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막는 간단 명쾌한 전략   

2010. 8.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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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10월 30일, 오하이오 주 데이턴의 미 육군항공대의 활주로를 이륙하던 '모델 299기'는 100 미터 상공으로 솟구치다가 엔진이 꺼지면서 한쪽으로 기울다가 폭발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조종사들이 방향타의 제어 장치를 해제하는 걸 깜빡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다른 폭격기보다 훨씬 빠르고 5배나 많은 폭약을 실을 수 있었던 모델 299기는 차세대 폭격기로 거의 선정될 뻔하다가 시험비행에서 일어난 사고를 계기로 선정에서 제외됐지요.

문제는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모델 299기를 조종하기가 너무나 복잡하다는 데 있었습니다. 수많은 장치가 복잡하게 장착된 터라 조금만 방심하면 비행기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컸지요. 이 사건으로 모델 299기를 개발한 보잉 사는 거의 파산할 뻔 했답니다.

하지만 모델 299기는 폐기되지 않았고 나중에 다시 주력 폭격기로 선정되어 주문이 쇄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B-17이란 정식 명칭을 달고 하늘을 누비게 됐죠.

B-17


매우 복잡해서 조종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모델 299기가 최종적으로 선정되도록 만든 1등 공신은 바로 '체크리스트'였다고 합니다. 

모델 299기의 테스트 비행 조종사들은 한 장의 색인카드에 모든 내용이 들어가는 짧고 단순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이륙 전후, 비행 도중, 착륙 전후 등 각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체크리스트 덕에 총 180만 마일을 비행하는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툴 가완디의 '체크!체크리스트'에서 소개하는 일화입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아주 작은 차이는 체크리스트를 사용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로부터 기인한다는 주제를 담은 책이죠. 저자의 직업이 의사라서 주로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체크리스트 사례를 많이 다룹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나 일상에서 얻어갈 시사점이 많습니다. 체크리스트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망각하기 쉬운 단계나 절차를 준수하도록 해서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임을 일깨웁니다. 이 책을 일고 여러분의 주변에서 체크리스트를 활용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다른 이들보다 앞서갈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차이를 손에 쥘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구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여기에 그 글을 모아 보았습니다. 아래의 트윗들이 '체크!체크리스트'를 일독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우리가 실수를 하는 이유는 무지와 무능 때문이다. 무지는 우리가 지닌 과학적 지식이 한계가 있다는 뜻이고, 무능은 알고도 적용하는 데 실패하는 것을 말한다. 체크리스트는 무능을 예방한다".

"체크리스트는 공식이 아니다. 하지만 체크리스트는 가능한 모든 단계에서 똑똑하게 처신하도록 도와주면서 필요한 정보를 챙기게 해주고 체계적으로 결정 내리게 도와준다. 이것이 체크리스트의 위력이다".

"좋은 체크리스트는 모든 상황을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나쁜 체크리스트는 내용이 모호하고 너무 긴 체크리스트이다"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적용하기까지 무려 평균 17년이나 걸린다. 그 이유는 의사가 게으르거나 고집이 세서가 아니라, 지식이 간단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전환되지 못해서이다"

"서로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름을 아는 사람들보다 훨씬 팀워크가 낮다."

"사람들은 정해진 프로토콜을 따르면 경직돼 보인다고 느낀다. 프로토콜을 따르느라 진짜 세상을 대처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다"

"체크리스트를 사용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평균 80%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다른 벤처캐피탈리스들은 평균 35퍼센트 미만이었다."

"규율은 인간이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품성이다."

"기술은 우리가 의존하는 시스템을 한결 더 복잡하게 만들었고, 우리가 극복해야 할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실패를 하나 더 추가했다."

"불확실성이 판치는 상황에서 중앙이 모든 지시를 내리려고 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행동하도 무정부상태가 된다. 자유와 예측이라는 모순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할 사람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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