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2008. 7. 21. 16:18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직무 재배치, 스핀 오프 등을 통한 인력의 감축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최후의 카드이다. 직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직원들과 솔직한 대화를 기반으로 천천히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결코 서두르거나 무리수를 두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인력 감축을 시도하는 여러 기업들이 지극히 단기적인(혹은 재무적인) 관점에 의해 다운사이징을 계획하고 실행하기 때문에 나중에 생각하지 못한 더 큰 문제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인력 감축, 함부로 남용되어서도 안 되지만, 하기로 했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인력 감축을 실행할 때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범하게 되는 실수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미래에 필요한 스킬을 고려하지 않고 인력을 감축한다
많은 기업들은 과거의 성과 기록과 구성원들이 가진 역량과 스킬의 현재 수준을 근거로 인력감축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곤 한다. 전략의 변화에 따라 기존과는 다른 역량과 스킬이 요구되면, 현재의 직무에서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던 직원일지라도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즉 ‘현재 역량’을 바탕으로 실시되는 평가제도의 결과를 가지고 인력감축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몇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인력감축의 결과, 한물간 역량과 스킬을 보유한 인력만 조직에 남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미래에 필요하게 될 역량과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미래 역량’을 보유한 직원들이 주로 해고되는 이유는, ‘현재 역량’을 기준으로 실시되는 평가제도 하에서는 낮은 평가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은 직원들은 곧바로 인력감축의 표적이 되는데, 미래역량과 잠재력을 지닌 직원들이 대다수 포함되곤 한다. 나중에 가서 그들이 지닌 스킬이 미래의 사업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이미 그들을 해고해 버린 후다.

최근에 채용되어 아직 경력이 짧은 인력들은 미래에 절실하게 필요할지 모를 역량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경력의 짧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떠나달라는 통보를 가장 먼저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이 든 직원들은 나중에 조직의 특정 분야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될지 모르는 ‘경험의 깊이에서 우러난 능력’를 가지고 있다 해도, 어떻게 된 일인지 조기퇴직을 강요 받거나 오히려 권장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회사를 나가기로 결정 내림과 동시에 그들이 가진 경험과 능력은 사라져 버린다. 그러한 핵심인력은 결국 경쟁회사로 자리를 옮기게 돼 나중에 상당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

조직 전체에 걸쳐 일괄적으로 인력 감축을 실행한다
많은 기업들이 인력감축을 실행함에 있어, ‘모든 부문에 걸쳐 일괄적으로 15% 씩 감축하라’ 는 말처럼 똑같은 크기로 인력규모를 줄이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현재 적은 수의 직원을 가지고도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관리자들에게는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왜냐하면 일 잘하는 부하직원을 내보내도록 강요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력이 남아도는 부문의 관리자들은 일이 별로 없거나 중복되어 있는 분야의 인력을 줄임으로써 인력감축의 목표를 쉽게 달성하면서도 대부분의 필요한 인력들을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업계획과 사업전략 수행에 필요한 인력(인력규모 측면과 인적역량 측면 모두)을 확보할 수 없는 결과가 빚어지게 된다.

기대했던 비용 절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인력감축의 대부분은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다. 그러나, 인력을 20%만큼 감축한다고 해서 반드시 운영비용의 20%가 절감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이렇다. 인력을 줄이라는 요구를 받으면 많은 관리자들은 보통 낮은 직급이거나 급여수준이 적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인력감축을 실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비용 절감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저직급 직원들을 20% 줄여봤자 인건비는 10%도 절감되지 않는다. 반대로, 고직급인 관리자 인력들의 경우 조금만 감축해도 인건비 절감 수준은 20%보다 높아질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자리는 있으나 실제 사람은 없는 자리를 없애면서 인력감축의 목표를 채웠다고 말하는 관리자도 있다. 이럴 경우, 실제로 감축된 인력은 없으므로 절감된 비용은 없는 것이다. 어떤 관리자들은 앞에서는 기존의 인력을 해고하여 인력감축 목표를 맞추고 뒤로는 임시직원(계약직)들을 채용하여 기존인력이 해오던 일을 맡기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 그런 임시직원들은 보통 해고된 인력들이 받던 급여보다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어떤 경우에는, 미래에 필요한 스킬을 가진 인력이 회사를 나갔다가 나중에 전략적 필요에 의해 재입사하기도 하는데, 끌어오기 위해 경쟁사보다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하므로 그가 받게 될 급여는 전에 받았던 급여보다 높은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기대했던 만큼의 비용절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업무를 줄이려고 하지 않는다
인력 감축이 실시된다 하더라도 업무의 범위와 양은 재조정되지 않고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국 예전보다 적은 인력을 가지고 똑같은 일을 전과 같은 방식으로 하도록 강요 받게 된다. 일하는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인력이 늘어나게 되어 예전보다 오히려 많은 인력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인력을 감축한 관리자들은 단시일 내에 인력의 규모를 다시 증가시키려는 노력을 알게 모르게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인력 감축이 장기적인 인력계획의 틀 안에서 실행되어야 현실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략적 인력계획은 사업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규모와 인적역량을 정의한 것이어야 한다. 전략적 인력계획의 틀 안에서 인력 감축이 실행되어야 오랜 기간이 흘러도 그 효과가 유지될 수 있다.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