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 어떻께 정할까?   

2010. 1. 1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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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도 실적에 대한 결산이 마무리 되고 3월 정도가 되면 각 기업들은 금년도의 적정임금인상률, 즉 Base-Up을 어느 정도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경총이나 노동연구원에서 발표되는 적정임금인상률에 대한 권장안이 있지만, 그것들은 거시적인 경제지표에 근거하여 내 놓은 것이라서 자사의 실적 향상 여부, 임금 인상에 대한 업계의 분위기와 같이 회사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죠.


지난 번에 '직원들의 연봉을 얼마나 올려줄까'란 글에서 '기본급인상률기준'이란 말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적정임금인상률입니다. 헌데, 그 글에서는 회사가 목표로 한 순이익에 얼마나 달성했느냐의 여부와 개인별로 얼마나 역량평가등급을 받았는지에 따라 적정임금인상률을 정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회사의 목표 달성 여부만 반영됐을 뿐, 회사의 '외적요소'는 적정임금인상률 결정에 반영되기 않았기 때문입니다. 외적요소란 바로 거시적인 경제상황, 경쟁사의 급여 인상 분위기, 우리 회사와 경쟁사 간의 급여 경쟁률 등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회사 외부의 상황과 분위기를 반영하는 정량적인 모델들을 간단하게 소개할까 합니다. 물론 이 모델들이 100% 정확하다고 장담하진 못하지만, 주먹구구식으로 해왔던 기존의 방법을 지양하고 여러 가지 각도로 적정임금인상률을 탐색해 보는 기회가 되기 바랍니다.

첫 번째 방법은 Catch-Up Model 입니다. 경쟁사와 자사(自社)와의 급여수준의 Gap을 좁히도록 임금 인상률을 정하는 방법이죠. 이를 위해 먼저 경쟁사를 벤치마킹하여 직급별, 직군별 임금 수준을 알아내야 하는 어려움(또는 기관을 이용할 경우 비용이 듦)이 있지만, 임금 수준을 경쟁사와 비슷한 조건에 맞춰주기 위한 의도라면 사용해 봄직한 모델입니다. 

이 모델을 쓰려면 우리 회사와 경쟁사의 임금 Gap이 얼마나 큰지 잘 살펴야 하는데, 자칫 한꺼번에 Gap을 따라 잡으려다가 지불능력(solvency)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Gap의 25%씩 4년에 걸쳐 따라잡는다는 식으로 적용하기를 권합니다.

두 번째는 거시지표 적용법입니다. 이 방법은 작년도 물가상승률, 예상 인플레이션, 취업자 증가율의 지표를 가지고 적정임금인상률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헌데, 이와 같은 수치들은 일반기업에서 추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총, 노동연구원, 민간경제연구소 등에서 내 놓는 적정임금인상률안을 적절하게 수용합니다. 실무적으로는 가장 낮은 수치와 가장 큰 수치를 제외한 나머지 안을 가지고 가중평균하는 방법을 씁니다.

매년 말 노동부에서는 산업별, 회사규모별 임금상승률 통계를 내 놓는데, '동종산업의 임금상승률'과 '유사규모기업의 임금상승률'을 가중평균해서 구하기도 합니다. 보통 동종산업에 더 큰 가중치(예:70%)를 부여하지요. 이렇게 해서 나온 값이 작년도 물가상승률보다 높으면 적정임금인상률로 채택하면 됩니다.

세 번째는 경쟁사의 금년도 임금 인상률을 벤치마킹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위의 Catch-Up Model과 비슷한 듯하지만, 경쟁사의 평균급여인상률을 직접 알아내어 자사의 임금 인상률 산정에 반영하는 방법입니다. 경쟁사는 상세한 임금 수준을 공개하는 데에는 인색하지만, 평균임금인상률 정도는 쉽게 공개하기 때문에 Catch-Up Model 보다는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을 실무에서는 가장 많이 쓸 겁니다. "그 회사는 얼마나 올린데?" 라고 묻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급여인상계획을 결정하고 나서야 이 질문에 답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은 그리 권장할 만하지 않습니다. '따라쟁이'식 임금 인상 결정은 보통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방법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하, 인건비 비율)을 사용하는 것인데, 다소 복잡하지만 임금 인상률의 논리를 확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회사의 지불능력을 보호하는 데에도 좋은 방법이지요. 먼저 경쟁사들의 인건비 비율을 대강 살펴보고, 자사의 작년도 인건비 비율과 비교하여 금년도 인건비 비율의 목표치를 정합니다. 이 값은 자사의 생산성 증대계획과 맞물려 결정되겠죠.

그런 다음, 이 값을 금년도 매출액 목표와 곱하여 금년도 목표인건비총액을 구합니다. 그리고 인력계획에 근거해 금년도 예상평균인원수를 산출하여 1인당 인건비 예상값을 추정합니다. 이 값과 작년도 1인당 인건비를 비교하면 적정한 임금 인상률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매출액 목표와 인건비 비율 목표가 얼마냐에 따라 임금 인상률이 과도하게 계산되어 나오기도 하므로 적절한 수준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보통, 세 번째 방법에서 알아낸 경쟁사 임금 인상률 평균의 1.3 배를 넘어서지 않게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위의 4가지 모델을 종합하여 결정하는 방법입니다. 즉, 각 모델에서 알아낸 값들을 가중평균하여 결정하는 것이죠.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경험상 신뢰가 가는 방법에 높은 가중치를 준줍니다. 경쟁사를 따라가고자 한다면 Catch-Up Model이나 세 번째의 벤치마킹 모델에 가중치를 높게 주고, 생산성 증가와 인건비 증가 수준을 적절하게 조화시키고 싶다면 인건비 비율을 사용한 네 번째 방법에 높은 가중치를 주면 되겠죠.

적정임금인상률을 정하는 문제는 기업들이 매년 겪는 고민 중에 하나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모델처럼, 가능한 한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씀으로써 노사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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