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많은 기술 기업들이 직원 해고 대열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 1월 4일에 회사 인력의 6%(1,8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고, 2주 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의 5%를 해고했죠. 알파벳(구글)은 직원의 6%를 해고하겠다고 밝혔고요, 스포티파이, 페이팔, 허브스폿 등도 동참(?)했습니다. 이들도 5~7%를 해고하겠다고 발표했죠.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경기의 장기 침체가 예상되기에 해고는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조치입니다(미국은 노동시장이 유연하기에).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모든 회사의 직원 해고 비율이 6% 정도로 비슷합니다! 10%도 아니고 2%고 아니고 왜 하필 6%일까요?
꼭 6%의 직원을 해고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걸까요? 기술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각기 사업 범위와 제품이 다르고 재무 상태도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직원 해고 비율이 각기 다르게 나오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왜 6% 정도로 비슷할까요? 경제의 현자가 마이크를 들고 나타나 "내가 보건대, 6%가 적당하도다! 온나라의 기업들이여, 따르라!"라고 선포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유를 알고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바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6% 내외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의 스타기업을 모방한 것이죠. 만약 6%보다 적게 해고하면 "더 해고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사회로부터 압박을 받겠죠. 이사회는 기업가치를 우선으로 하니까요. 반대로 6%보다 많이 해고하면 직원이나 사회로부터 "많이 해고할 특별한 이유가 무엇이냐! 미친 것 아니냐!"는 욕을 먹을 테니 또한 부담일 겁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총대 메고 6%라는 선을 정해 줬으니 거기에서 약간의 미세조정만 하면 이사회의 압박도, 직원과 사회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몇몇 기업을 빼고(메타, IBM) 6%라는 비슷한 해고 비율을 발표한 데에는 '사회적 비교' 혹은 '사회적 전염'이라는 현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제연구소들이 내놓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예측' 역시 그렇습니다. 권위있는 곳에서 예측치를 발표하고 나면 여러 연구소들이 이상하게시리 비슷한 값을 제시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예측이 틀릴 때도 모두가 '같이' 틀립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의 경제성장률 예측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눈치 싸움'의 결과라 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참고기사]
https://www.fastcompany.com/90843280/why-tech-companies-lay-off-6-percent-of-employees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웬일이니 파리똥'과 '날리면' https://infuture.kr/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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