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얼굴이 매력적인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 그 둘(둘다 남성)을 처음 만났을 때 누가 더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마 성과가 높고 낮음은 얼굴의 매력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고 여기거나, 매력적인 사람일수록 일을 잘 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매력적인 직원은 성과보다는 자신의 매력을 활용해서 주위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편견에 의문을 던지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제시되었습니다. 비록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이클 선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긴 하지만, 우리가 평소 생각했던 얼굴의 매력과 일의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재고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취리히 대학교의 진화학자인 에리크 포스트마(Erik Postma)는 여성이 남성에게 느끼는 매력과 성과 사이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출처: 4vector.com




포스트마는 2012년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 출전한 남자 선수 80명의 얼굴 사진을 확보하여 그 중 40개의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서 매력도를 측정하는 설문을 벌였습니다. 설문 응답자들은 해당 선수의 매력도 뿐만 아니라 ‘남성성’과 ‘호감’도 측정하도록 요청 받았죠. 총 816명이 설문에 응했는데 그 중 72퍼센트가 여성 응답자였습니다. 여성 응답자들은 추가적으로 피임약을 복용 중인지를 응답하게 했는데,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면 최근 생리를 시작한 날로부터 며칠이나 지났는지를 적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여성의 ‘임신 가능성’에 따라 남성에 대한 매력을 다르게 느낄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기 위해서였죠. 


포스트마는 사이클 선수들의 성적을 정량화하여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매력도와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사이클 선수들의 매력도와 2012 투르 드 프랑스에서 거둔 성적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습니다. 성적이 좋은 선수일수록 매력도 점수가 높았던 것이죠. 선수들 중에서 2013년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한 선수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따로 분석해도 비슷한 관계가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응답자들이 선수들에게서 느낀 ‘남성성’은 선수들의 성적과 별로 상관이 없었고, 여성 응답자가 가임 상태에 있느냐의 여부가 ‘매력도와 성적’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죠.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포스트마는 진화학적인 입장에서 이 결과를 해석합니다. 전체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고 활력이 높으며 힘이 센 남자일수록 여성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또 그러한 남자일수록 ‘인내력’이 높아서 남들보다 더 멀리 나가서 먹을 것들을 더 많이 사냥하거나 채집할 수 있겠죠. 남성의 그런 특성이 여성들로부터 ‘성 선택(Sexual Selection)’을 받았기 때문에 매력도와 성과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형성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자식들에게 좀더 많은 음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남성을 선택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니까 말입니다.


포스트마의 연구 결과를 직원의 매력도와 성과 사이의 관계로 확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자칫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얼굴 잘 생긴 사람 치고 일 잘하는 것 못 봤다’ 혹은 ‘얼굴값도 못한다’라고 무조건 단정 짓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을 이 연구 결과로 짐작할 수 있죠. 건강하고 활력이 높은 남성이 참을성이 높아서 먹을 것을 더 많이(더 효과적으로) 구해 오듯이, 전체적으로 매력을 발산하는(단순히 얼굴 자체가 잘 생겼다라기보다) 직원일수록 인내력도 강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높은 성과를 얻는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이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확실하게 알 수 있으니, 얼굴이 매력적인 직원이라고 무조건 일을 잘 할 거라는 생각은 아직 하지 말기 바랍니다. 특히 여성 직원들은 말입니다(이렇게 말해도 매력적인 남성에게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요). 



(*참고논문)

Postma, E. (2014). A relationship between attractiveness and performance in professional cyclists. Biology letters, 10(2), 20130966.


Comments

  1. Favicon of http://www.freedomsquare.co.kr BlogIcon 전경련 자유광장 2014.02.25 10:05

    외모가 매력적인 것이 능력의 전부는 아닌데 말이죠... :)

    perm. |  mod/del. |  reply.



부산교통방송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방송 내용입니다.


--------------------------------


[매력적인 대화 상대가 되려면] 2013년 10월 29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좀더 계속되면 좋겠다, 라는 경우가 있다. 사회자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경우의 대화 상대라고 생각하는가? 사람들은 당연히 나와 이야기하는 걸 좋아 하도록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지난 번에 ‘경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했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이 나 자신을 매력적인 대화 상대로 느끼게 만들려면, 그리고 나와 좀더 이야기하고 싶어지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2. 흥미로운 주제인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나와 대화하고 싶어지도록 하려면, 제일 먼저 나 자신이 상대방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대화 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대화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과 이야기하려고 한다.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그저 그런 뻔한 말로 치부하지 말고,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행동하는구나, 라는 관점으로 아주 흥미진진하게 여겨야 한다.


누구라도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말을 듣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그게 모두 간접적인 경험이 되어서 자신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되면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그럴려면, 상대방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야 한다.



3. 호기심을 갖는 것 말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중요할 것 같은데? 예의 없으면 대화하기 싫으니까…


물론 그렇다.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예의가 중요한데, 가장 유념해야 할 예의는 지난 시간에 말한 ‘경청’이다. 경청은 상대방의 말에 100% 귀를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그 시간 만큼은 대화 상대에게 헌신한다고 생각해야 하고, 대화 상대가 말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경청할 때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휴대폰이나 전화, 노트북 컴퓨터 같은 물건을 멀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심리학자가 테이블 위에 작동이 안 되는 휴대폰을 올려 놓고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도록 했는데, 그 휴대폰에 사람들의 시선이 분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휴대폰이 놓인 테이블에서 이야기 나눈 사람들은 대화의 질이 별로 높지 않다,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매력적인 대화상대로 느껴지게 하려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4. 또 어떻게 해야 매력적인 대화상대가 되나?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만날 때마다 ‘회사 일이 힘들다, 업무가 많다’, 하면서 투덜대고, 또 한 사람은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말한다면, 둘 중에 누구와 이야기하고 싶은가? 당연히 불만보다는 긍정적인 사람을 선호할 텐데, 매사에 짜증을 내거나 엄살을 부리고 불만을 여과 없이 터뜨리는 사람은 설사 그 사람의 말이 맞더라도 좋은 대화 상대로 선택되지 않는다. 그렇게 항상 찌뿌린 표정을 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면, 나 자신도 괜히 힘이 빠지고 우울해지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태도’를 항상 보일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대화 내용이 항상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다면, 반성해야 한다. 만약 뭔가 불만스러운 것을 이야기하려면 차근차근 근거를 대면서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는 것처럼 하면 좋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상황을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대화 상대방에게도 점수를 얻을 수 있다.



(20분 교통정보)



5. 매력적인 대화 상대가 되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 중인데, 또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상대방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친절한 게 좋다는 것은 다 아실 텐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방에게 내가 친절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칭찬을 자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부정적인 대화상대보다는 긍정적인 대화상대를 좋아하는 것처럼, 자기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보다는 칭찬해주는 사람을 훨씬 좋아한다. 인지상정인데, 상대방이 동료든, 가족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간에 항상 대화의 첫 시작을 칭찬으로 시작하고, 중간중간에 칭찬을 적절하게 섞으면, 대화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친밀감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의례적이고 요식적으로 친절함을 표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가식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없으면, 아무리 친절한 모습을 자주 보여도 좋은 대화상대가 될 수 없다.



6. 진정성이 아주 중요하다는 말로 들리는데?


그렇다. 진정성 없는 친절을 베풀면 좋은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진정성이란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사실 진정성은 정의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개념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진정을 가지고 대한다’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는데, 거꾸로 “진정성이 없는 것”을 떠올려 보면 진정성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자신의 이야기를 감추려고 하는 사람은 진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또, 말하는 것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역시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 상대방의 상황에 공감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강요하는 사람도 역시 진정성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진정성 있는 대화 상대가 되려면, 상대방에게 내가 진정성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는지 항상 반성하고 수정하는 수밖에는 없다. 좀 어렵겠지만, 좋은 대화 상대가 돼야 기회도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7. 진정성 외에 또 어떤 점을 고려해야 좋은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나?


사람들이 대화 상대를 찾을 때는 뭔가 에너지를 충전 받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떨어진 에너지를 대화를 통해 충전해 주어야 매력적인 대화 상대로 인정 받을 수 있다. 그럴려면 당연히 열성을 가지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 열성을 가지고 대화해야 한다고 해서 목소리를 크게 하거나 제스쳐를 크게 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평소대로 하되 자신감 있는 말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혹시 본인이 피곤하거나 아파서 말할 힘이 없다면, 대화를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게 좋다. ‘흥이 나지 않는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면, 상대방이 나를 오해해서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는 사람이라고 잘못 인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화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대화를 피하기 바란다.



8. 끝으로, 매력적인 대화 상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덧붙여 준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 생각과 반대되는 말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에게 반박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게 일반적인데, 그런 충동을 억제하고 ‘오픈 마인드’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맞장구 쳐줘야 하는데, 주의할 점은 “하지만…”이란 말을 붙이면서 논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약간의 토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상대방의 생각이나 말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전제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다.


특히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의 대화에서 오픈 마인드적인 태도가 중요한데, 상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생각과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한다. ‘다르다는 것’을 ‘틀린 것’으로 오해하지 않는 것, 이게 매력적인 대화 상대가 되기 위한 마지막 미덕이다.



(끝)


(*참고 사이트)

http://www.inc.com/christina-desmarais/7-things-you-need-to-be-more-magnetic-and-likeable.html


Comments

  1. Favicon of http://onlinebiz.kr BlogIcon 온라인비즈 2013.11.05 10:05

    흥미로운 글 잘 보았습니다,앞으로도 재미있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아바타가 주인을 조종한다고?   

2010. 12. 30. 09:00



알다시피 영화 '아바타'에는 캡슐 속에 들어간 주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아바타가 나옵니다. 주인이 캡슐 속을 빠져나오면 의식을 잃어버리고 쓰러지기 때문에 아바타는 주인 없이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유기체 덩어리'라고 불러도 될 존재죠. 오직 주인만이 아바타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바타는 주인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자들은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가상세계를 사용하여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평범하게 생긴 것부터 매력적인 것까지 아바타를 하나씩 배정했습니다. 참가자의 실제 매력과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아바타를 나눠준 것이죠.



그랬더니 매력적인 아바타를 가진 참가자는 평범한 아바타를 받은 참가자보다 가상세계에서 다른 사람(가상의)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비록 가상세계지만 좀더 자신있게 말하고 스스럼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죠. 실제로 그 참가자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가상세계에서 자신이 부여 받은 아바타의 매력도에 상응하는 행동을 나타낸 겁니다. 바로 주인이 아바타로부터 거꾸로 통제 받을 수 있다는 증거인 셈이죠.

그러한 증거가 또 하나 있습니다. '최후통첩 게임'이라고 부르는 유명한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 대해 모르는 분들을 위해 게임의 룰을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이 게임에는 두 사람이 참가합니다. 게임을 통제하는 실험자는 첫번째 사람에게 100 달러를 줍니다. 그리고 그에게 이렇게 말하죠. "저 사람에게 100 달러 중 얼마를 줄지를 제안하라. 만약 그사람이 제안을 거절하면, 그 사람은 물론 당신은 한푼도 벌지 못한다"

예를 들어, 첫번째 사람이 100 달러 중에 자신은 70 달러를 갖고 나머지 30 달러를 두번째 사람에게 제안한 후에 두번째 사람이 그걸 수용하면 각각 70 달러, 30 달러의 돈을 벌게 됩니다. 만약 두번째 사람이 거절하면 둘다 한푼도 벌지 못하는 것이죠. 첫번째 사람은 자신이 100 달러를 몽땅 갖겠다고 말할 수 있지만, 0 달러를 제안(?) 받는 두번째 사람이 그걸 거절하면 100 달러는커녕 한푼도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 두번째 사람에게 0 달러보다는 큰 금액을 주겠다고 제안해야 거절 당할 위험이 적겠죠.

첫번째 사람이 두번째 사람에게 1 달러를 주겠다(자신은 99 달러를 갖고)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경제학적으로 보면, 두번째 사람은 첫번째 사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해야 합니다. 1 달러라도 버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1 달러를 제안 받으면 감히 자신에게 그런 푼돈을 제안한 첫번째 사람을 응징(?)하기 위해서 '거절'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첫번째 사람은 두번째 사람에게 얼마를 제안해야 자신이 최대의 돈을 벌게 되는지 고민에 빠지죠. 이것이 최후통첩 게임의 내용입니다.

다시 아바타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이번엔 아바타의 키를 달리 해서 참가자들에게 무작위로 배정했습니다. 그런 다음, 키가 큰 아바타를 소유한 자에게 최후통첩 게임의  첫번째 사람의 역할을 맡도록 하면, 평균적으로 자신은 61달러를 갖고 두번째 사람에겐 39 달러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키가 작은 아바타를 가진 자는 자신이 52달러, 두번째 사람에겐 48 달러를 제안했습니다.

이번엔 반대로, 두번째 사람의 역할(첫번째 사람에게 제안을 받는 역할)을 참가자들에게 맡겨 보았습니다. 그리고 100 달러를 75 대 25로 나누자는 제안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키가 큰 아바타 소유자들의 38%만 이 제안을 수용했고, 키가 작은 아바타 소유자들은 72%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나죠? 키가 큰 아바타를 가졌다는 사실이 좀더 이기적으로 변모를 시킨 걸까요, 아니면 자신감을 높여준 걸까요? 혹은 자신에게 돈을 적게 주는 사람을 응징해야 한다는 정의감이 커진 걸까요? 아마 해석하기 나름일 겁니다.

지금까지는 아바타의 매력이 가상세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했는데, 놀랍게도 이러한 영향을 현실세계에까지 이어집니다. 가상세계에서 매력적인 아바타를 받았던 사람에게 예쁘고 멋진 이성의 사진을 보여주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사진 속의 인물이 자신과 데이트를 할 거라고 믿는 비율이 상대적으로(평범한 아바타를 받았던 사람들에 비해) 높았다고 합니다. 가상세계에서의 매력을 현실세계에 투영시킨 셈이죠.

이와 같은 실험 결과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할까요? 1차적으로 이 실험들은 사람들에게 어떤 아바타가 부여되냐에 따라 자신감이나 이기심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의미는 현실세계에서 실험하기 어려운 주제가 가상세계에서는 아주 자유롭게 수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상세계를 통한 실험 결과를 통해 현실세계에서 벌어질 현상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죠.

외모의 변화가 행동과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현실세계에서 실험을 하려면 성형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외모나 체격으로 변모시키기 어렵습니다. 가상세계는 이를 가능케 하죠. 아바타 실험 이외에, 질병이 사람들 사이에 어떤 패턴으로 퍼져 나가는지, 기업과 같은 조직이 어떻게 만들어졌다가 사라지는지, 개인들의 약한 유대감이 네트워크(인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주제도 가상세계에서 컴퓨터를 활용하여 얼마든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야의 연구를 사회물리학(sociophysics)라고 말합니다. 간단히 말해 사회학과 물리학을 결합시킨 학문이죠.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을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나 분자로 간주하고 간단한 몇 개의 로직을 부여한 후에 어떤 일들이 펼쳐지는지 살펴보는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지난 번에 포스팅한 '무임승차자, 그들을 어떻게 할까요?'와 '팀의 강한 결속을 깨뜨려라'라는 글은 사회물리학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 글이죠(이 글에서 소개한 아바타 실험은 엄밀히 말해 사회물리학이라고 볼 수 없을지 모르겠네요).

요즘 경영학은 답보 상태입니다. 새로운 발견이나 제안이 거의 없습니다. 혹자는 성공한 경영자가 왜 성공했는지를 알려면 경영학자에게 물어보라고 합니다. 경영자 자신은 모른다는 소리죠. 이처럼 경영학이란 앞에서 기업들을 끌고가는 학문이 아니라 기업들의 뒤를 따라가며 정리만 해주는 학문이라고 폄하됩니다.

경영학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사회물리학적 연구 방법을 채용하면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기업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사회물리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면 지금까지 가설이나 철학을 근거로 도입된 제도들이 과연 조직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 적절한지를 검토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조직관리나 성과관리 등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지 모릅니다.

학문의 새로운 세계는 학문 스스로 벽을 깨고 밖으로 나갈 때에야 발견됩니다. 이제는 벽 안에서 깊게 파고드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다른 학문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일이 때로는 '자기부정'의 과정을 요구하지만 그러한 고통 속에서 뛰어난 통찰이 얻어집니다. '아바타'가 주인을 조종한다는 것, 껍질을 깨지 않았으면 발견되지 않을 통찰입니다.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경영학이 시급히 채용해야 할 통찰의 기술입니다.

(*참고도서 : '행복은 전염된다', '사회적 원자')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