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失手)를 논하다   

2009. 10. 2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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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失手)'를 주제로 트위터에 연속적으로 올린 글을 모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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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들은 흔히 "실수를 통해 배운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가 실수하면 "무능하다"고 비난부터 한다.

2. 실수를 저지르면 '자기정당화'의 프로세스가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관중석에서 레이저를 쏴서 어쩔 수 없었어요"라고. 그래서 실수를 통해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 

3. 실수를 통해 배우려면 그걸 여러 번 재생하며 복기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되도록 빨리 실수를 털어내려고 한다. 

4. 실수를 통해 배우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이 실수는 바로 내가 저질렀다"라고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5. 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사람일수록 실수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같이 똑똑한 사람이 실수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실수를 통해 배우지 못한다. 

6. 남의 실수를 지적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자기정당화로 똘똘 뭉친 상대방이 완강히 거부하는 것은 물론, 당신을 증오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7. 다른 사람의 실수를 지적할 때 "넌 도대체 왜 그 모양이냐?"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자기정당화의 벽을 쌓는다. 그리고 절대 실수로부터 배우려 하지 않는다. 

8. 타인의 실수를 잘 지적하고 깨닫게 하려면 그 사람 자체의 기질, 성격, 학력 등 귀인적 요소를 절대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 그 대신, 실수하게 된 "상황"을 지적해야 한다. 

9. 타자가 10번 중 3번만 안타를 쳐도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에서 혹은 학교에서 어쩌면 9할 이상의 타율을 요구 받는 세상에서 산다. 실수가 곧 죄악이 돼버린 세상인 셈이다. 

10. 실수는 미련하고 못났다는 증거가 아니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증거다. 

11.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대표적 집단은 권력집단이다. 첫째, 위신이 깎이는 게 두려워서. 둘째, '위대한 자신'들은 절대 실수할 리가 없다고 믿기 때문에. 

12. 존 F. 케네디 "실수의 책임은 나에게, 그리고 나에게만 있다"고 말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내가 직접 잘못한 것은 없지만, 내 임기 중의 일이니 책임은 지겠다"고 말했다. 누가 위대한가? 

13.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치면 자신의 권위가 추락한다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이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친 자에게 명예라는 왕관을 씌워준다. 

14.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기억을 왜곡한다. 이것이 개인이나 국가에게 닥칠 불행의 씨앗이다. 조지 W.부시는 아직까지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15. 실수를 통해 배우지 않는 사람을 판별하는 방법 1 : "척 보면 안다구" 또는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알아?"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 

16. 실수를 통해 배우지 않는 사람을 판별하는 방법 2 : 다른 사람이 실수를 저지르면 비난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 

17. 실수를 통해 배우지 않는 사람을 판별하는 방법 3 : 그들은 대개 수동태 문장을 쓰거나 3인칭 주어를 자주 사용한다. 반면 실수를 통해 잘 배우는 사람은 대개 1인칭의 능동태 문장을 쓴다.

18. 실수를 통해 배우지 않는 사람을 판별하는 방법 4 : 실수에 대한 변명으로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난 내 감정에 충실했다고" 등 자신의 선천적 기질에 핑계를 돌린다. 

19. "역사는 승자가 쓰지만, 회고록은 패자가 쓴다"는 말이 있다. 실수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승자가 되려고 하기 때문이다.

20. 실수나 착오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가해자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비난하고 괴롭힌다. "피해자는 피해를 당해도 싸다"고 말해야 실수가 아님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 실수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실수를 덮으려고 점점 무모한 선택을 하려고 한다. "크게 성공하면 지난 번 실수를 지워버릴 수 있을 거야"라면서. 

22. 성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23. 실수하지 않는 인생보다 실수를 인정하고 배우는 인생이 아릅답고 위대하다.


여러분 실수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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