지만 말은갔다 붙이기 나름인것같습니다. 열정 이라는 단어에대해서 비관적이지만 다른방향에서보면
    못나보이는 느낌이네요.열정을가지고 일을하든 사업을 하든 실패원인을 열정으로만 돌리는건
    비겁한변명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드네요.
    열정은 세상에서 아름다운것중 하나입니다.
    열정 이라는단어 아무한테나 어울리는게 아닙니다. 많이배우고 못배우고 차이가 아니라 마음속에
    아름다움을 볼줄모르거아닌가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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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된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의 내용입니다.


[암기가 중요하다] 2013년 5월 21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은 암기의 중요성, 외우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한다. 오늘 말씀 드릴 내용은 성인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잘 하려면 암기하지 말고 공부한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습과 관련한 책에서도 암기보다는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을 잘 보면 자신이 배운 것을 외울려고 노력한다. 



2. 그런가? 왜 암기가 중요한가?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유명한 스포츠 스타나 음악가들을 한번 생각해 보자.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장영주. 사람들은 그녀에게 천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매일매일 연습한다. 성공의 비밀은 끊임없는 연습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나도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라고 생각한다.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 절대로 붓과 물감을 만지지 못하게 했다. 오직 거친 철필만을 써서 유명한 작품을 똑같이 따라서 그리게 했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 ‘이런 건 나도 그리겠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피카소가 명작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힘든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고서도 여러분은 ‘당연히 그렇다’면서 수긍할 거다.






3. 그런데 그런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암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연습을 하는 것은 기본기를 ‘몸으로 외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몸으로 기본기를 연마하는 스포츠 선수나 예술가들의 노력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머리로 기초를 다지는 암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참 이상하다. 


외우고 또 외우는 것은 바이올린을 손 끝으로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 행동이다. 타이거 우즈와 같은 골프 천재가 어렸을 때부터 고된 연습을 했다는 것에는 찬사를 보내면서 배운 내용을  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세계적인 골프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4. 암기해두면 뭐가 도움이 되는가?


기본기를 키우고 싶다면 외우지 않으면 안된다. 기본이 되는 지식을 암기해야 기본기가 정립되고 그 기본기가 나중에 빛을 발할 수 있다. 머리에 무언가를 암기해 둔 사람은 눈앞에 어떤 장면이 펼쳐졌을 때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가능성이 훨씬 크다. 기본 지식을 외우고 있지 않은 사람은 똑같은 장면을 봐도 그냥 스쳐 지나가 버릴 것이다. 


만약 자신이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늘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배운 것을 외우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멀리하고 그냥 기교, 테크닉 기르기만 열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기본기를 중시한다는 것이고, 기본기를 기르려면 외워야 한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한다.



5. 암기의 혜택이랄까, 암기하면 도움이 된다는 사례가 있다면? 


훌륭한 사람들을 보면 아무것도 외우지 않고 좋은 생각을 떠올리는 것 같지만, 그 사람들은 굉장히 많은 것을 외우는 사람들이다. 노벨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물리학자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가 천재인 줄 안다. 하지만 그의 IQ 점수가 125였다. 천재의 아이큐는 아니었다. 그는 중요한 논문이나 수학적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한 자 한 자 끝까지 파헤치고 암기했다. 선천적인 지능 때문에 위대한 업적을 세운 게 아니었다.


제 경우를 말해보면, 컨설팅하는 저는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 같은 것의 개별 항목들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은 컨설턴트로 인정하지 않는다. 어떤 회사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재무제표의 기본 항목들을 머리 속에 외우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문제해결 속도나 질에 큰 차이가 있다. 



6. 어떻게 하면 암기를 잘 할 수 있나?


예전에 모든 걸 통째로 외우라고 강요하던 교육 방식 때문에 사람들이 암기를 나쁘게 보는 경향이 크다.암기하라고 해서 그것을 통째로 외우라는 말은 아니다. 꼭 필요한 것만 잘 외워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책을 읽고 나서, 어떤 내용을 공부하고 나서 ‘요약’을 잘 해야 한다. 공부 잘하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배운 내용을 잘 요약할 줄 안다. 


보통 외우지 말고 이해하라고 하는데, 이해하라는 말은 요약하라는 말이고, 잘 이해하려면 요약된 것을 외우는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 본인이 요약을 잘 못하거나, 요약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요약한 것을 암기하면 통째로 외우는 것보다 쉽고 오랫동안 기억된다.



7. 잘 요약해야 잘 암기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요약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가?


책을 읽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시간에 책을 읽을 때, 좋은 부분이 나오면 책 모서리를 접거나 좋은 문장에 줄을 치라고 말했다. 책의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자기가 줄 친 문장을 다시 쭉 훑어보고, 겹치거나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은 문장을 뺀다. 그런 다음, 최종적으로 3개에서 6개 정도의 문장만 남긴다. 그러면 그것이 해당되는 장의 핵심 메시지가 된다. 그 내용을 바로 외우면 되는 것이다. 세세한 것까지 외울 필요는 없다. 세세한 것이 필요하면, 책의 접어둔 곳을 찾아서 보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기 어려우면, 더 간단한 방법을 쓸 수도 있다. 보통 책에서 중요한 메시지는 처음과 끝에 나오기 마련이다. 저자들이 두괄식이나 미괄식, 혹은 양괄식으로 쓰기 때문이다. 내용을 쭉 읽고 책의 첫머리와 마지막 부분에서 핵심 메시지를 찾아서 표시하고, 그걸 외우면 된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어느 부분에서 중요한 메시지가 나오는지 바로 감잡을 수 있다. 어떻게든 요약이 중요하다는 것, 꼭 기억하자.



8. 암기한 후에는 암기로 끝나서는 안 되지 않나?


당연하다. 요약된 내용을 암기한 후에는 반드시 그것을 응용해야 한다. 응용을 하면 암기한 것을 더 잘 암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 공식을 외웠으면 그것으로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암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활에서 실행을 해본다든지, 그게 힘들면 암기한 내용을 친구나 직장 동료들에게 전달교육을 해본다든지 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기본이 되는 내용을 암기하지 않으면 응용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진행자께 한번 질문을 드려보겠다. 오늘 말씀 드린 내용을 한 문장으로 어떻게 요약할 수 있는가?


(끝)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은 팟캐스트로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다음의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iOS 계열 : https://itunes.apple.com/kr/podcast/yujeongsig-ui-saegdaleun-jagigyeong/id649698579?m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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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는 위 링크 중 아무 것이나 누르면 됨





Comments

  1. Favicon of http://www.freedomsquare.co.kr BlogIcon 전경련 자유광장 2013.05.21 14:02

    암기하고 그것을 응용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군요. 잘 읽었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두 사람의 지원자가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해당 분야에 2년 동안 근무하면서 리더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이제 막 이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은 자인데 리더십의 잠재력에서 앞의 사람과 동일한 수준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 다른 조건(나이, 성별, 학력, 전공 등)들은 동일하고 회사가 원하는 조건에 두 사람 모두 부합할 경우, 여러분은 둘 중 누구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채용하겠다는 악수를 청하고 싶을까요?


자카리 토르말라(Zakary Tormala)와 동료들은 84명의 참가자들에게 위와 같은 상황을 제시하고는 향후 5년 동안 누가 더 일을 잘 해낼 것인지를 질문했습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높은 성과를 이미 나타낸 지원자보다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된 지원자를 더 선호했습니다. 리더십에서 이미 검증된 사람보다는 리더십을 잘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높게 평가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여러 번의 후속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지원자에게 얼마나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지, 어떤 지원자를 뽑을 때 리스크가 덜 할지 등을 물었더니, 참가자들은 과거에 높은 성과를 달성한 지원자보다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 받은 지원자를 뽑으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잠재력이 높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리스크가 낮다고 여겼죠. 이미 높은 성과를 보인 지원자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왜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걸까요? 잠재력이 어떻게 이미 객관적으로 증명된 실력을 능가하는 걸까요? 잠재력이 있다고 해서 향후에 실력을 발휘할 거라 확신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물론 과거에 높은 성과를 보였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할 거라는 보장이 없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사람의 기질이나 역량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미 최근까지 실력으로 입증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토르말라가 수행한 일련의 실험은 잠재력을 실력보다 우선하는 경향은 우리가 직원을 채용할 때 범하는 여러 가지 오류 중 하나입니다. 왜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잠재력이 미래의 불확실함을 줄여 줄 보험적 요소로 인식하는 듯 합니다. 좋은 지원자를 뽑고자 하는 면접관들은 잠재력을 실력보다 과도하게 높이 평가할 위험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토르말라의 실험은 다른 사람에게 선택 받으려면 자신이 과거에 어떤 성취를 했다고 단순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러한 과거의 성취가 앞으로 더 뛰어난 성과를 달성할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근거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이는 방법임을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프레임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두어야 합니다. 직업을 구하는 구직자 뿐만 아니라,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받으려는 영업 담당자들, 협상 테이블에 앉은 협상가들도 알아두어야 할 설득의 팁입니다. 



(*참고논문)

Tormala ZL, Jia JS, & Norton MI (2012), The Preference for Potential,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PMID


Comments

  1. Favicon of http://blog.fujixerox.co.kr/ BlogIcon 한국후지제록스 2012.08.16 16:07

    사람은 과거나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는 편이 훨씬 더 신뢰가 가는 것 같아요. '이야기의 프레임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두어라' 가슴에 와닿는 말이네요. 앞으로 머릿속에 담아두어야 겠어요~!!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8.24 09:16 신고

      미래에 프레임을 두는 것, 자신 뿐만 아니라 설득의 효과를 높이는 데도 아주 효과적이죠. ^^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8.17 23:37

    헐.. 오히려 경력자를 뽑을 거 같은데 희한하네요. 실제로 구인시장에는 신입사원이 아니고 일정 이상의 자리에 경력을 안 보고 뽑진 않잖아요? 다 경력자를 뽑지. 우리나라 구인구직 환경과는 잘 안 맞는 실험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박사학위를 딴 신입이라면 몰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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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8.24 09:18 신고

      동일한 조건이라면 경력보다는 잠재력이 돋보이는 사람이 실제보다 높게 평가 받는다는 수준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채용은 경력자를 뽑더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