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맥주를 마시다   

2008. 1. 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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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여행가방에 같이 따라 온 두 녀석.
호텔 방에서 마시려고 몇 개 샀다가 남은 것들이다.

둘다 캄보디아산이다. Angkor Beer는 캄보디아의 National Brand인데,
Tiger Beer는 원래 회사가 어딘지 모르겠다. 태국인가? 싱가폴인가?
(나중에 알았는데, Tiger Beer는 싱가폴 브랜드다.)

맛을 비교하자면, 나에게는 Tiger맥주가 좋았다. 혀와 목을 자극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내가 술 못 먹는 체질이라서 그런지, 마음에 드는 맛이다.

반면 Angkor맥주는 좀 씁쓸하다. 뭐랄까, 맥주가 다양해지기 전 OB맥주나
크라운 맥주와 비슷한 맛 같다. (잘은 모른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은
Angkor맥주가 더 당길 것 같다.

캄보디아라는 나라의 선입견 때문에 맥주 맛이 이상할 거라는 선입견은
버리는 게 좋겠다. 유적지 관광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끝내고
'똑' 따서 마시는 Angkor맥주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술을 잘 못 먹어서
세 모금까지만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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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깡통이지만, 먹고 나서 쓰레기통에 버리기 아깝다. 물 건너 온 것이기도
하거니와, 내 여행의 기억을 상기시켜 주는 기념품 같기 때문이다.
결국 찌그러뜨려서 버리긴 했는데, 후회스럽다.


요즘 CEO들이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나도 배워보려 했는데,
짜증나서 관뒀다. 그저 술인 녀석이 사전지식을 너무 많이 요구한다.
그래서 와인은 '건방진' 술이다.

맥주는 심플하다. 와인처럼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
하지만 맛은 와인만큼이나 다채롭다. 알고 보면 화려한 술이다.

앞으로 어떤 나라와 도시를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나라의 맥주를
맛보는 즐거움도 여행의 묘미 목록에 추가시켜 볼 생각이다.
돈 많은 한량이 돼 모든 나라를 옮겨 다니며 이 맥주 저 맥주 마시며 사는 것도
꽤나 풍류적일 것이다. 하지만 돈이 많지 않으니 그저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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