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시각으로 환경을 바라보라   

2011. 1.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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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성공 여부는 환경의 변화 방향을 옳게 파악하는 데에 달렸음을 누구나 압니다. 영화 '백투더퓨처'에 나오는 악당이 과거에서 훔쳐온 '스포츠 연감'으로 떼돈을 벌었듯이, 미래의 모습을 털오르라기 하나까지 훤히 들여다 보는 능력이 있다면 시장을 한순간에 장악할 경쟁력을 갖출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매우 불확실해서 그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는다는 데 있습니다. 누구나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하지만, 예측하려 하면 할수록 미래는 손에 쥐면 빠져나가는 물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를 탐색하는 일을 그만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지 예측하지 말라는 뜻이죠. 미래를 하나의 확실한 모습으로 확정지으려는 예측보다는, 불확실성이 낳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에 집중하고 그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현명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탐색해야 하겠죠.



환경의 변화를 탐색하는 일은 ‘사금(沙金) 캐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금 캐기는 강 밑의 모래를 한 가득 체로 떠서 필요 없는 것들을 물에 흘려 보내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금만 세심하게 채취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이처럼 의사결정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환경의 변수를 모두 끄집어 낸 다음에 적절치 않을 것들을 제거하고 정제하는 것이 환경의 변화를 탐색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관련 있다 싶은 모든 것을 ‘마구’ 생각해 낸 다음에 하나씩 골라내는 것이 성공 포인트입니다. 금 덩어리 하나가 만들어지려면 사금 조각들이 적어도 수백, 수천 개가 모여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러분이 환경의 변화를 탐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상식을 경계해야 합니다. 시금치가 철분이 많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철분 함량을 논문에 잘못 기재하는 바람에 생긴 오해인 것처럼, 상식 중 많은 것들이 사실과 다릅니다.

정부와 기업의 자발적인 탄소 배출 억제 노력이 성공을 거둬서 온난화의 위험을 막으리라 기대하겠지만, 인간의 힘으로 중지시킬 수 없는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변화동인을 규명할 때 여러분의 상식은 선입견으로 돌변합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여러분의 상식을 다시 검토하기 바랍니다.

둘째, 트렌드 중 많은 것들이 역(易)트렌드와 쌍을 이룸을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보급으로 인해 중개자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제품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소위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가 대세가 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개자들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정보가 홍수를 이루면서 ‘좋은 선택’을 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졌기 때문에 가격 비교 사이트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중개자들이 출현하는 ‘재중개화(re-intermediation)’ 현상이 역트렌드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어떤 것이 환경의 변화라고 인식될 때마다 반드시 그것과 반대되는 현상이 존재하는지 검토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셋째, 책상을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야 합니다. 환경의 변화를 탐색하면서 아이디어의 빈곤에 시달리게 됩니다. 바로 그럴 때가 책상을 박차고 나갈 때입니다.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신약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100명이 넘는 전문가와 인터뷰하고 토론을 벌여 잠재적인 환경변수 목록을 작성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여러분은 경영진과 전문가 집단의 아이디어로부터 풍부한 환경변수의 풀(pool)을 구축하기 바랍니다.

넷째,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영역도 탐색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어두운 밤길을 가다가 무언가를 잃어버렸다고 해보십시오. 가로등 아래는 환하지만 다른 곳은 아주 캄캄할 겁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게 가로등 아래를 위주로 살펴보게 될 겁니다.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 잃어버린 물건이 떨어져 있을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입니다. 평소에 잘 알고 익숙한 영역만을 집중해서 환경의 변화를 찾으려 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환경의 변화는 관련 산업의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부에서 발생하여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출판업자라면 환경문제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삼림의 파괴로 나무가 사라져 종이값이 폭등하면 도서 원가의 급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수익성이 악화시킵니다. 따라서 환경 파괴는 중요한 환경변수 중 하나가 돼야겠지요.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피에르 왁(Pierre Wack)은 ‘말[馬]의 시각’으로 환경을 바라보라고 조언합니다. 말의 눈은 머리의 양 옆에 달려 있어서 앞쪽보다는 가장자리의 초점이 더욱 명확합니다. 이처럼 환경의 변화를 탐색할 때는 익숙한 것만 바라보지 말고 시각을 확대해서 주변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열심히 ‘곁눈질’해야 함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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