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토밍 결과가 잘 나오게 만드는 1가지 팁
브레인스토밍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으로 자주 쓰입니다. 이 방법의 창시자로 알려진 알렉스 오스본(Alex F. Osborn)은 주제에 집중하면서 각자가 내놓은 아이디어를 비판하지 않고 양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도록 장려하면, 그 중에서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건져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이디어의 참신성은 고사하고 아이디어 양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곤 하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충분히 질 좋은 아이디어를 풍부하게 도출하려면 어두웠던 과거의 고통을 일부러 꺼내 곱씹어 보는 과정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고 해요. 이 직관에 반하는 결과를 내놓은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의 엘리자베스 윌슨(Elizabeth R. Wilson)인데요, 윌슨은 대학의 임원 교육 과정을 수강 중인 93명의 관리자를 실험 참가자로 섭외했습니다.
윌슨은 3명씩 팀을 이루게 한 다음, 절반의 팀들에게는 지난 6개월 간의 곤란했던 상황들을 서로 공유하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의 팀들에게는 지난 6개월 간의 자부심을 높여주었던 상황들을 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이 아이스 브레이킹 과정 후, 윌슨은 각 팀에게 종이 상자의 용도를 가능한 한 많이 생각해 내라는 과제를 부여했죠. 그랬더니 부정적 과거를 공유한 팀이 26퍼센트나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왜 부정적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이디어 도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걸까요? 아마도 미래에 있을 난처하고 당황스러운 사건에 대한 걱정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윌슨은 추측합니다. 아니면, 숨기고 싶었던 과거의 사건을 공개하면서 다른 팀원들에 대한 호감이 올라가고 서로의 신뢰가 돈독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나에게만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니네?”, “아, 완벽해 보이는 저 사람에게도 그런 곤란한 상황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요즘 심리학에서 가장 유행하는 용어인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형성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건져내고자 한다면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실시하기 전에 아이스브레이킹 혹은 워밍업 차원에서 앞으로는 ‘부끄러운 이야기 공유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예전보다는 양적 측면, 질적 측면 모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참고논문
Wilson, E. R., Thompson, L. L., & Lucas, B. J. (2020). Pride and Pratfalls: Recounting Embarrassing Stories Increases Creativity.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 Creativity and Innovation, 8(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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