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주일 중 가장 힘들다는 수요일이니 조금 가벼운 연구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남자 분들은 혹시 무언가를 구매하려 하거나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성적인 자극'을 받았다면, '내가 지금 충동적으로 결정 내리는 건 아닐까?'라고 한번쯤은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걸어야 합니다.


KU Leuven(루벤)의 박사과정 학생인 브람 반 덴 베르그(Bram Van den Bergh)는 지도교수와 함께 한 실험에서 남자들이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사진에 노출될 경우에 충동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음을 밝혔습니다. 베르그는 남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15장의 풍경 사진을, 두 번째 그룹에게는 수영복이나 속옷만을 입은 15장의 '섹시한 여성 사진'을 보여준 후에 각각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얼마나 해당 여성이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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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음, 베르그는 '1주일 혹은 한 달 후에 15유로를 받는다'라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 후에 '돈을 지금 당장 받고 싶다면 어느 정도로 깎아서 받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간단히 말해, 15유로를 지금 받기 위한 할인율을 정하라는 뜻이었죠. 그랬더니, 섹시한 여성 사진을 본 남학생들이 풍경 사진을 본 남학생들보다 할인폭이 더 컸습니다. 즉, 15유로를 나중에 받는 것 대신에 더 적은 금액을 지금 바로 받겠다고 말한 것이죠. 


후속 실험으로 베르그는 한 그룹의 남학생들에게 티셔츠의 품질과 색깔을 평가해 보라고 하고, 다른 그룹의 남학생들에게는 브래지어의 촉감, 모양 등을 평가하라고 한 후에 동일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역시나 브래지어를 본 남학생들의 할인율이 더 컸습니다. 성적인 자극을 받게 되면 15유로를 받기 위해 기다리기보다는 그보다 적은 금액이라도 당장 받고 싶다는 욕구가 커진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충동적 결정은 보상에 대해 민감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부유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후속 실험에서 밝혀졌습니다.


광고에서 성적인 코드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무의식적으로 상품을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이처럼 충동적인 결정을 유도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돈을 저축하기보다는 물건 구매를 위해 바로 써버리게 만드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란 걸 이 실험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여러분은 지금 내리는 구매 결정이 물건 자체로부터 강림한 '지름신'이 아니라 지름신 옆에서 요염한 포즈를 취하는 '본드걸' 때문일 수 있음을 의식한다면, 어렵겠지만 그래도 충동적인 결정을 최소화할 수 있겠죠. 꼭 구매 결정이 아니더라도 성적인 자극에 노출되면 단기적으로 판단하고 단기적인 이익을 과대평가할 가능성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성적인 자극을 받은 후에는 뭔가를 결정하기보다 잠시 풍경을 감상하는 게 지혜로운 결정일 겁니다.


위의 사진을 본 후에 여러분(남자)은 얼마나 충동적이 됐을까요?



(*참고논문)

Van den Bergh, B., Dewitte, S., & Warlop, L. (2008). Bikinis instigate generalized impatience in intertemporal choice.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5(1), 8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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