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포로들은 어디로 갔을까?   

2009. 5.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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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거제도에 갔으니, 거제도 포로 수용소를 봐야겠다 싶어서 올라오는 길에 들렀다.
아우슈비츠와 같은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실망스럽다.
조경이 잘 된, '근린공원'의 분위기가 강하다.
거제도 수용소는 학살과 인종 청소를 목적으로 세워진 곳이 아니라 그럴까?

그 당시의 구조물 몇개는 남았으리라 기대했는데, 애석하게도,
아니 예상대로(?) 하나도 보지 못했다.
밀랍으로 만들어진 인형과 발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구조물 모습에서
급히 만든 기획의 냄새가 물씬 났다.
나름 애쓴 듯 하지만 관람객의 눈과 귀를 확 잡아끄는 아이템이 없었다.

더욱 기가 막힌 일은 수용소 위를 가로지르며 건설 중인 고가도로였다.
역사적인 장소를 의미있게 보존하지는 못할 망정 적극적으로 훼손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앞으로 쌩쌩거리며 달릴(나도 그 위를 달릴지 모르지만) 광경과 굉음을 생각하면...

스피커에서 내내 울리던 군가 소리, "힘차게 전진하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아, 내가 어느 부대로 면회 온 듯한 느낌...

우리나라 명승지 관리, 왠지 2%가 부족한 디테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호텔 지배인이 거제도에서 가볼 곳을 일러 주면서, "사실 일본 사람들, 자기네 나라에 더 좋은 게 있는데 거제도에 뭐하러 오겠어요?" 란다.

일본사람들이 거제도에 오면 1018번 지방도로에서 석양을 바라보더라, 는 말 끝에 나온 진심이었다.
씁쓸하지만, 동감 가는 말이었다.

"여기 또 오게 될까?"

매번 이런 의문을 뒤로 한다.

포로수용소 입구

탱크전시관엔 탱크가 없다.

포로수용소의 생활상

북한군을 저지하는 군인들

폭파된 한강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송환에 쓰인 기차는 아닌듯...

군대에 다시 온 듯한 착각

무심한 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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