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지식이 복잡해지면서 이제 한 사람의 천재가 문제를 홀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또한 개인이 무언가를 새로 발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죠. 로버트 R. 브리트는 "20세기를 거치는 동안 사상가들이 위대한 혁신을 이룰 때의 나이가 이전보다 6세 정도 높아졌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개인이 혼자 일할 때에 그렇다는 소리입니다. 우리는 혼자 일하는 것보다 힘을 모아 함께 일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알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져도 비슷한 시간 내에 풀어낼 수 있죠.

그러한 증거는 혼자서 까다로운 문제를 풀 때보다 여럿이 그룹을 이룰 때 더 빠르다는 것을 밝혀낸 일리노이 주립대(어바나-샴페인 소재)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76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는데, 학생들을 각각 2명, 3명, 4명, 5명으로 구성된 여러 그룹들로 나눈 다음에 문제를 냈습니다.



그들이 각 그룹에게 낸 과제는 '문자-숫자 코드 깨기' 문제였습니다. 실험자는 "여기에 있는 10개의 알파벳 하나하나에 각각 0부터 9까지의 숫자들이 매칭되어 있다"라고 말하고는 "EED + ECD + EFG 는 얼마인가?"라는 문제를 학생들에게 제시했죠. 학생들은 이 문제를 맞히기 위해 실험자에게 몇 번이고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단,  학생들에게는 "A+B는 무엇입니까?"라는 식의 질문만 허용되었고, 실험자는 답을 숫자로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숫자에 해당하는 알파벳을 불러주었죠. 학생들은 이런 질문과 답을 통해 알파벳 각각에 매칭되어 있는 숫자를 알아내야 했습니다. 이것이 문자-숫자 코드 깨기 문제의 방식입니다.

연구팀은 5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학생들이 평균 6.83회의 질문만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6.83회라는 기록은 문자-숫자 코드 깨기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5명의 개인들보다 우수한 것이었습니다. 3명 짜리 그룹과 4명 짜리 그룹도 역시 개인들보다 성적이 높았습니다. 그룹의 규모가 3명이든, 4명이든, 5명이든 통계적으로 성적의 차이는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성적은 2명의 개인이 각각 혼자서 문제를 풀 때의 성적과 통계적으로 동일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적어도 3명의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는 해석을 이끌어냈습니다. 간단히 말해 3명이 모여야 문제해결의 임계질량(critical mass)에 도달한다는 뜻이죠.

그러나 이 연구의 시사점이 이것만은 아닙니다. 3명으로 이뤄진 그룹에 인원을 추가해봤자 문제해결력이 더 나아지지 않는다는 게 어쩌면 더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룹의 규모가 3명, 4명, 5명일 때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5명을 초과해 버리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연구 결과로 증명된 바는 없지만(혹은 이미 증명됐는데 제가 못찾은 것일지도) 제 경험상 그러합니다. 워크샵에서 그룹 토론을 진행할 때가 많은데, 어쩔 수 없이 6명이나 7명 정도씩 조를 짜면 토론에 참여하지 않고 딴청을 피우거나 멍하니 앉아있는 '무임승차자'를 예외없이 목격하곤 합니다. 한두 명 정도가 꼭 그러합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탓에 결과물도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죠. 4명이나 5명일 때가 그룹 토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결과물의 품질도 저의 기대를 충족시키곤 합니다.

그룹의 규모가 그보다 더 초과해서 10명 이상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는 무임승차자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됩니다. 바로 '집단사고(Group Think)'의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하죠. 집단사고는 집단의 단결력을 유지하고 갈등을 회피하려는 무언의 압력이 형성되어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일종의 '조직 질병'인 집단사고는 대기업에서 벌어지는 각종 전략회의(주로 임원들이 참가하는)나 위원회 등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죠(집단사고의 증상은 예전에 올렸던 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베카 코스타는 "신생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혁신적인 이유는 아마도 그룹의 규모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대기업보다 보잘것없는 예산, 부실한 자원, 더 적은 수의 전문가를 가지고 대기업보다 앞서 나가는 이유는 소그룹의 이점을 백분 활용하기 때문이고, 또한 무임승차자나 집단사고가 판을 치지 않기 때문이라는 뜻이죠.

여러분이 속한 팀의 인력 규모는 얼마가 적당할까요? 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소한 3명은 되어야 하겠죠. 그렇다면 최대로 가능한 인력의 규모는 얼마일까요? 만약 여러분의 팀이 기획, 연구, 문제해결의 성격을 띤 직무를 수행한다면 5명 정도가 적당할 겁니다. 반면에, '운영(operation)'적인 성격의 직무가 팀의 주업무라면 최대 10명 정도를 하나의 팀으로 묶는 것이 좋습니다. 10명이란 숫자는 로마의 군대와 영국군이 분대 조직을 10명 내외로 설정하여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하는 앤터니 제이의 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자리를 주기 위한 '위인설관'식 인사관행 때문에 2명 짜리 '미니 팀'을 만들어 내는 회사들이 눈에 띕니다. 반대로, 인력을 많이 투여하면 더 빨리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많은 성과가 나올 거라고 순진하게 기대하는 회사도 가끔 존재합니다. 이렇게 팀 조직을 별다른 기준 없이 내키는 대로 설계하는 일은 집단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회사의 성과를 갉아먹는 고질적인 잠재비용일지 모릅니다.

팀에 속한 인력의 규모가 너무 적지(2명 이하) 않게, 그리고 팀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너무 많지(11명 이상) 않게 설정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야말로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일보다 더 큰 잠재이익의 원천은 아닐까요? 그러니 함부로 팀을 설계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참고논문 : Groups perform better than the best individuals on letters-to-numbers problems: effects of group size.) (*참고도서 : '지금, 경계선에서', 레베카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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