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로부터 A라는 회사를 소개받을 때(혹은 헤드헌터로부터 제의를 받았을 때) "이 회사가 좋은 회사인가, 아닌가?"란 궁금증이 아마 제일 먼저 들 것 같다. 이럴 때 그 회사의 무엇을 보고 '좋은 회사인지 아닌지'를 금방 가려낼 수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좋은 판별 지표는 그 회사의 '이직률(Employee Turnover)'이다. 내 경험상 이직률 데이터와 추이는 '회사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이고 외부인이 회사의 분위기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지표이다(요즘엔 크레딧잡이란 사이트를 통해서 이직률(혹은 퇴사율)을 알 수 있다). 


이직은 직원 개인에게 매우 중대한 의사결정이다. 요즘처럼 고용이 불안한 시절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을 포기하고 이직을 결심한다는 것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얼마나 비전을 주지 못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이직률이 낮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시적으로 노동시장이 경직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안정을 추구하려는 심리로 사람들이 현재 다니는 직장에 머물려고 하기 때문에 이직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이직률이 높다고 해서 항상 나쁜 것만도 아니다. 회사가 사양사업을 버리거나 축소할 때(즉 구조조정할 때), 또는 성장사업이라서 여러 회사에서 영입 제의가 쏟아질 때 일시적으로 이직률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별 요인이 없는데도 이직률이 높아진다면 이미 심각한 문제가 여기 저기에서 불거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직을 결심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과 같이 크게 7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한번 이상 이직해 본 경험이 있다면 이 7가지 이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연봉이 적다(다른 회사가 더 많이 준다)

- 회사가 위태위태하다(회사가 비전을 못 준다)

- 공부를 더 하고 싶다(진학이나 유학)

- 조직문화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

- 사람과의 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낀다

- 직무가 자신의 역량이나 성격에 맞지 않는다

- 입사할 때의 기대와 많이 다르다


본래 직원이 사직서를 내면 '퇴직 인터뷰'를 거쳐야 한다. 그 직원이 왜 나가기를 결심했는지 조사해야 무엇이 회사의 문제인지 파악하여 개선할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퇴직 인터뷰는 고사하고 사원증이나 PC를 반납했는지 등과 같이 '정산 처리'만 겨우 하는 회사가 의외로 많다는 데 놀란다. 게다가 퇴직 인터뷰를 의무화하는 회사들 중 많은 곳이 기록을 남기기 위한 절차로 인터뷰를  형식적으로 운영한다. 개선을 위한 데이터로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직원 한 사람이 이직하면 회사는 얼마나 큰 데미지를 입게 될까? 어떤 경영자는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면 그만큼의 임금이 절약되니 이익이라고 터무니 없는 말을 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다음과 같은 각종 비용이 직원 한 사람의 이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 대체인력을 뽑는 데 드는 비용

- 대체인력을 뽑기 전까지 공백기간에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 대체인력이 어느 정도 일을 하기 전까지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 대체인력과 기존직원들이 호흡을 맞추기까지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 대체인력을 교육시키는 비용



비즈니스 위크 지의 조사에 따르면, 퇴직하는 직원 1인당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직원 규모가 1천 명이고 이직률 10%이면, 1년에 100명의 직원이 이직을 한다는 소리니까 대략 1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의 비용(10억~30억 원 정도)이 알게 모르게 지출된다는 말이다. 


얼마 전 '엽기적이라고' 할 만큼 높은 퇴사율로 사람들을 놀래킨 쏘카의 경우 퇴사율(이직률과 같은 개념)이 70.5%이고, 직원 수는 2017년 4월 기준으로 280명 정도이다. 1년에 무려 196명 가량이 그만 둔다니까, 비즈니스 위크의 추산에 따르면 그 비용은 적어도 약 200만 달러, 최대 약 600만 달러(20억~60억)이 되는 셈이다.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2016년 기준, 쏘카의 매출액이 907억원 가량인데, 인력 유출로 인한 비용을 매출액과 비교하면 정말로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이 비용이 별로 크지 않게 느껴질지 모르지만(체감이 안 될 테니까), 퇴직하는 직원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지는 '암묵지'의 가치를 감안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은 생각보다 아주 크다. 게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 우수인재일수록 서둘러(?) 이직을 하기 때문에 기업의 핵심역량에 큰 타격을 입는다. 따라서 이직률을 1%P 낮추려는 노력이 매출을 1%P 높이려는 노력보다 중요하다.


이미 높은 이직률 혹은 갈수록 높아지는 이직률을 간과하는 일은 회사의 암세포 덩어리를 그냥 방치하는 것과 같다. 이직률 상승은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대표적인 '자각증상'이기 때문이다. 자각증상까지 이르지 않도록(이직률이 높아지지 않도록) 평소에 조직관리를 잘 해야 좋겠지만, 이직률이 올라갈 때 신속히 문제해결에 나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