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은 수컷이 아름다운 동물이다. 부챗꼴로 펴진 수컷 공작의 꼬리 깃털이 햇빛을 받으면 오색찬란하게 빛을 발하여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한다. 반면 암컷은 상대적으로 작고 수수한 깃털을 가졌을 뿐이다. 수컷의 깃털이 아름답고 화려할수록 더 많은 암컷을 차지하게 되어 그만큼 자신이 유전자를 후대에 남길 수 있다(이런 현상을 '성(性)선택'이라 한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수컷의 꼬리 깃털은 '이기적인 유전자' 관점에서 유리한 전략인 듯하다.

그러나 치명적인 위험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다. 크고 화려한 꼬리 깃털은 암컷 공작 뿐만 아니라 여우와 같은 포식동물의 눈에 더 잘 띄게 만들기 때문이다.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한껏 치장하고 뽐내다가 천적에게 발각돼 잡아 먹히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 수컷 자신의 유전자는 물론, 자기를 선택해 준 암컷의 유전자도 후대에 잇기가 곤란해진다. 그러므로 생존을 위협하는 화려한 깃털은 '이기적인 유전자' 관점에서 불리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수컷 공작은 아름다운 꼬리 깃털을 고집하고 암컷 또한 그것에 매료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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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순되는 현상을 설명하려고 여러 학자들이 나름의 이론을 제시했으나 모두 불충분했다. 이스라엘의 조류학자인 아모츠 자하비(Amotz Zahabi)가 '핸디캡 원리'라는 이상한 제목의 이론을 제시하고 나서야 겨우 화려한 깃털 속에 숨겨진 전략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수컷 공작의 꼬리 깃털이 핸디캡이라고 지적했다. 핸디캡? 이 말은 약점이라는 의미 아닌가? 꼬리 깃털은 천적을 방어하는 데에는 약점이지만, 암컷을 유혹하는 데에는 장점이므로 꼬리 깃털을 핸디캡으로만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크고 화려한 꼬리를 가지고도 살아남은 수컷이라면 유전자가 아주 우수하다는 것을 암컷에게 광고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런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강하고 우수한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살아남은 거라고 과시(showing-off)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화려한 꼬리는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값비싼' 신호이고 이를 인지한 암컷들이 그런 수컷들을 선호한다.

핸디캡 원리가 1973년에 처음 발표됐을 때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많은 학자들은 그를 강하게 공격하며 인정하지 않았으나 1990년에 와서야 영향력 있는 가설로 인정을 받게 된다. 핸디캡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 생태계의 사례는 그다지 많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간들의 행동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고도 끄떡 없다는 과시, 1950년대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겁쟁이 게임(Chicken Game)' 등과 같은 행동도 '난 이렇게 위험한 짓을 하는데도 문제 없어! 그러니까 난 우수한 사람이야!'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상의 사례에서 봤을 때, 핸디캡은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급소가 아니라 오히려 강점을 부각시키고 증폭시키는 수단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면, 남들에게 자신의 능력이 더 잘 부각되고 인지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이런 약점 때문에 그것을 할 수가 없어'라고 체념하는 대신에 '내가 이런 약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더 잘 할 수 있어'라고 발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핸디캡은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도구다.

핸디캡 = 강점을 부각시키는 도구


핸디캡을 극복하고 오히려 그것으로 강점을 부각시킨 사례는 신체적인 장애라는 불행을 딛고 일어선 여러 위인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청각, 시각, 언어 장애라는 3중고를 이겨낸 헬렌 켈러, 시력을 잃고도 아름다운 시를 써낸 영국의 시인 존 밀턴(John Milton), 귀가 들리지 않은 채로 교향곡을 작곡한 베토벤. 그들의 인생이 더 아름답고 그들의 업적이 더 빛나는 까닭은 그들이 핸디캡의 패배자가 아니라 승자였기 때문이다.

에디슨 역시 어렸을 때부터 청력에 문제가 있었다. 그는 가난한 생계에 보탬이 되려고 열 두살 무렵에 기차 안에서 신문이나 과자 따위를 팔러 다녔는데, 기차 안에 따로 실험 약품 등을 마련해 놓고 틈날 때마다 실험을 즐기곤 했다. 여느 날처럼 에디슨이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기차가 흔들리는 바람에 약품이 떨어져 불이 번졌다. 이를 발견한 차장이 그의 귀를 세게 잡아당겨 기차 밖으로 내동댕이쳐 버렸고 그 일 때문에 그는 청력을 잃게 된다.

청력 장애 때문에 평생을 한탄하며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런 핸디캡에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소리와 관련된 축음기, 개량 전화기 등을 포함하여 1,093종의 발명품을 죽기 직전까지 쏟아냈다. 오히려 그는 청력 장애로부터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었다. 자기개발 전문가인 나폴레온 힐은 에디슨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힐이 "청력 장애가 핸디캡이 아닌지요?"라고 묻자 에디슨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귀가 안 들리는 것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되는 걸요. 쓸데없는 수다를 듣지 않아도 돼서 집중이 잘 됩니다. 게다가 제 마음 속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게 됐지요."

아인슈타인이 그랬듯이, 당신의 핸디캡을 사랑하라. 그는 어렸을 때 지진아라고 불릴 만큼 언어 장애가 심했다. 간단한 단어를 발음하려 해도 사전에 몇번이나 연습한 뒤에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공간과 시간'을 연구하는 물리학자가 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자신의 핸디캡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공간과 시간의 문제에 대해 절대 고민하지 않는다. 유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이 너무 느렸던 나는 충분히 성장한 후에야 비로소 공간과 시간에 대해서 궁금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보통 아이들보다 그 문제에 대해서 훨씬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당신의 핸디캡은 무엇인가? 누구나 핸디캡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데 활용하는 사람은 적다. 자신의 핸디캡에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그것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하라. 핸디캡에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으며 그래야 자신의 성공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핸디캡은 하늘이 당신에게 성공하라고 내려 준 '값비싼 신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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