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컨텐츠/리더십 및 자기계발

팀장이 금요일 오후에 반드시 해야 할 일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 2020. 2. 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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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업무를 어떤 직원은 한 두 시간 안에 끝내지만, 다른 직원은 하루종일 붙잡고 있어도 끝내지 못하곤 한다. 또한, 어떤 직원은 팀장의 기대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훌륭한 아웃풋을 가지고 오지만, 다른 직원은 지시한 수준에 못미치거나 '구멍이 숭숭 뚫린' 저급한 아웃풋을 내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직원들의 역량 수준과 경험이 제각기 다를뿐더러 업무에 대한 몰입 정도가 또한 다르기 때문에 늘 팀 내에서 발생하는 팀장의 골치거리일 것이다. 아무래도 자신도 모르게 혹은 의도적으로 팀장은 빠른 시간 안에 일을 훌륭하게 처리하는 직원에게는 중요하고 긴급한 일을 몰아주고 업무처리 속도와 아웃풋의 품질이 저조한 직원에게는 상대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고 바쁠 것도 없는 일을 배정하게 된다. 특히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거나 단기적 성과가 절실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업무량 편중 문제가 심각해지고 만다.

업무량 편중이 문제가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우수직원은 자신에게 일이 몰리는 상황을 부당하다고 여기고 조직을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신이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를 우수하게 수행한다 해도 별다른 보상이 없다면 '억울한' 것이 인지상정이다. 특히 '일도 못하고 뺀질거리면서도' 본인과 동일한 보상을 받는 동료들이 곁에 있으면 우수직원의 동기는 급격하게 저하된다. 번아웃되거나 조직을 떠나고 만다. 우수직원에게 중요하고 긴급한 일을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어쩌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업무량 편중이 우수직원에게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역량과 성과 수준이 떨어지는 직원들 역시 자신들에게 부여되는 업무가 우수직원에게 주어지는 업무보다 상대적으로 저급하다고 여기면, 비록 자신의 역량 및 경력 수준이 모자른다고 생각하더라도 일에 대한 도전의지와 흥미를 잃어 버리고 만다. "왜 만날 나에게 이런 일만 시키는가?" 불만을 가질 뿐더러 일을 통한 역량 계발의 기회, 성과 창출을 통한 승진의기회 등을 발탁 당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역시나 동기 저하를 경험한다. 그렇게 되면 팀 역량 수준이 향상될 가능성은 물건너 간다. 물론 자신에게 적은 업무량이 배정된다는 것을 '해피하게' 여기거나 어떻게든 자신에게 일이 적게 주어지도록 교묘하게 행동하는 직원이 극소수 존재하긴 하지만, 여기에서는 논외로 한다(첨언하자면, 이들은 팀장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금세 발각된다).

이렇듯 우수직원에게나 보통직원에게나 업무량 편중이 문제점을 일으키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서 팀성과를 훌륭히 창출해 내면서도 여러 직원들에게 일을 공평하게 배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가 팀장에게 주어진 숙명적 과제들 중 하나가 된다. 그렇다면 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경우라도 문제적 상황이 발견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상(As-Is)'을 파악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문제를 인식하기보다는 과연 어떤 직원에게 현재 어떤 업무가 배정되어 있는지, 그 업무는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업무가 일정에 맞게 수행되는지, 그리고 중간 산출물의 품질은 어떠한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런 현황 파악이 있어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데, 과연 이런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는 팀장들이 얼마나 될까? 나는 금요일 오후에 따로 시간을 내어 이런 작업을 수행할 것을 조언한다. 직원들이 산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 그때그때 업무를 조정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간트 차트(Gantt chart)'를 만들거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그런 다음, 다음의 질문을 던져 현황을 면밀하게 분석하라.

- 업무가 과도하게 편중된 직원이 누구인가?
- 업무가 기대보다 적게 주어진 직원은 누구인가?
- 각 업무가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어 있는가?
- 일정보다 빠르거나 느려진 업무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중간산출물의 품질이 기대보다 뛰어난 업무는 무엇인가?
   그렇지 못한 업무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각 직원이 현재 가지고 있는 애로사항이 무엇인가?

- 어떤 직원과 언제 면담을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매주 정기적으로 던져 문제를 발견하라. 그런 다음, 월요일 아침에 열리는 주간회의 때 직원들에게 (선별적으로) 문제를 밝힌 다음, 해결책에 대한 의견을 모으거나 팀장 본인의 생각을 제안하라. 필요하다면(혹은 민감한 사안이라면), 문제가 있는 직원들을 1대 1로 만나서 현황에 대한 팀장 본인의 판단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같이 논의하는 과정도 있어야 한다. 

둘째, 일한 시간이 아니라 아웃풋을 기준으로 직원들의 성과를 인정하라. 직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량을 본인이 각 업무에 쏟은 시간을 가지고 평가하는 경향이 크다. 아웃풋의 품질이 높지 않더라도, 업무의 난이도가 절대적으로 평이하다 해도, 자신의 역량과 스킬이 높지 않아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더라도, 일단 업무를 붙들고 있는 시간으로 업무량을 판단한다. 비슷한 수준의 업무를 맡은 동료가 자신보다 일찍 퇴근한다면, 동료의 업무 속도와 품질이 자신보다 우수하다 해도 동료에게 주어진 업무량이 자신보다 적다고 오해를 하곤 한다.

이런 오해를 막기 위해서는 일한 시간 혹은 페이스 타임(face time, 회사에 오래 남아 있는 시간)이 아니라, 각 직원이 내놓은 아웃풋을 기준으로 공개적으로 칭찬하거나 팀장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보상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일찍 성과를 내고 퇴근하는 우수직원을 향해 불만을 가지거나 공개적으로 불평을 낸다면 이를 저지하고 오해를 불식시킬 책임은 팀장에게 있다. 성과 중심의 조직이란 단순히 일한 시간이 아니라 성과를 중시하고 보상하는 조직 아니겠는가? 진정한 생산성이 무엇인지 직원들에게 충분히 각인시켜라.

 



셋째, 일을 못하면서 열의도 없거니와 심지어 동료에게 부정적 기운을 전달하는 직원을 배제시켜야 한다. 많은 이들에게 질문을 던져 본 결과, 직원들은 우수직원이 자신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경우보다 일 못하고 열의 없고 뺀질거리는 직원들이 자신과 같은 연봉을 받는 경우에 더 분노한다. "왜 저 친구는 놀면서 회사 다니는데, 팀장님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면 실제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량을 과중하다 여길 것 아니겠는가? 그런 뺀질이 직원들에게 확실하게 경고하고 기대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라. 계속 뺀질이처럼 직장생활을 한다면 배제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려라. 직원들에게 대한 가장 큰 보상은 좋은 동료들과 같이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넷째, 업무가 상황에 따라 편중될 수 있음을 우수직원들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그 결과를 보상하라. 단기적인 대처를 위해 혹은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직원에게 일이 몰리는 경우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중요하고 긴급하며 어려운 업무를 우수직원에게 위임할 때 팀장은 이를 솔직하게 언급해야 한다. 팀장이 어떻게 지원할지, 진행되는 동안 서로 어떻게 소통할지 등을 충분히 논의함으로써 우수직원이 충분히 배려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리고 분명히 기억했다가 (기록해야 한다!) 나중에 평가 결과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팀성과에 기여한 만큼 평가하고 보상하라. 이런 당연한 말을 하는 이유는 '승진 돌려먹기'와 연공서열, 다른 직원들 눈치보기 등 때문에 현장에서 자주 실종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역량을 키울 직원을 매주 고민하라. 긴급하고 중요한 상황이라고 우수직원을 혹사시키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다.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다. 어느 직원을 우수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그 직원에게 중요한 업무를 맡긴 적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번 빠진 '확신의 덫' 때문에 우수직원이 될 수 있는 직원의 잠재력을 보지 못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매주 금요일, 자신의 업무 배정 현황을 들여다보면서 '역량을 실험해 볼 직원'을 정해볼 필요가 있다. "이 직원은 이 업무(혹은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없지만 한번 시켜봐야겠어."라고 말이다. 각 직원의 잠재력을 겉으로 드러내고 역량을 향상시킬 방법은 실제적인 업무 수행이 유일하다. 이런 시도는 팀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가장 레버리지가 큰 방법이다.


물론 이런 여러 가지 해결책을 강구한다 해도 모든 직원들에게 기계적으로 똑같은 업무량을 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업무량 과중에 대한 불만을 완전히 불식시킬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런 이룰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욕심은 버려라. 팀장 자신이 직원들에게 업무를 배분하는 잘못된 습관과 관행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달성해야 할 진짜 목표는 모든 직원의 동기를 저하시키지 않고 번아웃을 막으며 업무역량과 스킬을 향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오늘은 금요일이다. 오후에 시간을 내어 업무 배분의 As-Is를 냉정하게 평가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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