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스토리를 좋아하는 동물   

2010. 9.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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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이 2개의 상황이 여러분 앞에 놓여 있습니다. 둘 중에 어떤 상황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지 선택해보기 바랍니다.

(1) 갑돌이와 갑순이는 결혼했다. 10년 후 그들은 이혼했다.

(2) 갑돌이와 갑순이는 결혼했다. 10년 후 갑돌이가 불륜을 저지른 탓에 그들은 이혼했다.

선택하셨습니까? 혹시 2번을 선택하지 않으셨는지요? 이 문제는 심리학자들이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질문을 던진 실험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2번을 택했다고 합니다. 아마 여러분도 1번보다 2번이 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군요.


그러나 사실은 1번 상황이 더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부부가 이혼하는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성격 차이나 불륜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집안 다툼이 심해서 그럴 수도 있죠. 헌데 2번 상황은 갑돌이와 갑순이가 이혼하게 된 무수한 이유 중에서 불륜이라는 하나의 경우만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2번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은 1번 상황보다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2번 상황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것은 2번 문장이 가진 스토리의 힘 때문입니다. 2번 문장을 읽으며 ‘무엇 때문에’ 그들이 이혼했는지가 머리 속에 스토리로 자리잡기 때문이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기법인 시나리오 플래닝의 과정에서 가장 정점에 서있는 작업은 미래를 이야기로 풀어가는 '시나리오 라이팅(Writing)'입니다. 숫자나 그래프가 아니라, 미래의 여러 가능성을 마치 소설처럼 서술해내는 과정이죠.

헌데 왜 미래를 굳이 시나리오로 그려야만 할까요? 갑돌이의 예는 우리가 미래를 시나리오로 그려야 하는 이유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머리 속에 구체적인 그림으로 그려지는 상황에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상당히 위협이 되는 시나리오일 경우, 위험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전달해서 구성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죠. 

그러므로 시나리오 라이팅은 구성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집결시킨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래야 구성원들을 시나리오 속에 '푹 빠지게 하여(몰입하게 하여)' 여러 가지 대응책을 구상해낼 수 있습니다. 스토리의 힘으로 사람들이 ‘미래가 이렇게 펼쳐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분명하게 형성시시킵니다. 이런 힘은 예측을 통해 나온 숫자와 상투적으로 외치는 ‘전략 구호’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야기는 숫자가 달성하지 못하는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무미건조하고 막연한 예측 그래프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고 뇌리에 박힐 만한 이야기를 통해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는 미래의 맥락(context)을 인식시키기 바랍니다.

요컨데 미래를 인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시나리오입니다. 인간은 스토리를 좋아하는 동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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