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매력적인 직원이 일도 잘할까?   

2014. 2. 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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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얼굴이 매력적인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 그 둘(둘다 남성)을 처음 만났을 때 누가 더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마 성과가 높고 낮음은 얼굴의 매력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고 여기거나, 매력적인 사람일수록 일을 잘 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매력적인 직원은 성과보다는 자신의 매력을 활용해서 주위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편견에 의문을 던지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제시되었습니다. 비록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이클 선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긴 하지만, 우리가 평소 생각했던 얼굴의 매력과 일의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재고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취리히 대학교의 진화학자인 에리크 포스트마(Erik Postma)는 여성이 남성에게 느끼는 매력과 성과 사이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출처: 4vector.com




포스트마는 2012년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 출전한 남자 선수 80명의 얼굴 사진을 확보하여 그 중 40개의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서 매력도를 측정하는 설문을 벌였습니다. 설문 응답자들은 해당 선수의 매력도 뿐만 아니라 ‘남성성’과 ‘호감’도 측정하도록 요청 받았죠. 총 816명이 설문에 응했는데 그 중 72퍼센트가 여성 응답자였습니다. 여성 응답자들은 추가적으로 피임약을 복용 중인지를 응답하게 했는데,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면 최근 생리를 시작한 날로부터 며칠이나 지났는지를 적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여성의 ‘임신 가능성’에 따라 남성에 대한 매력을 다르게 느낄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기 위해서였죠. 


포스트마는 사이클 선수들의 성적을 정량화하여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매력도와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사이클 선수들의 매력도와 2012 투르 드 프랑스에서 거둔 성적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습니다. 성적이 좋은 선수일수록 매력도 점수가 높았던 것이죠. 선수들 중에서 2013년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한 선수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따로 분석해도 비슷한 관계가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응답자들이 선수들에게서 느낀 ‘남성성’은 선수들의 성적과 별로 상관이 없었고, 여성 응답자가 가임 상태에 있느냐의 여부가 ‘매력도와 성적’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죠.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포스트마는 진화학적인 입장에서 이 결과를 해석합니다. 전체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고 활력이 높으며 힘이 센 남자일수록 여성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또 그러한 남자일수록 ‘인내력’이 높아서 남들보다 더 멀리 나가서 먹을 것들을 더 많이 사냥하거나 채집할 수 있겠죠. 남성의 그런 특성이 여성들로부터 ‘성 선택(Sexual Selection)’을 받았기 때문에 매력도와 성과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형성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자식들에게 좀더 많은 음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남성을 선택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니까 말입니다.


포스트마의 연구 결과를 직원의 매력도와 성과 사이의 관계로 확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자칫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얼굴 잘 생긴 사람 치고 일 잘하는 것 못 봤다’ 혹은 ‘얼굴값도 못한다’라고 무조건 단정 짓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을 이 연구 결과로 짐작할 수 있죠. 건강하고 활력이 높은 남성이 참을성이 높아서 먹을 것을 더 많이(더 효과적으로) 구해 오듯이, 전체적으로 매력을 발산하는(단순히 얼굴 자체가 잘 생겼다라기보다) 직원일수록 인내력도 강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높은 성과를 얻는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이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확실하게 알 수 있으니, 얼굴이 매력적인 직원이라고 무조건 일을 잘 할 거라는 생각은 아직 하지 말기 바랍니다. 특히 여성 직원들은 말입니다(이렇게 말해도 매력적인 남성에게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요). 



(*참고논문)

Postma, E. (2014). A relationship between attractiveness and performance in professional cyclists. Biology letters, 10(2), 20130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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