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못된 행동을 하는 이유는?   

2012. 8.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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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이 쏟아져 매일 같이 야근이 계속됩니다. 일이 많은 것은 그래도 참아내겠는데 감당하기 힘든 책임만 주어질 뿐 아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내놓은 결과에 대해 상사는 질책을 쏟아냅니다.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우리는 말 그대로 '번-아웃(Burnout)' 되고 맙니다. 습관적으로 회사에 나갈 뿐 자신의 업무에서 아무런 성취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냥 관성에 의해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도 동료에게 화를 내고 갈등을 부추깁니다. 동료들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돕기는커녕 꼬투리를 잡아 비난하거나 방해합니다. 급기야 외부인들에게 회사를 욕하고 별로 필요도 없는 소모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훔치기까지 하죠.


이렇게 조직의 생산성을 갉아먹는 행동을 CWB(counterproductive work behavior)라고 부릅니다. 조지 뱅크스(George C. Banks)는 이런 CWB가 직원들의 '감정 고갈(Emotional Exhaustion 혹은 Emotional Depletion)'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감정적인 고갈 상태가 조직과 업무에 헌신하려는 의지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동을 자극한다는 것이죠.



뱅크스와 그의 동료들은 한국에 있는 모 은행 직원 113명과 그들의 상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였습니다. 직원들은 "나는 내 업무에서 좌절감을 느낀다"와 같은 항목들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감정적으로 고갈 상태인지를 스스로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조직의 운명을 진정으로 염려한다"와 같은 항목으로 조직에 얼마나 헌신하는지도 평가했죠. 한편 상사들은 "조직에서 용인되는 시간 이상으로 휴식을 취하는가?", "다른 직원들을 놀리거나 조롱하는가?" 등의 질문으로 직원들의 CWB 빈도를 평가했습니다. 결과를 분석하니 감정적으로 고갈 상태에 있는 직원일수록 업무에 몰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CWB를 더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감정 고갈이 덜한 직원일수록 조직을 긍정적으로 느낄 뿐만 아니라 CWB와의 관련성이 떨어졌습니다.


이 연구에서 뱅크스는 직원들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CWB를 범한다는 사실도 규명했습니다. 감정이 고갈된 직원이 CWB를 저지르는 이유는 그런 행동을 일종의 보상으로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조직에서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범할 때의 쾌감, 회사 물건을 훔침으로써 빼앗긴 무언가를 보상 받는다는 느낌 등이 CWB를 저지르도록 한다고 뱅크스는 지적합니다.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지만, 직원들이 업무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감을 경감시키려는 노력이 먼저입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CWB가 조직 여기저기에서 저질러질 경우, 그런 행동을 한 직원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전에 감정적으로 고단하고 지친 직원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감정을 고갈시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고갈된 직원들의 감정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참고논문)

George C. Banks, Christopher E. Whelpley, In-Sue Oh, KangHyun Shin(2012), (How) are emotionally exhausted employees harmful?, nternational Journal of Stress Management, Vol.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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