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박사의 空사상   

2008. 1. 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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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하지만, 가격 상승은 대체재 등장이나 공급량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원유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메이저 정유사를 중심으로 그동안 채산성 문제 때문에 고려하지 않던 유정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다…(중략)…경제학적으로 고갈이라는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원유 채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유정을 개발해도 채산성이 맞기 때문이다.”

공병호의 '인생경제학'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의 명징한(?) 논리가 코 끝을 징하게 만든다.

참을 수 없는 논리의 가벼움... 늘어나는 엔트로피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더 큰 문제는 내가 만난 CEO의 9할 9푼 9리 이상은 공병호의 이같은 논리에 너무나 감동한다는 사실이다.

기업 논리가 경제 논리로 잘못 둔갑되어 있는 요즘의 분위기가 좀 수상하다. 곧이어 등장할 '토건업자'는 또 얼마나 많은 엔트로피를 폐기물로 남겨놓을지 사뭇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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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를 아십니까?   

2008. 1. 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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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Bonobo)는 한때 '피그미 침팬지'라고 불리며 침팬지의 아종으로 분류됐던 영장류였는데,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침팬지와는 다른 종임이 밝혀진 유인원이다. 침팬지와 겉모습은 비슷하게 생겼는데(자세히 보면 다르지만), 보노보의 생태가 침팬지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

침팬지는 인간에게 친근한 모습과는 달리 매우 폭력적이고 다혈질적인 동물이다. 귀엽다고 건드렸다가는 침팬지의 힘센 팔뚝에 얻어 맞을 수 있다. 자칫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침팬지 연구가로 유명한 제인 구달은 침팬지가 갑작스럽게 공격하는 바람에 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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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노보는 매우 유순하다. 평화를 지나치게 사랑하다 보니 매우 민망한 행동도 일삼는다. 왜냐하면 보노보가 시도때도 없이 섹스를 즐기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암수끼리의 섹스는 물론이고, 동성끼리, 위 아래 할 것 없이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섹스를 사랑하는 동물답게 수컷의 고환은 인간의 것보다 몇 배가 더 크고, 암컷의 엉덩이는 축구공 만하게 핑크색으로 부풀어 있다. 암컷과 수컷이 서로 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도 자주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섹스는 그들에게 있어 화해의 도구인 셈이다.

보노보가 알려지기 전에 인간의 친척인 침팬지만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다보니, 인간의 본성과 행동이 침팬지처럼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에 기반을 둔다는 믿음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침팬지적 논리는 승자 독식의 경제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을 하고 정치와 경제의 여러 영역에 뿌리 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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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간은 침팬지와 보노보 두 유인원과 공통의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침팬지성과 보노보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과 행동은 침팬지의 논리로 설명하거나 혹은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원시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보노보의 생태를 통해 우리의 경제와 기업이 가야할 방향을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 동물원에도 보노보가 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검색해 보니 서울대공원에 살고 있단다. 날씨가 좀 풀리면 카메라를 들고 한번 가볼 요량이다. 혹시 내 눈 앞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눌지도 모를 일이다.

(보노보를 더 알고 싶으면, '프란스 드 발'이 쓴 '보노보:잊혀진 유인원'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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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를 가지기 위한 6가지 원칙   

2008. 1. 2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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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에 속해 있는 개인은 지위 상승의 꿈을 꾼다. 그것은 먼 조상인 원숭이 시절부터 우리에게 이어져 온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리더를 꿈꾼다. 작은 사회건 큰 사회건 리더로서 카리스마를 가지려고 애쓴다. 어떻게 하면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을까? 카리스마를 기르기 위한 몇가지 원칙을 여기에 소개해 본다.

1.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라.
최종 결정은 언제나 리더가 내려야 한다. 그래서 외로운 자리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망설이지 않고 단호한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다. 모순적이지만, 사람들은 '옳은 일을 잘못된 방식'으로 하는 지도자보다 '그릇된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하는 지도자를 더 좋아한다. 결정의 질보다는 결정의 단호함에 끌린다는 말이다. '박정희 향수'가 아직까지 유통기한을 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잘못을 저지른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의 방식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2. 권위를 상징하는 자세를 지녀라.
거드름을 피우라는 말이 아니다. 리더는 절대 허리를 구부정하지 않는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단호한 자세로 걸어라. 불안하거나 우유부단한 표정은 절대 드러내지 마라. 그것은 부하의 태도이지 리더의 자세가 아니다. 항상 느긋한 태도를 지니도록 노력하라. 혼잣말을 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면 애초에 카리스마는 기대하지 마라. 자세 잡기가 안 되면 카리스마는 결코 내것이 되지 않는다.

3. 바로 아래 부하에게 힘을 실어주라.
직속부하는 리더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자이다. 그들에게 적절히 보상하고 그들의 힘을 키워라. 그래야 아무도 리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할 생각을 감히 갖지 못한다. 직속부하를 못 살게 구는 리더는 얼마 못 가서 그들의 집단 모의에 의해 축출되기 쉽다. 물론 직속부하에게 과도한 권한을 이양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들은 넘버 3로 넘버 2를 견제토록 한다.

4. 약자에게 선을 행하라.
카리스마가 빛이 나려면 약자에게 한없이 약해야 한다. 그들로 하여금 리더가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핀다는 감정을 갖도록 만들라. 조선의 카리스마, 영조는 중신(강자)들에게는 엄했으나 백성(약자)에게는 한없이 자애로웠다. 가장 나쁜 리더는 약자 위에 군림하려는 자다. 그런 자는 머지 않아 쫓겨나거나 물러난 뒤에도 욕을 먹는다.

5. 확신을 보여라.
리더는 집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집을 웬만해서 꺾지 말아야 한다. 강한 확신을 보이라는 말이다. 이명박의 장점(?)은 무식할 정도로 자신의 확신을 끝까지 밀고 나갈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고 그걸 기어이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 방향이 옳은지 틀린지는 2차적인 문제이다(난 그가 싫다. 매우.). 카리스마는 확신과 저돌적인 실천에 의해 뻗어나간다.

6. 주기적으로 집단을 흔들어라.
평화로운 순간에도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집단이 건강한 수준의 긴장감을 갖도록 만들라.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걸 잘 한다. 회사가 잘 나간다 싶으면 새로운 화두를 던지면서 비상경영을 선언한다. 상시 비상경영 체제는 카리스마가 꾸준히 유지되도록 만든다. 물러난다고 선포했지만 막후에서 언제나 영향을 미칠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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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공원에서   

2008. 1. 2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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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풀린 것 같아 카메라를 들고 집 앞 공원을 산책한다.
괜찮을 줄 알고 옷을 가볍게 입고 나왔더니, 때때로 지나가는 바람이 시리다.
'어~ 추워.' 나는 점퍼의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리고 괜히 엄살을 부려 본다.

한겨울의 공원은 모노크롬이다. 빛을 잃은, 여윈 갈색이다.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찍어 보아도 흑백사진 같은 느낌이다.
사진찍기가 금새 재미 없어진다.

대신 이 생각, 저 생각 해보기로 한다.
'내일이 월요일인데 또 어떻게 한 주를 보내지?'
'원고 마감이 수요일인데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그러고 보니 제안서도 써야 하는구나!'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쉬자고 나온 참인데 분주한 생각 뿐이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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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재미있는지 세 노인의 대화가 즐겁다.
그들이 부러워져서 한 컷 담는다.
벗들과의 대화는 추위도 잊게 만든다.
내 벗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무심한 내가 또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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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맥주를 마시다   

2008. 1. 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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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여행가방에 같이 따라 온 두 녀석.
호텔 방에서 마시려고 몇 개 샀다가 남은 것들이다.

둘다 캄보디아산이다. Angkor Beer는 캄보디아의 National Brand인데,
Tiger Beer는 원래 회사가 어딘지 모르겠다. 태국인가? 싱가폴인가?
(나중에 알았는데, Tiger Beer는 싱가폴 브랜드다.)

맛을 비교하자면, 나에게는 Tiger맥주가 좋았다. 혀와 목을 자극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내가 술 못 먹는 체질이라서 그런지, 마음에 드는 맛이다.

반면 Angkor맥주는 좀 씁쓸하다. 뭐랄까, 맥주가 다양해지기 전 OB맥주나
크라운 맥주와 비슷한 맛 같다. (잘은 모른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은
Angkor맥주가 더 당길 것 같다.

캄보디아라는 나라의 선입견 때문에 맥주 맛이 이상할 거라는 선입견은
버리는 게 좋겠다. 유적지 관광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끝내고
'똑' 따서 마시는 Angkor맥주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술을 잘 못 먹어서
세 모금까지만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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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깡통이지만, 먹고 나서 쓰레기통에 버리기 아깝다. 물 건너 온 것이기도
하거니와, 내 여행의 기억을 상기시켜 주는 기념품 같기 때문이다.
결국 찌그러뜨려서 버리긴 했는데, 후회스럽다.


요즘 CEO들이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나도 배워보려 했는데,
짜증나서 관뒀다. 그저 술인 녀석이 사전지식을 너무 많이 요구한다.
그래서 와인은 '건방진' 술이다.

맥주는 심플하다. 와인처럼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
하지만 맛은 와인만큼이나 다채롭다. 알고 보면 화려한 술이다.

앞으로 어떤 나라와 도시를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나라의 맥주를
맛보는 즐거움도 여행의 묘미 목록에 추가시켜 볼 생각이다.
돈 많은 한량이 돼 모든 나라를 옮겨 다니며 이 맥주 저 맥주 마시며 사는 것도
꽤나 풍류적일 것이다. 하지만 돈이 많지 않으니 그저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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