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유정식)


이제 첫발을 내딛는 1인기업 컨설턴트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을까를 매일매일 고심할 것이다. 여기저기 인맥을 통해서 자신이 새로 시작한 사업을 설명하거나 다른 이에게 홍보도 부탁하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을 총동원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1인기업 컨설턴트는 브랜드를 알리려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돈을 들여 광고 좀 하는 것이 어떨까?’ 란 생각에 다다르기도 한다. 누구나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올릴 수 있는 매체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신문, 잡지, 인터넷 포털 등 돈만 좀 쓸 수 있다면 광고 올릴 곳이 없어서 광고를 못하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신문사, 특히 경제신문사에서 소위 ‘무슨무슨 경영대상’ 이라는 상을 만들어 놓고서 찬조금을 내면 기업탐방기사 형식으로 신문에 게재해 주겠다며 접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통 300만원 정도를 내면 A4용지로 2분의 1 정도의 기사에 대표자 사진을 올려 주겠다고 말하는데, 신문이 발행되면 회사 홍보가 엄청나게 될 것이라며 유혹하기 일쑤다.

신문사가 언제부터 ‘상(償)’ 가지고 장난쳤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언론의 본분이나 제대로 지켜주기 바란다. 창업한지 6개월도 안된 업체에게 ‘컨설팅 대상’을 주겠다고 하는 것이 도대체 말이 안 된다.

몇 년 전인가 나도 비슷한 꾐에 속아 아까운 돈을 날린 적이 있었다. 어디서 알았는지 모 경영관련 잡지사 기자가 “선생님의 명성을 익히 들었다. 만나 뵙고 컨설턴트로서 기업경영의 핵심이 무엇인지에 관해 인터뷰를 좀 했으면 한다.” 라고 전화를 해 왔다. 그러면서 자기네 잡지가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를 은근히 내세우며 나의 응낙을 재촉했다.

그 때 난 명성이랄 것은 전혀 없는 신출내기 1인기업 컨설턴트에 불과했다. 그러니 내 주제로는 “예끼, 이 사람아, 난 아직 햇병아리 컨설턴트야. 다른 유명한 분이나 찾아보게나.” 라고 대꾸해주며 전화를 끊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 때는 내 눈에 뭐가 씌었는지 그런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 “야, 이것 봐라. 내가 활동 좀 하니까 꽤 알려졌나 봐.” 라는 그야말로 제 주제도 모른 채 한껏 거만을 떨고 싶은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러니 “그럽시다. 만납시다.” 라고 할 수밖에.

진짜로 나는 세상 무서운 것 모르는 철부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순수하게 인터뷰인 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자가 와서 이것저것 묻고 사진도 펑펑 찍어대는 분위기에 한껏 고조되어, 있는 생각 없는 생각 다 끄집어 내어 답변을 하던 내 모습, 지금 떠올려도 얼굴이 확확 달아오른다.

“찬조금조로 우리 잡지 50부만 구입해 주십시오. 청구서는 곧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 기자가 인터뷰를 끝내고 자기를 뜨기 전에 내던진 이 말 한마디를 듣고 나서야, 내가 속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통수를 둔기로 세게 맞은 듯, 기자가 가고 난 뒤에도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다 먹고 난 후에 바퀴벌레를 씹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보름 뒤에 받은 문제의 잡지에는 내 기사가 다른 특집기사에 밀려 귀퉁이에 외로이 게재되어 있었다. 달랑 한 페이지로 말이다. 사진은 왜 그렇게 못생기게 나왔는지, 자다가 일어난 표정의 얼굴이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50권의 잡지더미 사이에 삐죽 나온 청구서. 화가 치민 나는 50권이나 되는 잡지를 모두 쓰레기통에 처넣고야 말았다.

나는 평상시 광고의 효과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다. TV에서, 신문에서, 지하철에서, 하다못해 화장실 안에서까지 광고가 넘쳐나는 요즘, 누가 하루 동안 본 광고를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제 광고는 죽었다.’ 라며 호기 있게 떠들고 다닌 나였기에, 분노가 더 극에 달했다.

그 뒤로도, H경제신문사, D신문사, F신문사 등에서 기획기사를 써주겠다는 전화가 종종 왔다. 당연히 ‘No!’ 라고 말했다. 상대방은 내가 단호하게 대답하는 것에 약간은 놀란 듯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봐, 당신들이 선전 안 해줘도 대단히, 무척이나 잘 되니까 걱정 안 해주면 안되겠니?” 이렇게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 말이다.

1인기업 컨설턴트를 하고 있거나 꿈꾸고 있는 당신은 광고 따위는 절대로 하지 말기를 바란다. 컨설턴트는 물건 파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파는 사람이다. 자신의 전문성은 광고를 통해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람은 이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라는 기사를 보고, “야,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한번 연락해서 컨설팅을 맡겨 볼까?”, 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있을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1인기업 컨설턴트 지망생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구태여 1인기업하느라 애쓸 생각 말고 어디 안정적인 직장이나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몇십만 원이 됐든, 몇백만 원이 됐든 광고에는 절대 지출하지 말라. 그럴 돈 있으면 본인의 전문성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사서 만나는 고객들에게 한 권씩 선물로 주거나,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 프로그램을 한두 번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전문가처럼 보일 수 있도록 본인의 외모관리에 투자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명색이 컨설팅한다는 사람이 광고와 같이 누구나 생각하기 쉬운 단순한 방법에 의존하면 쓰겠는가? 머리를 굴리면 광고가 아니래도 더 큰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광고의 효과를 얻으면서도 돈 한 푼 안 드는 방법을 하나 알려 준다면, 어디라도 좋으니 잡지 같은 매체에 자신의 칼럼을 지속적으로 연재하라. 1인기업 컨설턴트로 출사표를 던졌다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본인의 전문성을 글을 통해 유감 없이 나타내보라. 본인의 글을 어디에선가 보게 될 고객이 당신의 전문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낯 간지러운 광고보다는 고객들이 정말 궁금해하고 답답해 하는 문제에 대하여 본인의 생각을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써 내려간 글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여라. 그러면 ‘돈이 되는’ 프로젝트를 머지 않아 따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한 개 두 개 쌓인 글을 묶어서 근사한 책으로도 낼 수 있으니 본인의 이력관리상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끝으로, 내가 아는 모 컨설턴트가 컨설팅 업체를 차리면서 돈을 내고 모 경제지에 PR기사를 올렸다.

OOO 컨설팅을 주력 사업으로 해 온 'OOO사’는 OOO 대표 체제로 조직 개편 후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으로부터 높은 만족 도의 피드백을 받고 있다. 현장 중심의 '노력형 CEO'로 정평이 나있는 OOO 대표는 "OOO사는 업계 최고의 컨설팅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적용함으로 써 고객의 미래지향적 가치창조를 위한 장기적인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후략)

창업한지 1개월도 안 된 회사다. 피식, 웃음만 나온다. 돈 드는 광고는 절대로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