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폭이 넓은 사람은 이기적이다?   

2013. 10. 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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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얼굴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이기적인 행동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요? 예전부터 얼굴의 '가로 대 세로 비율'(얼굴의 아래 위 길이와 대비하여 얼굴 폭의 길이 비율)이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발견되었습니다. 얼굴의 세로 길이에 비해 가로 길이가 긴 사람(상대적으로 얼굴 폭이 넓은 사람)은 다른 이에게 공격적이고 믿을 만 하지 못하며 속임수에 가담하길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좀 부정적인가요? 하지만, '가로 대 세로 비율'이 큰 CEO가 경영하는 회사일수록 재무적인 성과가 뛰어나고, 그 비율이 큰 사람일수록 집단 간의 경쟁 상황에서 집단에 기여하려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인체의 비율과 성격 간에 연관성이 크다는 것은 언급하기가 매우 조심스럽지만, 최근에 발표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마이클 하셀훈(Michael P. Haselhuhn)과 동료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 역시 얼굴의 가로 대 세로 비율이 이기적인 행동과 연결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절차로 이러한 결론을 이끌어냈는지 살펴보죠.





하셀훈은 131명의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모집하여 각자 사진을 찍게 했습니다. 얼굴의 가로 대 세로 비율을 측정해 두기 위해서였죠. 그런 다음, 가상의 상대방과 함께 '배분 게임'을 수행하도록 했는데, 참가자들은 친사회적 배분, 개인주의적 배분, 경쟁적 배분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습니다. 친사회적 배분이란 자신의 몫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몫까지 함께 고려하는 결정을 말했고, 개인주의적 배분은 상대방보다 자신의 몫에 신경 쓰는 결정이었죠. 경쟁적 배분은 상대방과 비교해 자신의 몫을 최대화하려는(즉, 상대방을 이기려는) 결정이었습니다.


게임을 모두 끝내고 데이터를 분석하니, 얼굴의 가로 대 세로 비율(이하, 가로-세로 비율)이 큰 참가자일수록 친사회적 배분을 '덜' 하고, 개인주의적 배분을 '더'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로-세로 비율이 클수록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었죠. 왜 그럴까요? 공격적인 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에 노출될수록 가로-세로 비율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여기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가로-세로 비율이 큰 사람이 개인주의적인 결정을 많이 내린다면, 그런 사람을 상대하는 사람은 자신도 개인주의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자신의 몫을 지키려 하겠죠? 하셀훈은 가로-세로 비율이 높은 상대방과 배분 게임을 벌이면 가로-세로 비율이 낮은 상대방과 게임을 할 때보다 친사회적 결정을 덜 내리고 개인주의적인 배분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후속실험을 통해 규명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나를 가로-세로 비율이 높은 사람으로 아는 것 같다면(그래서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 같다면), 역시 친사회적 배분보다는 개인주의적인 배분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로-세로 비율이 큰 사람일수록 이기적인 결정을 많이 내리고, 가로-세로 비율이 큰 사람과 상대할수록 역시 이기적인 결정을 더 많이 내리며, 나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에게는 이기적인 결정을 더 많이 합니다. 가로-세로 비율이 큰 사람이 이기적인 결정을 더 많이 내리는 데에는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의 작용도 있지만, '가로-세로 비율이 큰 사람은 본디 이기적이야'라고 생각하는 상대방의 '자기 충족적 예언'도 한몫한다는 것이죠. 하셀훈은 이것이 가로-세로 비율이 큰 사람이 이기적인 결정을 강화시키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어쩌면 이 글도 '가로-세로 비율이 높은 사람을 만날 때는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자'라는 자기 충족적 예언(그렇게 대하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을 강화시킬지 모르겠네요. 가로-세로 비율이 큰 사람을 만나 협상을 하거나 거래를 할 때, 여러분은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까요?



(*참고논문)

Haselhuhn, M. P., Wong, E. M., & Ormiston, M. E. (2013). Self-Fulfilling Prophecies as a Link between Men’s Facial Width-to-Height Ratio and Behavior. PloS one, 8(8), e7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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