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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주커버그가 과학책을 읽는 이유는?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 2019. 9. 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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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새 책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과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분야로 여깁니다. 더욱이 조직을 이끌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업무적 역량을 높이는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과학은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한 학문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과학의 산물이 아닌 것을 찾아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은 제가 가려 뽑은 55개의 ‘생활밀착형’ 과학 이슈를 통해 과학 지식과 과학적 사고력은 물론이고 그 속에 숨은 비즈니스 및 자기 계발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전문 경영인은 물론이고 ‘일잘러’가 되고 싶은 직장인과 한층 더 성장하고 싶은 학생들은 기업 경영과 조직 관리, 리더십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경영하고 혁신할 수 있는 과학적 전략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읽고,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 읽는 데 부담이 없을 겁니다. 

 

다음은 이 책의 머리말입니다. 책이 어떤 취지로 쓰였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책 선택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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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독서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1년에 두 번 1주일의 ‘생각 주간’을 갖는다. 그는 별장에 들어가 일주일 동안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독서와 사색에 집중하며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그가 2010년부터 본인이 읽고 감명 받은 책을 공개하고 있는데, 그의 추천 목록에 오르면 삽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출판 및 독서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추천 목록을 살펴보면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등 거의 모든 영역이 망라되어 있는데, 흥미롭게도 경영자 출신답지 않게 과학 관련 도서가 꽤 많이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The Gene>, <랜들 먼로의 친절한 과학 그림책 Thing Explainer>,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Lectures On Physics>, <백신 Vaccine>, <여섯 번째 대멸종 The Sixth Extinction> 등이 있다.주1)  오히려 순수한 경영 관련 도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역시 <면역에 관하여 On Immunity>, <과학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생명설계도 게놈 Genome> 등의 과학서를 탐독하는 CEO로 알려져 있다.주2)

 


게이츠와 주커버그, 그들은 왜 과학책을 읽을까? 내 경험상 기업의 리더들은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경제 상황과 정치 환경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설명하는 것에는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그런데 과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내가 과거에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란 책을 썼다고 말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과학’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책이 어렵겠네요”라며 이맛살부터 찌뿌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혹자는 그 책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는 이유가 제목에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경제와 정치는 현대인의 교양이자 상식이라고 여기면서 과학은 자기계발이나 경영과는 아무 상관없는, 과학자들이나 고민할 영역으로 치부하는 듯하다. 이렇게 ‘과학하면 쌀이 나와, 돈이 나와’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게이츠와 주커버그의 추천 과학도서 목록 자체가 따끔한 충고가 아닐까?


뛰어난 리더들이 과학서를 즐겨 있는 이유는 과학이 경제나 정치와 같은 생활밀착형 학문이기 때문이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중 거의 모든 것들이 과학적 사고와 실험의 산물들 아닌가? 손에 들고 있는 이 책 역시 곰곰이 따져보면 종이 생산, 잉크 제조, 인쇄 과정 등 모두가 과학과 공학의 산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짜로 ‘밥을 먹여주는’ 1차적 학문 아닌가? 요즘 큰 관심이 집중돼 있는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총아들은 수천 년간 축적된 과학과 공학이라는 거인의 어깨가 없었더라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학은 내 일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테슬라Tesla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이야기를 계기로 그런 단정을 재고하기 바란다. 긍정적인 의미의 몽상가라고 말할 수 있는 그는 사업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실천 방법을 찾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과학서를 읽는다. 그가 스페이스X(SpaceX, 머스크가 창업한 민간우주탐사 기업)라는 사업을 구상하던 때,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했지 로켓 과학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영자였다. 그는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고든(James E. Gordon)이 쓴 <구조: 물건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Structures: Or Why Things Don’t Fall Down>라는 책을 통해 구조 설계의 기초를 습득했고 로켓 발사의 원리를 익히기 위해 화학자 존 클라크(John D. Clark)가 쓴 <점화 Ignition!>까지 섭렵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책의 도움으로 스페이스X의 CEO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최고 설계 책임자로도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리더들에게 과학은 일상생활과 유리된 ‘그들 만의 리그’가 절대 아닐 뿐더러 소설책을 읽듯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임을 알리기 위해 쓰였다. 그렇기에 출퇴근길에도 쉽게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게 서술하는 구성을 따랐다. 직업이 경영 컨설턴트인지라 누군가에게 사실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개인과 조직에 어떤 시사점이 있고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크다. 그래서 과학 이야기를 하면서도 각 장의 말미에는 개인으로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혹은 기업의 리더로서 과학적 사실을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시사점을 간단하게 언급했다. 이 책을 통해 생활밀착형 학문인 과학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고 이용하기를 바란다.

전작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가 과학에 어느 정도 관심이 많은 독자를 타겟으로 했다면, 이 책은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별로 없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썼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목차를 보고 흥미를 느끼거나 도움이 될 만한 장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과학자가 아닌 자가 썼기에 심화된 내용을 원하는 독자에겐 오히려 지적 갈증을 유발할지도 모르겠다. 책 말미에 참고문헌(논문이나 기사)을 가능한 한 자세히 달아 두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또한, 전작에서 소개했던 주제들 중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하고 유용한 것들 몇 개를 이 책에 수정 게재했음을 밝힌다.

부디 이 책이 리더들에게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무너뜨리고 본격적이고 좀더 전문적인 과학책 읽기로 확장해 가는 데 작게나마 기폭제 역할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주1) 빌 게이츠 추천도서 https://www.businessinsider.com/bill-gates-favorite-science-books-2017-6, https://www.hundreader.com/ko/catalog/1234627

 

주2) 마크 주커버그 추천도서 https://www.businessinsider.com/science-books-mark-zuckerberg-recommends-2017-8#genome-by-matt-ridle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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