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재료를 온라인에서 잘 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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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일상화되고 SNS와 유튜브가 우리 삶에 떼려야뗄수없는 매체가 되었기에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마다 도서판매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머지않아 출판시장 자체가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염려하는 이들이 많다.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이라는 출판인들의 입버릇이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분명 전통적인 의미의 독서 인구는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독서’ 자체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크게 늘었다! 독서라는 행위를 어디까지 포괄하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나는 블로그 글과 SNS를 읽고 웹사이트의 기사를 검색하고 정보성 유튜브를 찾아 시청하는 행위 역시 독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매일 읽고 소화하는 글의 양을 책과 비교해 따져보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수십 페이지 분량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일주일에 1~2 권 정도 읽는 셈이니, 이 정도면 다독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독서애호가 수준은 된다.
그러니 여러분이 SNS나 웹사이트를 보면서 “아, 책 읽어야 하는데…”라고 지나치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독서가다. 이렇게 서두부터 여러분을 ‘띄워주는’ 이유는 인터넷과 SNS 등 정보시대의 총아를 활용하는 데 지금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책 속에만 길이 있지 않다. 사이버 세계에는 보다 빠르고 보다 넓고 보다 신선한 정보가 가득하다.
책은 정보와 지식의 ‘밀도’가 뛰어나고 신뢰성과 학술적 가치 역시 높다는 장점이 있다. 책은 저자가 몇 년간 분투하며 응집시킨 지식의 결정체이기에(물론 훌륭한 책일 경우) 1~2만원의 책값으로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가성비 높은 ‘제품’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 역시 만만치 않다. 정보가 생성되어 독자에게 닿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도중에 내용에 변화가 생겨도 업데이트를 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개정판을 내는 방법이 있지만 알다시피 개정판을 내주는 출판사는 드물뿐만 아니라 개정판을 기대한 독자 역시 드물다(책 한 권 내는 데 최소 1,5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출판사가 몇 권 팔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라. 출판사의 마진은 20~30% 가량이다).
반면, 온라인 매체에 올라온 글들을 읽는 데 짧게는 몇 초, 길어봤자 몇 분 정도라서 읽기의 지속성 측면에서는 과연 이걸 독서라 말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정보와 지식이 단편적이고 미시적이라서 ‘숲을 보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래서 책을 멀리하고 대신 온라인 매체에만 의존하여 지식을 습득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디서 본 건 많아서 눈은 높지만’ 하나의 체계로 지식을 결정화시키는 능력이 약하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그러나 장점은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정보의 습득량과 다양성, 즉시성 측면으로 볼 때는 책(종이책과 이-북)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월등할 뿐만 아니라 업데이트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검색이 편하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 자료 수집의 원천 중 하나로 온라인 매체를 적극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어떻게 활용하는가?’일 것이다. 이제는 입 속의 혀처럼 아무런 거리낌없이 인터넷을 활용한다지만, 보다 전략적으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야 한다. 그저 SNS를 접속해 타임라인을 살피고 블로그 글과 온라인 기사를 보는 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고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을 여기에 소개할 테니 취사선택하기 바란다. 단, 여기서 말하는 방법은 책을 쓰겠다고 결심한 다음 책 저술에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각 잡고’ 수집하는 행위가 아니라, 다람쥐가 먹이를 모아 땅에 묻어 두듯이 언젠가 책에 쓰일 자료를 평소에 일상적으로 수집해 두는 방법이라는 점을 인지하기 바란다.
첫째, 매일 접속할 웹사이트 목록을 구성하라. 여러분의 관심 분야를 다루는 웹사이트가 적어도 몇 개는 될 것이다. 여러분이 해당 관심 분야에 어느 정도 발을 담구고 있다면 어떤 사이트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테니(그간 검색도 많이 했을 테니) 웹사이트 목록 구성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특정 분야를 다루는 국내 사이트가 별로 없거나 빈약한 경우도 분명 있다. 그렇다면 해외 사이트, 즉 영어로 된 해외 사이트(주로 미국 웹사이트)로 눈을 돌려보라. 고맙게도 수많은 사이트가 여러분의 레이더 안에 걸릴 것이다.
내가 이렇게 조언하면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저는 영어를 잘 읽지 못해서…” 평소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영어로 된 글을 읽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 여담이지만, 내가 페이스북에 미국 사이트의 기사를 링크해서 올리면 “핵심 내용을 번역 좀 해 주세요.”라는 장난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댓글이 종종 달리곤 한다. 분명 영어를 잘함직한 사람이 그런 댓글을 남기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영어 기사를 읽는다는 ‘인지적 부담’이 꽤 큰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영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 해외 사이트로 반드시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남들과 다른 ‘자료 수집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과 동일한 주제로 책을 내려는 사람이 우리말로 된 책(번역서 포함)과 웹사이트에 의존할 때, 그래서 어디선가 들어봄직했을 내용으로 계속 ‘울궈먹고’ 있을 때, 여러분이 해외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수집된 자료의 양과 질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으니 말이다. 차별화란 무엇인가? 남들과 ‘다른 물에서 노는 것’ 아닌가? 여러분의 책이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자료 수집의 원천부터 차별적이어야 한다.
나라고 영어 기사를 읽는 게 쉬운 건 아니다. 똑같은 양의 한국어 기사를 더 편한 마음으로 읽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20년 전) 꽤나 자연스럽게 영어 문장이 읽히는 까닭은 매일 조금이라도 영어 기사를 읽으며 꾸준히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하루에 영어 기사 하나(대략 A4용지로 2~4페이지 분량)를 3개월간 꾸준히 읽겠다는 목표를 실천해 보라. 빨리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렇게 3개월을 연습하면 기사 읽는 속도가 대폭 빨라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20년 전에 썼던 방법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둘째, RSS를 적극 활용하라. 웹사이트 목록을 어느 정도 구성했다면 각 웹사이트에서 RSS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살펴보라. RSS는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새로 올라오는 글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라서 편리하다. 이런 각 웹사이트의 RSS 피드를 모아서 서비스하는 사이트가 몇 군데 있는데, 나는 feedly.com 을 애용한다. feedly의 사용법은 해당 사이트에서 자세하게 설명하니 여기에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아래의 그림은 내가 feedly에 등록해서 받아보는 피드 중 일부를 보여준다.
feedly가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여러분이 미처 찾아내지 못한 해외 웹사이트(언어별)를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관심 분야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해당되는 웹사이트(그리고 RSS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다. ‘고양이’가 관심 분야라면 ‘#cat’을 검색해 보라. 아래 그림과 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이렇게 feedly에 웹사이트를 등록해 두면 매일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글을 ‘한곳에서 한꺼번에’ 읽을 수 있다. 나의 경우, 하루에 200~300개 정도의 글이 새로 올라와서 자칫 게을러지면 며칠 후에 1,000개 이상의 글이 쌓이곤 한다.
그러면 “그걸 진짜로 다 읽습니까?”라고 물어보고 싶을 것이다. 나는 “아뇨.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답한다. 그걸 다 읽으려면 아무일도 못할 것이다. 수백 개의 글 중에는 흥미로운 것도 있고 내 관심분야와 그다지 상관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미국 대선 이슈가 한창이라서 이와 관련된 기사(“대선이 끝난 후에 직원들을 실무에 몰입하게 하는 방법”과 같은)들이 종종 나오는데,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하기 때문에 글 제목만 보고 그냥 넘겨버린다. 글의 제목을 보고 내 관심 분야와 일치하거나 읽고 싶어지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면 클릭해서 본문을 읽곤 한다.
이렇게 매일 나에게 ‘간택’된 글은 10~20개 가량이 된다. 이 말은 내가 하루에 읽는 기사 수가 그 정도 된다는 뜻이다. 기사 하나를 읽는 데 평균 3~5분 정도 소요되니까(어려운 글은 더 오래 걸린다), 하루에 적어도 1시간 정도를 영어 기사 읽기에 소요한다. 배정한다고 해서 특정 시간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고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그때마다 접속해서 읽는다. 언제 읽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 이 ‘루틴’을 수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에 한 가지 팁이 있다. 만약 하루에 수백 개의 새 글이 올라오면, 글제목들만 읽는 것도 ‘영어라서’ 버겁게 느껴질 것이다. 이럴 경우, 글제목들이 올라온 브라우저 화면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기능을 써보라. ‘구글 번역기’를 돌린 결과이기 때문에 번역된 글제목들이 어색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해당 글이 어떤 주제를 말하려고 하는지는 비교적 정확히 유추할 수는 있다. 이렇게 한국어로 번역된 글제목들을 죽 살피면 어떤 글을 읽어야 할지 금방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내가 애용하는 팁인데, 시간 절약에 아주 효과적이다. 물론 본문을 읽을 때는 번역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발번역’된 문장을 읽는 게 더 고통스러울 것이고 글 내용을 오해하기 쉬울 테니 말이다.
[세 줄 요약]
웹사이트는 일상적인 자료 수집 수단으로 매우 훌륭한 수단이다.
국내 사이트에 연연말고 해외 사이트(영어로 된)로 눈을 확장하라
RSS를 적극 활용하여 매일 일정량의 기사를 읽는 습관을 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