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자주 나오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시계바늘이 저녁 6시를 가리키는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저는 퇴근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를 외치고 힘차게 사무실을 나섭니다. 동료들은 주인공의 ‘칼퇴’를 마뜩잖은 표정으로 바라보지만 내심 부러워하죠. 완벽에 가까우리만큼 그날 할일을 다 끝내고 퇴근하니 꼬투리잡을 이유가 없죠.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교의 아델 다이아몬드 교수는 업무의 실행능력은 IQ가 아니라 집중력에 달렸다고 말합니다. 그는 2년 간의 실험을 통해 집중력을 강화시킨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실행능력이 월등히 앞선다는 사실을 밝혀냈죠. 본인이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지능 때문이 아니라 야근, 잡담, 딴짓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집중력을 높여 칼퇴를 생활화하려면 실천적인 방법으로서 ‘SMART’원칙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첫째, 한번에 한 가지 일만 해야 합니다(Single-Tasking).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멀티 태스킹에 매우 취약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앵커가 진행하는 동안 화면 하단에 다른 뉴스의 헤드라인이 빠르게 흘러가는데 시청자들은 그걸 보면서 동시에 많은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중에 물어보면 앵커가 어떤 말을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둘째, 일을 줄여야 합니다(Minimize). 일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 멀티 태스킹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난 이렇게 일을 많이 한다’고 보여주고 싶은 이유도 있거든요. 일 못하는 사람일수록 군더더기가 많아서 10장으로 충분한 보고서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고 그 때문에 늦게까지 야근하는 자신을 스스로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셋째, 앞 단계에서 간결하게 일의 범위를 정했으면 세부적인 행동을 정해야 합니다(Action planning). 일을 시작할 때 ‘할일 목록’을 만들어서 하나씩 지워가며 일을 진행하는 것이 의외로 효과가 좋습니다.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잘 파악할 수 있고 더 빠른 지름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넷째, 일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 있게(Responsibility) 행동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일과시간엔 일에만 집중하라는 말입니다. 직원들의 하루 일과를 관찰하면 오전엔 커피 마시고 동료와 이야기하면서 얼렁뚱땅 시간을 흘려 보냅니다. 그리고 점심 먹고나서 좀 졸다가 오후 3시 정도부터 진짜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스마트하게 일하는 사람은 일과시간에 온전히 일에 집중하려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잘 관리하세요(Time management). 업무를 시작할 때마다 언제까지 완료할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감일에 임박했을 때 일을 해야 집중이 잘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냥 기분이 그런 것일 뿐 ‘시간이 좀더 있으면 잘 할 수 있었을 텐데...’란 후회로 이어지곤 합니다. 마감일을 설정하고 일에 집중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나 금요일이 다 되기도 전에 일이 끝나는 마술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집중력을 강화하는 몇 가지 방법 https://infuture.kr/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