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시리즈/유정식의 경영일기

의견 일치가 잘되는 팀의 팀워크는 사실 형편없다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 2026. 4. 20. 08:00
반응형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팀원이 이견 없이 회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보자"라는 격려를 서로에게 건넨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우리 팀은 팀워크가 참 좋아"라고 평가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팀원들 모두가 동의하고 찬성하는 모습은 높은 팀워크의 증거라기보다 오히려 팀이 겉돌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일지 모릅니다.

사실 무비판적인 동의는 진정한 합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하거든요. 그저 회의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섣불리 반대 의견을 냈다가 '모난 돌'로 찍힐까 두려워서, 혹은 어차피 내 의견을 말해봤자 바뀌는 것은 없을 거라는 '학습된 무기력' 때문일 수도 있죠.

여러분의 팀이 겉으로만 단결이 잘 되고 실제로는 팀워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다음 중 하나 이상이 발견된다면 여러분의 팀워크를 재고해야 할 겁니다.

 



1. 회의 후에 또 회의를 하는가?
회의실에서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회의가 끝난 직후 사내 메신저나 탕비실에서 "솔직히 그게 될 리가 없잖아", "현장을 너무 모르는 거 아냐?"라는 식의 뒷말이 나온다면 이것은 팀워크가 치명적으로 떨어진다는 신호입니다. 팀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이 매우 떨어져서 그저 갈등을 회피하려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2, 구체적인 행동이 아니라 '다짐'만 하는가?
"다 같이 노력해 봅시다", "앞으로 신경 쓰겠습니다"라는 말로 훈훈하게 회의가 끝난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한 역할 분담(R&R)과 실행 계획이 정해지지 않으면 그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비전 선언문을 근사한 액자에 담아 벽에 거는 것으로 그치는 조직이 바로 이렇죠.

3. 각자의 우선순위를 고집하는가?
혁신의 방향에 모두 동의했다고 해도 A팀원은 여전히 본인의 단기 실적에 매달리고, B팀원은 기존 프로세스를 고집한다고 해보세요. 이것은 각자 사일로(Silo) 안에 갇혀 있느라 혁신의 큰 방향에 헌신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자고 동의해 놓고서 기존처럼 결제와 보고 프로세스에 여러 단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헌신 혹은 조직몰입(commitment)는 논의 단계에서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논쟁 끝에 하나의 결론이 내려지면 그게 자기 의견이 아니더라도 마치 내 의견인 것처럼 전력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commitment입니다. 

오늘 회의를 끝내면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회의실을 빠져나간다면 그들을 다시 불러 자리에 앉히세요. 그리고 "우리는 왜 회의 결과에 아무 이견 없이 동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라고 문제 제기를 해보세요. 이견 없음이 좋은 팀워크의 모습이라는 관점에 이의를 제기해 보기 바랍니다. (끝)


*참고기사
https://www.fastcompany.com/91520073/5-signs-your-team-isnt-aligned-even-if-theyre-all-nodding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