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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20 의심을 의심하면 의심이 줄어든다 (2)


왠지 모르게 자신에 대해 의심이 들 때, 그리고 그런 의심이 자신감을 감소시키고 우울한 감정이나 초조함을 불러 일으킬 때, 사람들은 종종 그런 의심이 여러 면으로 좋을 것 없다고 느끼면서도 떨쳐버리지 못하곤 합니다. 사물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의심은 사고가 건강하다는 뜻이지만, 정도가 심하면 결심한 바를 바로 실행해야 하는데도 꾸물거리거나 방어적이 되고 맙니다. 자신이 생각해도 '자기 의심'의 정도가 지나쳐서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비록 일시적으로만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애런 위치만(Aaron L. Wichman)과 동료들이 제시하는 '의심을 의심하라'는 방법을 쓰면 도움이 될 겁니다.


위치만은 실험 참가자들이 평소에 느끼는 불확실함의 정도(의심의 한 종류)를 "나쁜 일이 생기면 그 이유를 모른다"와 같은 14개의 항목으로 측정했습니다. '자기 의심'에 대한 기질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죠. 그런 다음 위치만은 참가자들에게 단어를 재배열하거나 쓸데없는 단어를 제거해서 문장을 의미 있게 만드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참가자들 중 절반은 불확실함과 관련된 문장들로 게임을 했고, 나머지 참가자들은 불확실함과 관련 없는 문장들로 과제를 수행했죠. 





게임이 끝난 후에 참가자들은 도보 경주의 기록 향상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나서 성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8개의 원인에 대해 '확실히 이것이 원인이다'의 정도를 9점 척도로 측정하도록 요청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평소 불확실함의 정도가 높은 참가자들은 불확실함과 관련된 문장으로 게임을 하고 난 후에 도보 경주의 성적 향상 요인에 대한 불확실함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물을 의심의 눈길로 보는 사람들이 의심의 상황으로 자신도 모르게 프라이밍(priming)되면 오히려 의심이 줄어든다는 결과였습니다. 간단히 말해 의심을 의심하면 의심이 줄어든다는 뜻이죠.


위치만은 이 점에 착안하여 안구(eyeball)의 운동이 의심의 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위치만은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 과거에 불확실하고 의심스러운 상황에 빠졌던 경험을 글로 쓰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확실하고 자신감에 찼던 이야기를 쓰도록 하여 참가자들을 프라이밍했습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은 2분 동안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좌우로 혹은 상하로 움직으로 공을 따라 안구를 움직이는 과업을 수행했습니다. 알다시피 안구의 좌우 운동은 고개를 가로젓는 동작과 마찬가지로 '거부'의 감정을 유발하고, 안구의 상하 운동은 '승락'이나 '인정'으로 인식됩니다. 안구운동을 끝낸 참가자들은 '도날드'라는 가상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 '말다툼을 한다', '기부를 한다',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와 같이 도날드의 특성이라고 제시된 문장에 대해 '얼마나 그럴 것 같은지' 9점 척도로 평가함으로써 불확실함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측정 받았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불확실했던 이야기를 쓴 참가자들은 좌우로 안구를 운동시킨 후에 불확실함을 낮게 인식했습니다. 반대로 안구를 상하로 운동시킨 후에는 불확실함을 생다적으로 높게 느꼈죠. 확실하고 자신에 찼던 과거 경험을 쓴 참가자들은 안구를 상하로 움직였을 때보다 좌우로 움직였을 때 불확실함을 높게 인식했습니다. 불확실하고 혼란스럽고 의심스러운 상황에 빠졌을 때 그와는 다른 대상에 대해 의식적으로 의심의 수준을 높이면 오히려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조금은 헤어나온다는 점을 이 결과로 알 수 있습니다.


A가 의심될 때 B를 의심하면, (비록 일시적이겠지만) 전체적인 의심의 정도가 떨어진다는 것에서 보듯이 의심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인 모양입니다. 마치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인 것처럼 말입니다. 


의심에 빠져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의심을 의심해 보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게 이 실험의 시사점입니다. 개인적으로 항상 불안감을 느낄 때, 의사결정의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의심을 의심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메타-인식적'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의심에 빠진 자기 자신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개인의 정신적인 건강이나 조직의 올바른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겁니다. 한번 시도해 보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Aaron L. Wichman, Pablo Briñol, Richard E. Petty, Derek D. Rucker, Zakary L. Tormala, Gifford Weary(2010), Doubting one’s doubt: A formula for confidence?,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Vol. 46(2)


Comments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7.21 05:02

    의심이라는 마음의 문제와 안구운동과의 연관성은 이해할 수 없지만, 전체적인 글은 의심을 없애려면 내가 의심하는 그 모양새를 의심하면 효과가 있다...라고 이해했습니다. 내가 의심하는 건 확고한 근거없이 그저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이니 크게 신경쓸거 없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된다는 뜻일까요? 저는 그렇게 이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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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8.24 17:27 신고

      의심하는 자신을 제3자적 관점으로 보면 의심의 근거를 재고하게 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