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업무가 많은 편인가?"라고 물어보면 대다수가 "당연하다. 업무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야근을 해야 할 정도다. 요즘은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야근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지만, 집에 가져 가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식의 답변을 하곤 한다. 나는 지금껏 20년 넘게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나는 일이 별로 없다." 혹은 "적절할 정도로 업무량이 주어진다"는 대답은 한번도 듣지 못했다. 그렇게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업무량이 더해질까 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자신이 맡은 역할의 중요성과 함께 본인의 존재감이 미미하지 않음을 남들에게 적극 변호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홍길동은 일을 별로 안 하는 것 같다. 일찍 퇴근한다."는 식의 이야기도 뒤따라 나온다는 점이다. 본인의 업무량이 과도하다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것인지, 그렇게 자신에게 일이 몰린 이유가 '일 못하고 일 안 하는 홍길동'이라고 하소연하고 싶은 것인지, 평소에 홍길동과 사이가 별로 좋은 않은 것인지, 팀장이 홍길동을 편애하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수는 없다. 홍길동의 업무능력이 출중하여 업무시간 내에 일을 훌륭히 끝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것 역시 외부인인 나는 예단하기 어렵다. 어쨌든 나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부당함을 강조하기 위해 상대에 대한 비난을 동원하는 것이 인간사회의 어두운 면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는 업무량의 과도함을 호소하는 직원들에게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홍길동에게 일을 도와 달라고 부탁해보지 그러세요?"라고 제안해 본다. 이 질문은 실제로 홍길동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라는 제안이라기보다 사실은 직원의 반응을 보기 위함이다. 많은 직원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한번 홍길동에게 도와 달라고 해 본 적이 있는데, 귀찮아 하더라구요. 자기일도 바쁘다고 핑계를 대더군요. 별로 일 없어 보이던데..." 그러고는 다시 일을 부탁하기가 싫어지더라는 말을 덧붙인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절대적으로 업무량이 많든 그렇지 않든 홍길동 자신의 기준으로 볼 때(누구나 자기 기준을 적용한다) 일이 많다고 여길지 모르는 일 아닌가? 업무시간 내내 조금도 쉬지 않고 일을 끝마치느라 애를 쓰는 것은 아닐까? '칼퇴근'을 한다고 해서 할일이 별로 없다고 무조건 간주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상사에게 '얼굴 보여주는 시간(face time)'이 조직 충성도나 '열정'의 잣대로 평가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는 않을까? 나는 '동료들도 나만큼 업무가 많을 것이라고 '일단' 간주하는 것'이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지녀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간혹 정말로 놀면서 회사를 다니는 동료 직원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의 동료들은 '당신만큼' 일이 많다. 당신만큼 과도한 업무량에 허덕인다. 이런 마음가짐을 지닌 채 동료들에게 일을 부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일을 요청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이 사람이 나에게 일을 떠안기는구나'라고 느끼게 만든다면 누가 요청을 들어주겠는가? 당신이 해야 할 업무 중에서 동료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 동료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이나 동료가 해야 안심이 되는 일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요청하라. 그냥 "나 좀 도와줘"라고 푸념하듯 말하지 마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부분을 요청해야 동료가 자기 시간을 크게 빼앗기지 않는다고 여기지 않겠는가? 동료가 '이 사람이 나에게 무슨 일을 부탁하는지 모르겠군. 나 보고 다 해달라는 건가?'라고 생각하게 되면 실제로 여유시간이 있더라도 "미안하지만, 나도 좀 바쁘거든"이라 대꾸하기 마련이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동료의 거절을 수용하라. 동료에게 A라는 일을 부탁했는데 "미안하지만 A 전부를 할 시간은 없어. 대신에 A'를 해주면 안 될까?"라고 동료가 제안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속으로 '이 사람이 내 부탁을 거절하네. 섭섭하군'이라는 감정이 들겠지만, 상대방도 나만큼 바쁠 거라는 전제를 한다면 '최대한 나를 도와주려고 하는군'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동료가 "나는 도와줄 시간이 없지만, 여기여기에 가서 문의해 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미안하지만, 내가 지금 이 일을 마치고 난 다음에 도와주면 어떨까? 그때 다시 나에게 구체적으로 말해줘"라고 동료가 말한다면 일단 거절(혹은 핑계)을 수용하고 물러서는 게 좋다. 

악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남의 부탁을 거절할 경우 그것을 언젠가는 들어줘야 할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에 부탁할 때는 요청을 들어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프랜시스 플린(Francis J. Flynn)의 연구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도움요청자(help-seeker)들은 잠재적 조력자(potential helper)가 과거에 자신의 부탁을 거절했다면 앞으로도 계속 자신의 부탁을 거절할 거라고 예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계속해서 남의 부탁을 거절하면 조직 내에서의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누구나 알지 않는가? 내가 남의 부탁을 거절하면 나도 남에게 일을 부탁하기가 어려운 법인 말이다. 플린의 연구에서 실제로 잠재적 조력자들은 과거의 거절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부탁을 들어줄 용의를 보였다.

 



셋째, 동료의 부탁을 최대한 들어주라. 부탁을 거절한 것을 부채로 느끼는 것처럼, 부탁을 들어준 것 역시 갚아야 할 부채로 여기는 법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평소에 동료를 많이 도와주었다면 상호호혜라는 불문율에 따라 동료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동료의 도움을 받으려면 평소에 동료의 부탁을 최대한 들어주거나 내가 먼저 동료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할 것이다. 물론 사정상 동료의 요청을 들어주지 못할 경우라면(이런 경우가 잦을 것이다), 이때는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최대한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역으로 제안하는 것이 좋다. 문서 작성을 부탁 받으면 그와 유사한 샘플 문서를 건넨다든지, 나중에 프린트되어 나온 결과물의 제본과 배포를 돕는다든지 등 언제든지 가용할 경우에는 최대한 돕는다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넷째, 동료의 도움을 고마워하라. 동료가 당신의 부탁을 들어주었다면 그 결과물의 질이 어떤 수준이든 관계없이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 동료가 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은 부채가 있다고 해서, 또 내가 그동안 많이 도와줬으니 내 부탁을 들어주는 게 당연하다고 해서 고마움을 표하지 않는다면, 누가 기분이 좋겠는가? 역시나 입장 바꿔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동료의 도움이 훌륭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유용하지 않더라도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동료는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는가? 또한, 그 동료에게 부탁을 한 것은 당신 자신이기 때문에 도움의 결과에 대해서도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당신은 동료의 상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을 시킨 것'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이 동료에게 일을 구체적으로 부탁하지 못했고 동료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부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팀워크의 성공은 협력에 있다. 그리고 협력이 잘 이루어지려면 도움을 요청하는 법을 팀원 각자가 능숙하게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상호호혜의 불문율을 각자 준수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동료들에게 먼저 도움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유 있는 거절' 역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거절을 '쿨하게' 받아 들이는 분위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도움을 주고 받을 때 지켜야 할 룰을 팀원들의 합의로 결정하는 것이 하나의 실천방법이 되지 않을까?

to be continued...


*참고논문
Newark, D. A., Flynn, F. J., & Bohns, V. K. (2014). 

Once bitten, twice shy: The effect of a past refusal 

on expectations of future compliance.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5(2), 21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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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퀸(Queen)의 리드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음악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영화적 완성도에 대해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 돌아온 듯한 마지막 20분 간의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 장면은 자리에 가만 앉아 있는 것이 죄책감이 들고 타이틀롤이 모두 끝나도 자리를 뜨기가 못내 아쉽습니다. 프레디가 "We are the champion of the world!"를 부르며 퇴장하는 느린 화면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퀸과 함께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세대가 2시간의 상영시간 동안 자신들의 '동시대성'을 잠시 부활시켰다가 떠나보내야 하는 쓸쓸함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 영화 속에서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앨범을 내기 위해 팀을 이탈했다가 좌절을 경험하고 다시 팀으로 복귀하기 위해 팀 멤버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화가 난 멤버들(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은 프레디에게 "용서할게. 됐지. 이만 가도 돼?"라고 쏘아 붙이죠. 이때 프레디는 이런 말을 합니다. (정확한 한국어 대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내가 고용한 사람들은 정말 내가 시키는데로만 했어. 로저 너처럼 잘못된 걸 말해주지도 않았지."


솔로 앨범 제작에 참여한 뮌헨 출신 드러머와 기타리스트가 자신의 요구사항을 잘 따라준 것이 좋았다기보다 오히려 문제였다고 프레디는 말합니다. 그런 건 진정한 팀워크가 아니라는 듯한 눈빛을 하며 멤버들에게 간절하게 부탁하죠.


"나에겐 너희가 필요해. 그리고 너희도 내가 필요해."


그러고는 라이브 에이드 자선 공연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멤버들을 설득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무대에 서는 건 미친 짓이야. 하지만 우리가 이 무대에 서지 않았는데, 공연이 끝난 다음날 아침 눈을 뜬다면, 이 무대에 서지 않은 걸 죽을 때까지 후회하게 될거야." 


사람들에게 팀워크의 의미가 뭔지 물으면 대부분은 머리 속에서 이런 모습을 떠올립니다. 


'카리스마 있고 능력 있는 리더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지시를 내리면 역시나 실력이 뛰어난 멤버들이 리더의 지시에 맞춰 각자의 일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한다. 노닥거리거나 딴청을 피우지 않는다. 동료가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웃으며' 협력하며 일을 완료한다. 절대 동료의 요청을 모른 채 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난관을 겪어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궁리한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팀원들은 박수를 받으며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 영화 속 프레디는 이런 모습은 팀워크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지시를 일사불란하게 따라 준 세션맨들이 고맙기는 하지만 왠지 팀에 속해 있다는 느낌은 주지 못했다고 그는 고백합니다. 자신의 의견이나 고집에 '딴지'를 걸며 잘못을 지적해 주고 때로는 서로 욕하며 싸움을 걸기까지 한 퀸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가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힘의 원천이었고 그것이 진정한 팀워크라는 의미를 그의 수줍은 고백 속에서 찾을 수 있죠.


실제로 그는 1984년에 뮌헨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본인이 얼마나 퀸 멤버들을 그리워하는지 인터뷰어에게 살짝 털어 놓습니다. 멤버들이 각자 개성이 강해서 그룹을 결성한 첫날부터 싸우기 시작했고, 음악에 있어서는 늘 그래왔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이어가죠. 


(출처 : https://youtu.be/ieZHZj55ack  '조가비'의 '프레디 머큐리 1984년 뮌헨 인터뷰 "음악적 매춘부" (한글자막)'에서 캡처)



"하지만 그 싸움들이 저희를 하나로 만들어요. 왜냐하면 보통 밴드들은 한 멤버가 너무 고집이 세서 해체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멤버들이 위축돼서 그럴 거에요. '이 자식 때문에 못해 먹겠다. 차라리 다른 밴드로 가야겠다'라고 말이죠. 하지만 우리 4명의 멤버들은... 다들 성격이 강하거든요. 절대로 서로 봐주지 않아요."


"저희가 이렇게 끝까지 함께 한 이유는 아무도 밴드를 나가기를 싫어하기 때문이에요. 밴드는 나가는 것은 졌다는 걸 인정하는 거 잖아요. 그래서 계속 함께 있어요. 음악을 계속 만들 수 있고 음반이 계속 팔리기만 하면, 뭐 상관없죠. 더 이상 팔리지 않으면 음악을 관두고 다른 일을 할 테니까요. 스트리퍼를 하거나 그랬겠죠."

(이상 유튜버 '조가비'의 한글 자막을 조금 수정하여 인용)


비록 인터뷰에서 그가 팀워크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함께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대중에게 판다'라는 공동의 목표와 책임을 위해서라면 멤버들끼리 치열하게 다투고 서로를 교정하며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것이 진정한 팀워크임을 느끼게 하는 장면입니다. 추측컨대, 어쩌면 그가 솔로로 활동하고 나서야 팀워크의 본질을 깨달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에 의하면 그가 팀을 박차로 솔로 활동을 선언할 때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은데 팀 멤버들이 방해가 된다는 식으로 말하기 때문입니다(영화는 어디까지나 허구인지라 아닐 수도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경험을 통해 깨달은 팀워크의 본질은 구글이 'Project Aristotle(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통해 밝혀낸 팀워크의 비밀과 깊은 연관성을 갖습니다. 구글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을 모토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팀워크가 좋은 팀의 비결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방법을 통해 구글이 밝혀낸 '팀워크가 뛰어난 팀의 5가지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대인관계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타인에게 약한 모습(실패, 멍청한 대답 등) 을 보여도 괜찮다고 느끼는 것


- 의존성(Dependability)

   동료들이 정해진 기일까지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업무를 완료할 거라고 믿는 것


- 구조 및 명확성(Structure & Clarity)

   동료들의 역할, 계획, 목표 등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


- 의미(Meaning)

   자기 업무가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 영향력(Impact)

   자기 업무가 회사 성과에 매우 중요하고 변화를 일으킨다고 믿는 것


이 중에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특징은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구글은 주장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내가 어떤 발언이나 행동을 해도 팀원들로부터 비난 받거나 조롱 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며, 다른 팀원의 언행이 잘못됐다고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거리낌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함을 뜻합니다. 또한 팀원들의 비판을 들어도 그걸 상처로 받아들이지 않고 유머나 조언으로 수용하는 분위기가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의 특징이죠. 


구글의 연구 결과를 그룹 퀸에 연결시키면, 프레디가 말하는 퀸의 팀워크는 서로의 음악적 견해 차이를 숨기지 않고 거침없이 제기하고 다툴 수 있었던(그러면서도 별로 상처 받지 않았던) '높은 심리적 안전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팀워크의 가장 본질적인 조건인 이유는 서로 어떤 말이라도 자유롭게 개진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학습'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학습은 실패를 편안하게 인정하고 실패의 원인을 직시할 때 이루어집니다. 자신이나 남의 결점, 실수, 실패를 지목하지 못하고 또한 인정하지 않으면, 그런 결점, 실수, 실패를 감추거나 거부하느라 진정한 학습은 요원해지죠. 심리적 안전감이 높아야 서로 기꺼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과 더 높은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떨어지는 팀은 자신의 결점, 실수, 실패를 인정하기보다 타인을 비난하는 데 힘을 낭비하고 그때문에 서로 다른 의견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지 못합니다. 결국 문제가 발생해도 예전에 해오던, 소위 '검증된' 방식(다르게 말해, 관행적인 방식)을 동일하게 반복하는 바람에 또다시 실패하고 실패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이끄는 팀, 일사불란한 태도를 강조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팀은 겉으로는 팀워크가 좋은 팀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심리적 안전감이 떨어지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팀에게 혁신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겁니다.




"내 말을 정확히 잘 따라줬어.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어."


프레디 머큐리의 이 말은 '내 말 한 마디면 팀원들이 군소리없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면 좋겠어'라고 기대하는 리더들,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팀워크가 착각에 불과함을 일깨웁니다. 그런 팀워크는 팀업무가 상당히 '정형적이고 기계적이며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일 때는 좋은 팀워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팀업무가 '비정형적이고 추상적이며 변화무쌍하고 늘 새롭게 요구되는 경우, 그리고 그런 일을 스스로 발굴해야 하는 경우에는 매우 적합하지 않죠. 


심리적 안전감을 갖추려면 갈등과 충돌은 '악'이라고 규정하기보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한 '동력'이라는 관점을 받아들이고 이를 팀 의사소통으로 준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팀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적극적으로 의사결정하며,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마인드를 심어야 합니다. 팀 리더이든, 팀원이든 자신의 결점을 서로 인정하고, 어떤 사안이든 호기심을 드러내고 질문을 많이 던지려는 마음 자세도 필요합니다. 다른 왕도는 없습니다. 이것이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 팀워크가 높은 팀을 구축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참고문헌

- https://youtu.be/ieZHZj55ack  '조가비'의 '프레디 머큐리 1984년 뮌헨 인터뷰 "음악적 매춘부" (한글자막)'


- Google re:Work “Guide: Understand team effectiveness”

https://rework.withgoogle.com/guides/understanding-team-effectiveness/steps/help-teams-determine-their-needs


- World Economic Forum, “Is your team in 'psychological danger’?” 

https://www.weforum.org/agenda/2016/04/team-psychological-danger-work-performance/


- Amy Edmondson’s TEDx Talk, “Building a psychologically safe work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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