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높다고 월요일 출근이 즐거울까요?
여러분의 연봉이 지금보다 2~3배나 인상되어 소위 '억대 연봉자'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세요. 아마도 금요일 퇴근길에 여러분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여유로운 표정을 지을 겁니다. 그런데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출근길을 서두르는 여러분의 기분은 어떨까요? 통장에 찍힌 숫자를 떠올리며 콧노래를 부를까요?
십중팔구 여러분은 무겁고 피곤한 표정을 지을 것이고 연봉 인상 전에 '아, 회사 가기 싫어'라고 했던 마음과 똑같을 겁니다. 연봉이 높아졌다고 해서 월요일 출근길 발걸음이 그만큼 가벼워지고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우리는 돈을 많이 받으면 기쁘게 일할 것이라 짐작하지만, 돈은 우리를 회사에 남아 있게(Retention) 만들 수는 있어도 웃으며 일하게(Engagement) 만들지는 못합니다.
와튼 스쿨의 마튜 킬링스워스(Matthew Killingsworth)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내 삶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확실히 올라간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는 돈이 주는 통제력과 삶의 여유 덕이라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근무 시간 중에 느끼는 행복감'은 소득 수준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연구 결과로 내놓았습니다.

킬링스워스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연봉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무거워지고, 더 높은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며, 자기 시간을 마음대로 통제할 자율성이 줄어듭니다. 돈은 개인 생활의 안락함을 보장하고 삶의 근심을 덜어주는 훌륭한 진통제이긴 하지만,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몰입의 즐거움과 동료와의 유대감을 높여주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게 연구의 결과입니다.
어느날 어떤 핵심 인재가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내면 보통은 회사가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제시함으로써 나가지 못하게 막는 조치를 취합니다. 당장은 핵심 인재의 이탈을 막았다고 안도할지 모르지만, 그후 해당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면 예전보다 못하다는 걸 발견하지 않나요?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돈이 아니라 과중한 업무로 괴롭히는 상사, 의미없는 업무의 반복, 성장 기회의 박탈 등이기 때문이겠죠.
높은 연봉은 '도망 못가게 만드는' 수단일지는 몰라도 더 높은 성과를 창출케 하는 부스터는 되지 못한다는 걸 (이제라도) 깨달아야 합니다. '너는 돈을 많이 받으니까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책임을 강조하기보다는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업무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인재를 관리해야 합니다. 연봉만 가지고 높은 성과를 유도하기보다 일의 의미, 동료들과의 관계 설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끝)
*참고기사
https://knowledge.wharton.upenn.edu/article/more-money-makes-people-happier-but-not-a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