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어떤 것이 옳은 것인가란 '아리까리'한 문제에 접할 때 우리는 보통 어떤 것이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지 평가한 다음, 그것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으려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봅니다. 그리고 나서 왜 그것이 옳을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는 나름의 체계를 구축하죠. 


헌데 여러 선택지 중에 하나가 옳다고 판단되면 다른 선택지들은 이상하게도 무시되고 맙니다. 선택되지 않은 옵션이 실제로는 정답일 가능성이 충분한데도(왜냐하면 '아리까리'한 문제라서), 일단 답으로 선택되면 다른 선택지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고 말죠. 이러한 현상을 '선택지 고정(Option Fixation)'이라고 부릅니다.



출처: http://www.meetup.com/wonderfest/events/96655132/



오하이오 대학의 윈스턴 시크(Winston Sieck)와 동료 연구자들은 선택지 고정이 '과신(Overconfidence)'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시크는 학생들에게 금융과 관련된 30개의 상식 문제를 냈는데, 각 문제는 2개씩의 선택지를 가졌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가 났다면, 어떤 종류의 자동차보험이 당신 차의 피해를 보상해 주는가?"란 질문이었죠.


시크는 학생들 중 절반에게는 답을 기록한 후에 50퍼센트에서 100퍼센트 사이로 본인의 답을 얼마나 '믿는지' 적도록 했습니다. 만약 자신의 답을 85퍼센트 정도 확신한다고 적었는데 실제로 맞힌 비율이 60퍼센트 밖에 안 된다면 그 퍼센테이지의 차이가 '과신'의 크기라고 시크는 간주했죠.


나머지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동일한 문제가 주어졌지만, 문제를 푸는 방식을 달리 했습니다. "선택지 (a)가 맞다고 가정한 후에, 왜 (a)가 맞는지 설명해보라"고 하고 다시 "선택지 (b)가 맞다고 가정한 후에, 왜 (b)가 맞는지 설명해보라"고 했죠. 즉, 각 선택지를 독립적으로 평가한 다음에 답을 택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때도 역시 본인이 선택한 답을 얼마나 '믿는지' 적어내도록 했습니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요? 짐작했겠지만, 두 번째 그룹(독립적으로 평가한 그룹)보다 첫 번째 그룹(그냥 답을 고르도록 한 그룹)의 과신 크기가 평균적으로 더 컸습니다. 평균적인 편향도 더 크게 나타났죠. 이는 어느 한 선택지에 고정되면 과신이 발생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였습니다. 선택지를 각각을 맞다고 상상하도록 해서 '선택지 고정'을 약화시키면 과신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죠.


여러분이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 중에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고자 한다면, 그 중 한 가지를 바로 고르는 것보다는 각 선택지가 각각 옳다고 간주하고 '그것이 옳은 이유'를 스스로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과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어떤 선택지에 '필(feel)이 꽂힌다'는 것은 과신의 오류에 빠지고 있다는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시크의 실험에서 사용된 간단한 방법을 써서 무언가를 과신하는 여러분 자신을 보호하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Sieck, W. R., Merkle, E. C., & Van Zandt, T. (2007). Option fixation: A cognitive contributor to overconfidence.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03(1), 6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