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획서란 무엇인가?   

2010. 12.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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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러분은 한번 이상 크고 작은 기획서(혹은 기안)나 제안서를 써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획력이야말로 개인의 능력을 가늠하는 역량 중 하나로 인식돼 있습니다. 그래서 기획력이나 기획서 작성에 관한 교육이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히 계속되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기획이란 무엇일까요? 이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로 '계획'이나 '제안'이란 낱말이 있는데, 그것들과 기획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사람에 따라서 기획의 의미를 다양하게(또한 심오하게) 정의 내리겠지만, 기획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기획서는 정리된 아이디어를 문서 형태로 '예쁘게' 표현한 것을 말합니다. 시장조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 신입사원 교육을 어떻게 실시해야 하는가, 신문광고를 어떻게 진행할까, 등이 대표적인 기획의 주제죠.

'계획'도 사실 기획과 같은 말입니다. 좀더 실행을 강조하거나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할 때 기획이란 말 대신 계획이란 용어를 쓰는 것뿐이죠. 또한, 기획된 내용을 누군가에게 청하거나 승인 받으려 할 때 제안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특히 기획하는 사람과 기획의 결과를 받아보는 사람이 서로 다른 조직에 있을 경우에 제안이란 말이 자주 쓰입니다. 따라서 기획, 계획, 제안은 강조하는 부분만 조금씩 다를 뿐 결국 같은 의미입니다.

그런데 기획은 왜 하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기획의 결과로 정리되는 아이디어는 모두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이란 말이죠. '시장조사를 어떻게 진행할까?'와 같은 기획의 주제가 문제 해결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아할지 모르겠군요. 우리는 보통 현재의 곤란이나 위험을 문제라고 정의하지만, 현재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스스로 만들어낸 것도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문제란 기대상태와 현재상태의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문제 = 기대상태 - 현재상태

문제가 없다는 말은 기대상태와 현재상태가 동일하다는 말과 같죠. 곤란이나 위험에 처했을 때는 현재상태가 추락함으로써 기대상태와 차이가 발생해 문제가 되는 것이고, 더 잘하려고 할 때는 기대상태가 상승함으로써 현재상태와 차이가 발생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곤란이나 위험에 처했을 때의 문제 = 기대상태 - 현재상태(↓)

더 잘하려고 할 때의 문제 = 기대상태(↑) - 현재상태

정리하면, 기획은 위와 같은 2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예전에 실시했던 시장조사가 형편없었다면 전자의 문제로 기획을 하는 것이고, 지금까지 별다른 과오는 없었지만 시장조사의 '예측률'를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한다면 후자의 문제로 기획을 수행하는 것이죠.

여러분에겐 스스로 기획서를 작성해 본 경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의 기획서를 살펴보고 평가해 본 적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기획서 중에는 좋은 기획서도 있고 그저 그렇거나 '나쁜' 기획서도 있음을 알 겁니다. 그래서 '좋은 기획서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알고 있겠죠.

여러분이 좋은 기획서가 갖춰야 할 조건들을 모두 나열해보고 그것들을 그룹핑한다면,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요약될 겁니다.

좋은 기획서의 조건

(1) 잘 구성된 기획서
(2) 깔끔한 기획서
(3) 가슴에 꽂히는 기획서

그러나 위의 3가지 요건들은 좋은 기획서가 되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그저 필요조건들이죠. 왜냐하면 좋은 기획서란 '채택된 기획서'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즉 실행하기로 결정된(제안이 받아들여진) 기획서가 좋은 기획서란 말이죠. 아무리 멋지고 가슴에 팍 꽂히는 기획서라 해도 채택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기획은 실행되지 않으면 무의미하죠.

그렇다면 여러분의 기획서가 채택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모른다'입니다. '기획서를 채택하는 사람 마음'이기 때문이죠(만약에 그 비법을 안다면 이 블로그에 공개하지도 않겠지만요. ^^)

그렇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뛰어난 야구 선수도 타석에 10번 나와 3~4번 밖에 안타를 치지 못하듯이, 아무리 기획서에 통달한 사람이라 해도 기획서를 제출하는 족족 채택되지는 못합니다. 10번 중 2~3번만 채택돼도 뛰어난 기획자죠. 기획서를 끝내주게 잘 써도 비용 문제에서 걸리거나, 정치적인 이유로 '발로 쓴' 다른 기획서가 채택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좋은 기획서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라고 격하하긴 했지만, 잘 구성된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슴에 꽂히도록 강렬한 포인트를 제시하는 것이 여러분의 기획서가 채택되기 위한 최소 조건입니다.

기획서가 채택되기 위한 최소 조건

(1) 잘 구성하라
(2) 깔끔하게 작성하라
(3) 가슴에 꽂히게 하라

그렇다면, '잘 구성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깔끔하게 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슴에 꽂히게 쓰려면 무엇이 중요한지가 궁금할 겁니다. 이에 관한 내용은 앞으로 올릴 포스트에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한꺼번에 다 올리면 제 밑천이 빨리 드러날 뿐더러 지나치게 긴 글이 여러분을 질리게 만들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

2010년의 마지막 월요일, 힘차게 시작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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