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채용: 4. 면접관의 자유로운 질문을 금하라
이번 회에는 구글의 제안하는 채용 가이드 중에서 '구조화된 면접'을 진행하는 방법을 설명하겠다.
* 구조화된 면접 진행에 대한 개괄
https://rework.withgoogle.com/guides/hiring-use-structured-interviewing/steps/introduction/
구조화된 면접은 말뜻이 어려워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단순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일한 직무에 지원한 지원자들의 동일한 면접 방법으로 평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구조화된 면접을 통해 지원자가 입사해서 나타낼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링크: http://mavweb.mnsu.edu/howard/The%20employment%20interview.pdf ) 구글은 구조화된 면접을 모든 면접에 사용한다.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동일한 척도에 따라 지원자의 답변을 평가하고, 일관적이고 사전에 결정해 놓은 자격요건에 따라 채용 결정을 내린다.
--> 면접관들이 자신의 개성에 따라 정해진 질문 외의 것을 묻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의 편견이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면접 시간을 갉아먹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좀더 많은 기업들이 구조화된 면접 질문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개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질문들을 설정해서 테스트하고 면접관들이 그 질문들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원자들이 '족보'를 주고 받으며 모범답변을 준비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계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그리고 구조화된 면접이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면접관들이 면접에 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링크: https://www.ncbi.nlm.nih.gov/pubmed/11916211 ). 상당수의 사람들이 뛰어난 판단 능력을 지녔다는 착각 속에 사는 게 사실이다.
--> 처음 5분 동안의 인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나머지 시간은 그 판단을 확인하는 데 쓴다는 면접관의 착각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현실을 보면 여전히 면접관들이 면접에서 자기 개성을 드러내려고 안달이다. 면접은 지원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자리가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과시도 일종의 갑질이다. 이러한 '면접관의 착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내 블로그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하지만 채용할 때는 직감을 믿지 마라.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무의식인 편견과 믿음이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판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링크: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0531326_Candidate_characteristics_driving_initial_impressions_during_rapport_building_Implications_for_employment_interview_validity ) 예를 들어 면접을 하면서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려고 애쓰기보다 처음의 인상을 확인하려는 증거를 찾기 시작하는 상황이 자신도 모르게 이루어진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라고 부른다.
구조화된 면접은 어떤 규모의 조직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미국의 인사국(중앙인사위원회 같은 정부조직)는 정부기관들이 채용시에 구조화된 면접을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구조화된 면접과 관련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링크: https://www.opm.gov/policy-data-oversight/assessment-and-selection/structured-interviews/ )
* 구조화된 면접에 대한 구글의 규칙
https://rework.withgoogle.com/guides/hiring-use-structured-interviewing/steps/know-the-components/
구조화된 면접은 지원자가 일관성을 지닌 여러 가지 질문에 대답하게 하고 그 답변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분명한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이다. 설문조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인 구조화된 면접은 면접관이 지닌 기준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질문의 쉽고 어려움과 상관없이 지원자 평가 상의 차이가 지원자가 입사하여 보여줄 성과를 말해주는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구글의 채용팀은 설문조사와 면접 참여자 연구를 통해서 구조화된 면접이 지원자와 면접관 모두에게 좋은 면접 경험을 갖도록 하고 공정하게 진행된다는 인식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구조화된 면접에 관한 구글의 접근방식은 다음과 같이 4가지 규칙으로 구성된다.
1. 지원자가 입사하여 맡게 될 역할과 관련된, '사전에 검증된 고품질의 질문'을 사용한다 (브레인티저(brainteaser)는 절대 금지!)
2. 지원자 답변에 대한 종합적인 피드백을 기록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쉽게 지원자의 대응을 검토할 수 있게 한다.
3. 표준화된 지시문에 따라 스코어를 매기게 함으로써 모든 심사자들이 어떤 대답이 좋고, 보통이고, 형편없는지에 대한 기준을 공유하도록 한다.
4. 면접관 교육을 진행하고 개별적인 기준을 조정함으로써 면접관들이 스스로를 신뢰하며 일관성 있게 평가하도록 한다.
--> 첫번째 규칙에서 '브레인티저'를 금한다는 것에 주목하기 바란다. '맨홀 뚜껑은 왜 원형인가?', '후지산을 옮기려면 몇 년이 걸릴까?' 등의 브레인티저는 언뜻 보면 굉장히 창의적인 대답을 유도할 것 같지만, 지원자의 순발력 외에는 아무것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 이에 관해 리워크 사이트에서 따로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니 그때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 구조화된 면접에 관한 학계의 연구 결과
성과 예측의 타당성을 높이고 편견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등 구조화된 면접의 장점은 지난 20년 간 학계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로 잘 정리되어 있다.
- 구조화된 면접은 예측의 타당성을 높이고(링크: http://mavweb.mnsu.edu/howard/The%20employment%20interview.pdf) 지원자의 성별, 출신, 인종 등에 대한 차별을 줄인다(링크: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j.2044-8325.1988.tb00467.x/abstract).
- 구조화된 평가 도구(연구자들은 이를 '행동 기준 평가 척도(behaviorally-anchored rating scale)'이라고 부르는데 구글에서는 '지시문(rubric)'이라고 칭한다)가 비구조적인 면접보다 지원자의 입사 후 성과를 더 잘 예측한다(링크: http://www.people.vcu.edu/~mamcdani/Publications/McDaniel%20et%20al%201994%20JAP%20Validity%20of%20interviews.pdf )
--> 여기에 링크한 연구 논문들을 읽어보기 바란다. 다 읽기 어려우면 abstract 부분만이라도 읽을 것을 권한다.
구조화된 면접을 잘 훈련받은 면접관은 사전에 정해진 엄격한 면접 질문을 던지고 면접 평가가 정확하게 이루어지도록 채점 가이드를 사용하게 된다.
구글 '인사 분석팀(People Analytic Team)'의 채용 효과성 전문가인 멜리사 하렐(Melissa Harrell)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구조화된 면접은 뛰어난 지원자를 규명하는 가장 좋은 도구 중 하나이다(즉 성과 예측에 대한 타당성이 높다). 이뿐만이 아니라 구조화된 면접은 일반적인 면접 방법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피하게 해준다."
구조화된 면접은 지원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들(인종, 성별, 학력, 출신 등)에 덜 좌우되고(링크: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1468-2389.00171/abstract;jsessionid=61D8830FA1F986B29770D75F88823814.f03t03), 지원자들도 인성평가보다 구조화된 면접을 더 좋아한다(링크: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j.1744-6570.2004.00003.x/abstract)
* 구글 내부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
구조화된 면접에 관한 학계의 연구 결과가 풍부하지만, 구글의 채용팀은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면접의 효과를 실험했다. 그 결과, 구조화된 면접은 아주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채용팀은 이를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채용팀은 다양한 역할(직무)별로 구조화된 면접에서 사용할 질문과 지시문(평가 척도)을 개발하고 면접관들이 이러한 구조화된 면접 방식을 따르도록 교육하고 있다.
--> 구글은 이렇게 학계에서 증명되었다 해도, 타사에서 효과를 본 제도라 할지라도 자신들의 회사에서 과연 효과를 발휘할지 내부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내가 감수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란 책을 참조). 구글의 인사는 항상 근거를 기반하여 실행된다.
지금까지 채용팀이 내부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들은 무엇일까?
- 구조화된 면접은 누가 그 직무에서 업무를 훌륭히 수행할지를 잘 알려준다. 채용팀은 면접 점수와 입사 후에 기록한 성과평가 점수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비구조적인 면접보다 해당 직무에서 발휘할 성과를 더 잘 예측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 구조화된 면접에 임하는 면접관들이 편안해 하고, 시간을 절약한다. 사전에 만들어진 '고품질'의 질문, 가이드, 지시문(평가 척도)는 면접 1건당 평균 40분의 시간을 절약하게 해준다. 구조화된 면접을 진행하는 구글 직원들(구글러들)은 지원자 면접에 자신이 좀더 '준비되어 있는' 느낌을 가진다고 대답했다.
- 구조화된 면접은 지원자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준다. 채용팀은 구조화된 면접을 받은 지원자들의 만족도가 약간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불합격된 지원자들의 만족도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구조화된 면접을 받고 불합격된 지원자들은 구조화된 면접을 받지 않은 불합격된 지원자들에 비해 35퍼센트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 면접관이 자기 개성에 따라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면 그것이 면접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지원자를 무시한다는 인상을 지원자들에게 주고만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아닐까? 회사의 이미지 유지를 위해서라도 면접관의 자유로운 질문을 금해야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설명을 마치겠다. 다음 회에는 구조화된 면접의 질문을 구성하는 등 실무적인 사항에 대해 구글이 어떤 팁을 제시하는지 살펴보겠다.
[구글의 채용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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