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라면 까라'는 회사에 다닙니까?   

2010. 8.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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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고(Group Think)'란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또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란 말도 많이들 접했을 겁니다. 우리말로는 똑같이 '집단'이란 말이 들어가서 비슷한 듯하지만, 이 두 용어는 뜻이 완전히 다릅니다. 집단지성은 긍정적인 현상을 가리키는 반면, 집단사고는 조직이 관료화되면서 나타나는 병폐이기 때문입니다.

집단사고란, 집단의 단결력을 유지하고 갈등을 회피하려는 무언의 압력이 형성되어 반대의견을 묵살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결국은 크게 실패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이 말을 처음 만든 사람은 어빙 제니스(Irving L. Janis)입니다.

제니스는 그의 책에서 케네디 정부의 피그만 침공 실패를 '집단사고'의 대표적인 예로 듭니다. 그리고 집단사고가 나타나기 쉬운 조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을 하죠.


그의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자가진단표를 만들어 봤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을 대상으로 다음의 문장에 '예' 혹은 '아니오'로 대답함으로써, 얼마나 집단 사고가 팽배해 있는지 조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16개의 항목입니다.


- 회의에서 가장 선임인 자만 이야기한다.

- 경력으로 입사한 직원이 적응을 잘하지 못한다.

- 경영자나 직원들이 서로의 단합(공적으로, 사적으로)을 자주 강조한다.

- 공석에서 누군가가 튀는 행동과 말을 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 직원들이 과거의 성공신화에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반대의견 없이 거의 만장일치로 결정이 내려지는 편이다.

- '우리는 항상 그런 식으로 해왔어'란 말을 자주 하거나 듣는다.

- 시장환경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간다.

- '우리 사전엔 패배란 없다'란 정신이 충만하다.

- 주축을 이루는 경영진(임원 이상)들이 평소에 화를 잘 내는 성격이다.

- 대부분의 '타당성 분석'들은 이미 내려진 의사결정을 합리화하는 과정이다.

- 반대의견을 낸 자에게 '입증할 책임'을 요구한다.

- 크건 작건 회의가 자주 열린다.

-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 구성원들의 사회적 배경(학력, 전공, 출신지, 성별, 경력 등)이 거의 비슷하다.

- 경영자나 관리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떠벌리길 좋아한다.


다 대답하셨나요? 그렇다면 '예'라고 응답한 개수가 몇 개인지 세어보세요. 개수에 따른 '집단사고 위험지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12 ~ 16개(매우 위험) : 최고경영자 혼자 매번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충성스러운 구성원들이 뒤치닥거리를 하는 조직. 집단 사고에 의해 언젠가 큰 실패를 겪게 될 위험이 매우 큼

8 ~ 11개 (위험) : 겉으로는 반대의견을 장려한다고 말하지만, 중요 의사결정은 모두 소수의 이너 그룹(inner group)이 주도하는 상태. 외부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면 모두들 최고경영자 입만 쳐다봄

4 ~ 7개 (경계) : 대체로 양호한 조직. 조직이 관료화되면서 집단사고가 서식하지 않도록 탄탄한 조직문화를 배양해야 함

0 ~ 3개 (안심) : 반대의견을 활발히 수용하고 갈등을 권장하는 건강한 조직.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감정적으로 미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적인 갈등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많이 오해합니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란 말을 생각보다 잘 지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괜히 반대의견을 제시했다가 갈등이나 일으키진 않을까 두려워해서 집단사고를 '무럭무럭' 키우고 말죠.

어빙 제니스가 자신의 책에서 집단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을 여러 개 제시했지만, 그 첫걸음은 공과 사를 깔끔하게 구별하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을까요? 자세한 내용은 그의 책을 살펴보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집단사고의 조직입니까, 아니면 집단지성의 조직입니까? 글자로는 두 자 차이지만, 그 결과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혹시 여러분은 '까라면 까라'는 회사에 다니는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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