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면 혼자 문제를 감당해야 할 때보다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인 해법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하면서 벽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온라인 상에서 협업(collaboration)을 도와주는 야머(Yammer), 트렐로(Trello)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처럼 ‘직원들을 한데 묶으면 좋다’라는 것도 일종의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보스턴 대학교의 제스 쇼어(Jesse Shore)와 동료 연구자들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을 묶어 놓으면 문제해결 과정의 초기 때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는 데엔 효과적이지만, 습득한 정보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는 것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사람들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 ‘양날의 칼’이라는 것이죠.





쇼어는 실험 참가자 417명을 모아 미국 국방성에서 개발한 ‘ELICIT’란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 게임은 테러리스트로부터 공격을 받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게 하는데, 참가자들은 25분 동안 테러리스트가 누군지, 테러리스트의 공격 대상은 무엇인지(예: 대사관인가, 교회인가), 언제, 어디에서 공격이 발생할지를 알아내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참가자들에게 두 개의 단서가 주어지고 1분에 한번씩 더 많은 단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단독으로 이 게임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16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에 일원으로 참여하여 게임에 임했습니다. 쇼어가 알아보려 했던 것은 구성원들의 협업 수준과 문제 해결 ‘품질’ 사이의 관련성이었기에 그룹의 형태는 구성원 간의 연결이 밀접한 것부터 느슨한 것까지 모두 4가지를 마련했습니다.


수십 차례 게임을 반복 실행하고 나서 얻은 데이터는 가장 연결이 밀접한 그룹이 가장 연결이 느슨한 그룹에 비해 5퍼센트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아마도 옆의 사람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는지를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남의 정보를 중복해서 입력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해결책 도출에 있어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장 느슨하게 연결된 그룹이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그룹에 비해서 17.5퍼센트나 많은 해결책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가장 밀접한 그룹의 구성원들은 옆의 사람의 답을 더 많이 체크하고 답을 베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엉뚱하게도 틀린 답까지 베끼기도 했죠. 해결책의 독창성 차원에서도 연결이 긴밀한 그룹은 연결이 느슨한 그룹에 비해 못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회사 내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문제 해결 프로젝트에 이 연구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이 실험 결과는 함께 모여 중지를 모으는 방법이 문제 해결의 중간 이후 단계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데까지만 유용하고 그 후에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서 가설을 수립하고 해결책까지 이르는 데에 오히려 협업이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백지장을 맞들면 낫지만, 언제까지만 나을 것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해결책 도출 과정에서 협업 소프트웨어에 필요 이상으로 의지하지 않는 것도 관리자의 지혜입니다. 



(*참고논문)

Shore, J., Bernstein, E., & Lazer, D. (2015). Facts and Figuring: An Experimental Investigation of Network Structure and Performance in Information and Solution Spaces. Organization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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