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효과'를 조심하세요   

2010. 1. 2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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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회사는 두 곳의 공장(A공장과 B공장)을 운영하면서 단일 제품을 생산 중입니다. 제품의 불량율 감소(또는 수율 증가)를 위해서 생산 라인에 10 억원이란 자금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헌데,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 두 곳의 공장 중 어느 곳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의사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투자 분석을 해 보니까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수치는 확연히 구분하도록 임의로 붙였습니다.)

A공장에 투자할 경우 : 

      1년 간 불량품 개수 = 10만 개
      투자 이후 불량품 개수 예상 = 9만 7천 개
      감소 개수 = 3천 개

B공장에 투자할 경우 :

      1년 간 불량품 개수 = 1만 개
      투자 이후 불량품 개수 예상 = 8천 개
      감소 개수 = 2천 개 

이 두 가지 안을 놓고 여러분이 의사결정한다면 어떤 안에 찬성표를 던지겠습니까?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두 번째 안인 B공장에 투자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1만 개의 불량품 중에서 20%나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A공장은 10만 개나 되는 엄청난 불량품 중 겨우 3%만을 개선할 뿐이죠. 원래 불량품이 많은 공장이니 10억 원의 돈을 쏟아 붓는 게 아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10억 원을 집행하면, B공장은 20%의 불량 개선 효과가 있지만 A공장은 3% 밖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B공장에 투자하고픈 욕구가 생깁니다. B공장과 관련된 임직원들은 20%가 3%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자기네 공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겁니다. 그래야 성과 향상의 폭이 커서 두둑한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물론 20%의 향상은 3%보다 뛰어나지만, 퍼센테이지가 아닌 절대 개수로 보면 A공장에 투자할 때가 B공장에 투자할 때보다 1천 개 더 많은 개선효과가 있습니다. 전사적인 시각으로 보면 A공장에 투자를 해서 1천 개의 불량품을 더 줄이는 게 이득입니다. 따라서 A공장이 겨우 3%의 개선효과를 낸다고 해서 그들의 성과를 불리하게 측정하면 곤란하겠죠.

이렇게 절대치로 따지지 않고 비율로 따지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현상을 '망원경 효과(Telescope Effect)'라고 부릅니다. 가까이 들여다 보며 세세히 따지지 않고 지휘관이 멀리서 망원경으로 보이는 어렴풋한 광경만을 살펴보고 명령을 내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망원경 효과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리모트 콘트롤'의 오류를 말하기도 합니다.

위의 예처럼 개선되는 불량품의 갯수, 증가하는 고객수, 늘어나는 매출액과 같은 절대치로 판단하기보다 감소율이나 증가율에 의해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오류를 범하는 현상이 경영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망원경 효과입니다. 이 때문에 잘못된 투자 결정과 억울하고 비합리적인 성과 평가가 이뤄지곤 하죠.

물론 비율(감소율이나 증가율)로 따져야 할 것들이 있지만, 비율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서는 안되겠죠. 투자를 해서 20%의 이익 증가율을 얻었다 해도 속을 들여다 보니 원래의 이익이 얼마 되지 않으면 증가한 이익은 겨우 몇 억원 밖에 안 될 겁니다. 비율에 속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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