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플래닝은 보통 ‘나 자신의 문제’, ‘우리 회사의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일종의 의사결정기법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나 경쟁사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미리 알아보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쟁자의 전략을 추정해보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플래닝과 동일합니다. ‘경쟁자의 입장’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한다는 것만 다르죠.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상의 예를 들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www.seo360.it


여러분이 어떤 제품을 독점으로 생산 판매하는 회사라고 가정해 보십시오. 그런데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외국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정부에서 국내 기업을 위한 특혜를 영업활동을 법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현재는 별탈 없이 영업을 해오고 있지만 외국회사가 들어오면 상황이 나빠질 것은 불 보듯 뻔하겠죠.

이제 여러분을 외국회사의 입장으로 설정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어떻게든 국내에 진출하여 수익을 꾀하려고 할 겁니다. 그래서 정부에 로비를 벌여 국내 회사를 보호하는 법을 폐지할 것을 종용하거나 자기네 회사에게도 특별한 혜택을 달라고 요구하겠죠.

만일 정부가 완강히 버틴다고 해도 외국회사는 법을 피해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기업 하나를 M&A 하고 그 회사를 통해 국내에 진입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방법보다는 정부가 법을 폐지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이 외국회사가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국내 진입에 나설지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활용해 보면 짐작이 가능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려면 먼저 주제가 되는 '핵심이슈'를 정해야 합니다. 외국 회사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핵심이슈로 정했을 겁니다.

핵심이슈 : 우리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한국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가?

외국 회사가 이 핵심이슈에 대한 답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에 따르면 의사결정요소를 도출하고 변화동인을 규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 예에서는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곧바로 핵심변화동인을 설정해 보겠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다음의 2가지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불확실한 핵심변화동인일 겁니다.

핵심변화동인 1 : 고객의 정서 : 한국 기업을 선호할까, 외국 기업을 선호할까?
핵심변화동인 2 : 정부의 협조 : 협조적일까, 비협조적일까?

이 2개의 핵심변화동인으로 4개의 시나리오를 도출하면 다음과 같겠죠.

    시나리오 No.

고객의 정서

정부의 협조

          1

    한국기업 선호

        협조적

          2

    한국기업 선호

        비협조적

          3

    외국기업 선호

        협조적

          4

    외국기업 선호

        비협조적


이 4개의 시나리오에 대해 외국 회사가 택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위의 핵심이슈에서 정부로부터 진입 억제를 받는 상황을 전제했으므로, 다음과 같은 3가지 전략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3개의 전략대안만 고려하겠습니다.

전략대안 1 : 국내 진출 포기
전략대안 2 : 직접 진출
전략대안 3 : 국내기업을 통한 우회적인 진출

외국 회사는 과연 위에서 정한 3개의 전략대안 중에 무엇을 택할까요? 전략대안들과 시나리오들 간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먼저 '적합도 판단기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음의 2가지를 적합도 판단기준들로 채택될 수 있을 겁니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시장점유율 확보 가능성
적합도 판단기준 2 : 안정적 이익 확보 가능성

이 적합도 판단기준에 따라 각 전략대안의 적합성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산업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평가하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겠지만, 결과가 다음과 같이 나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시장점유율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국내진출 포기

전략 2 : 직접 진출

전략 3 : 우회적 진출

국내 선호 협조적

2

2

2

국내 선호 비협조적

2

1

2

외국 선호 협조적

1

3

3

외국 선호 비협조적

1

3

3

합계

4

9

10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이익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국내진출 포기

전략 2 : 직접 진출

전략 3 : 우회적 진출

국내 선호 협조적

2

2

3

국내 선호 비협조적

2

1

2

외국 선호 협조적

1

3

3

외국 선호 비협조적

2

2

2

합계

7

8

10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각 표의 합계 점수를 합산해 보면, '국내기업을 통한 우회적인 진출' 전략이 가장 최고의 전략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즉 외국 회사가 정부의 협조를 못 받을 경우에 국내진출을 포기하기보다는 우회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출처: www.hallaminternet.com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시나리오 플래닝이 지양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경쟁자가 최고가 아닌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쟁자가 어떤 전략을 최고의 전략으로 취할지를 미리 추정해보는 일은 의미가 있습니다. 미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속도가 중요시되는 기업환경에서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번다는 것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을 경쟁자의 입장에서 수행함으로써 상대방이 쥔 패를 미리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