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요즘 직원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은 경영 트렌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요, 여러 변화가 있지만 그 중에서 '직원들이 승진보다는 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이 눈에 띱니다. 여기에서 승진이란, 대리에서 과장으로, 과장에서 차장으로 오르는 승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팀원에서 팀장으로 보임하는 것을 뜻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리자로 보임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과거보다 크게 강화됐다는 것이죠.
관리자가 되면 여러 가지로 책임이 뒤따르고 경영진의 기대를 크게 받는데, 직원들이 이를 명예로 여기기보다는 엄청난 부담으로 느낍니다. 책임과 기대는 커지지만 그에 따른 권한이 별로 주워지지 않는 것, 관리자가 되어도 보상이 팀원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등이 관리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로 대두되는데요, 언뜻 그럴 듯해 보이지만 그저 표면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관리자가 되어 팀원들에게 ‘욕먹고 싶지 않다’는 게 진짜 이유이지 않을까요?
팀원으로 있을 때는 일이 잘못되는 거의 모든 이유를 팀장의 리더십 문제에서 찾았는데, 이제 자신이 그 자리에 올라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자기라고 해서 현재의 팀장보다 리더십을 잘 발휘할 자신이 있을까요? 그 자리에 올라가면 밑으로부터 욕을 먹고 위로부터도 욕을 먹습니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부모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잘한다, 훌륭하다, 장하다’ 소리를 주로 들어왔던 MZ세대에게는 욕이나 비난을 감당할 내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제 생각입니다). 막상 관리자가 되면 온갖 불평과 비방을 어떻게든 견뎌낼 수는 있겠지만, 일단은 겁부터 내고 '관리자 되기'에 거부감을 보이죠. 팀장이 된다 해도 보상이 늘지 않는다는 불평은 따지고 보면 ‘욕받이’ 역할을 수행할 만큼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관리자로 승진하지 않아도 좋으니 실무자로 경력을 계속 쌓으며 보상 받고 싶다는 욕구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의 보수적 경향과 맞물려 당분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관리자로 키울 사람과 실무자로 활용할 사람을 나눠서 경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보상체계를 승진과 연동시키던 시스템을 약화해야 합니다. 또한 (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누누이 이야기하듯) 관리자 보임(승진)은 일종의 ‘새로운 채용’이라고 인식하고 그에 따라 보임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현재의 직무에서 일 잘했다고 해서 관리자로 앉히는 순간, 그 직원은 놀라 달아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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