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만 모르네. 목표 달성 힘들다는 것을"   

2013. 3. 18. 10:51
반응형


기업을 리드하는 경영자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무엇이 긍정적인 정보이고 무엇이 부정적인 정보인지 잘 파악하고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목표지향적인 성향을 가진 경영자들은 다른 이들보다 목표 달성과 관련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목표 달성에 책임을 지는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죠. 


목표 달성과 관련된 정보를 둘로 나누면,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이는 '목표 촉진 정보'와 목표 달성에 브레이크를 걸거나 제약이 되는 '목표 제약 정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표가 '매출 20%P 성장'이라면 목표 촉진 정보는 '우리 제품에 대한 고객의 기대감이 크다'가 되겠고, 목표 제약 정보는 '투자할 만한 충분한 돈이 없다'가 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당연히 목표 촉진 정보 뿐만 아니라 목표 제약 정보도 잘 파악해야겠죠.



(출처 :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헌데, 경영자들은 목표 촉진 정보를 곧잘 떠올리면서도 목표 제약 정보는 잘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텍사스 주립대의 제니퍼 위트슨(Jennifer A. Whitson)과 동료 연구자들은 조직에서 권력을 가지게 되면 자신보다 힘이 약한 구성원들보다 목표 제약 정보에 둔감하게 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혔습니다. 위트슨은 48명의 학부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권력자'와 '약자'로 프라이밍(priming)한 다음에 '아마존 밀림지대로 여행 가기' 또는 '화훼 판매 사업 시작하기'란 목표를 부여했습니다.


각 목표에 대해 모두 18가지의 관련 정보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제시되었는데, 그 중 9가지는 목표 촉진 정보(예 : '예전에 정글을 탐험한 적이 있다')였고, 나머지 9가지는 목표 제약 정보(예 : '토종 동물들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였습니다. 위트슨은 참가자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잠깐 다른 활동을 하게 한 후 얼마나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지 참가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 결과, '권력자'와 '약자'들 모두 목표 촉진 정보에 대한 기억력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약자'에 비해 목표 제약 정보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직의 리더들이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요소에는 집중을 잘하지만 목표 달성을 저지시키거나 어렵게 만드는 요소에는 관심을 덜 두게 됨을 시사하는 결과였습니다.


후속실험에서 이런 시사점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위트슨은 어떤 왕이 어린 공주를 성에 남겨 두고 전장으로 떠나려 한다는 미완성 동화를 참가자들에게 제시하고는 세 문장으로 나머지 부분을 채우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야기 속 왕의 목표는 자기가 돌아올 때까지 공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겠죠. '권력자'로 프라이밍된 참가자들은 '약자'에 비해 목표 제약 정보(공주를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를 덜 기술했습니다. 또한 '권력자'들은 '약자'에 비해 왕이 공주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말로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경향을 보였죠.


이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조직의 리더(최고의사결정자)들이 목표 달성에 제약을 가하는 정보를 과소평가하고 목표 달성에 긍정적일 것으로 여겨지는 정보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큼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관심의 불균형'이 목표를 미완에 그치도록 만듭니다. 이런 이유로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여는 리더야말로 현명한 사람이겠죠. 위트슨의 실험에서 보듯 권력은 목표 달성에 유리한 정보로 관심이 편향되도록 만듭니다. 그러므로 지나친 자신감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위험을 제어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리더 스스로가 만들어야 합니다. 이사회가 그런 일을 해줘야 하겠죠. 많은 기업에서 이사회가 경영자의 결정에 동조하는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목표 달성에 권력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조직의 리더들은 필히 새겨둬야 하겠습니다.



(*참고논문)

Whitson, J. A., Liljenquist, K. A., Galinsky, A. D., Magee, J. C., Gruenfeld, D. H., & Cadena, B. (2012). The blind leading: Power reduces awareness of constrain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