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올린 여러 글들 중에 '능력 없는 직원들이 더 많이 착각한다?'란 글이 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능력이 처지는 사람들이 능력이 뛰어난 이들보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크다는 '더닝-크루거 효과'를 소개한 글이었죠. 제목이 도발적(?)이었는지 많은 분들이 반응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능력이 모자란 사람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줄여주고 현실을 직시하도록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과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그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똑바로 인식하게 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요? 드미트리 리프킨(Dmitry Ryvkin)과 동료 연구자들은 체코정치경제대학원(CERGE-EI)의 사전 코스(pre-course)에 등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피드백'이 바로 그 방법임을 규명했습니다.



리프킨은 학생들에게 "미시경제학에서 몇 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냐?", "미시경제학에서 몇 등 정도 할 것 같냐?"란 질문을 학기초에 한번, 중간고사 직전에 한번, 기말고사 직전에 한번씩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미시경제학이라는 과목에 대해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던 학기초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점수와 등수를 실제보다 과신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더닝-크루거 효과'가 여지없이 나타났습니다. 성적이 하위 25% 이하인 학생들은 실제 점수보다 58.1점이나 과신한 반면, 상위 25% 이상인 학생들은 12점 정도만 높게 예상했던 겁니다. 등수에 대한 예상도 비슷한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간고사 직전이 되자 이러한 과신 경향은 누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위 25% 이하의 학생들의 과신 정도는 58.1점에서 45.4점으로 하락했으니 말입니다. 중간고사를 보기 전에 강사가 내준 숙제나 학우들과의 비교 등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자연스럽게 피드백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기말고사 직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과신 경향이 매우 뚜렷하게 줄어 들었습니다. 숙제나 동료 학생로부터의 피드백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느 정도의 최종성적(점수와 등수)를 거둘지를 이미 치러진 중간고사 점수로 확실하게 피드백 받았기 때문이었겠죠.

학교에서 실제로 치러지는 시험을 재료로 한 리프킨의 연구는 피드백을 통해 더닝-크루거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능력이 처지는 이들에게는 피드백을 해도 자신의 실력을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는 기존의 연구와는 다른 결과였죠. 비록 이 연구는 시험 점수가 강사에 따라 임의적이었다는 한계와, 피드백의 효과를 구별해 내기 위한 '대조군'을 설정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피드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에 의미를 갖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후속실험(5개의 두 자리 수를 더하는 과제를 사용)에서도 피드백 장치가 실력이 저조한 학생들의 과신 경향을 누그러뜨린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실력은 별로 없으면서 목소리만 큰 사람이 있다', '자기들이 모두 우수인재인 줄 안다"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수준이고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깨닫게 하는 방법은 꾸준하면서도 분명한 피드백임을 리프킨의 연구가 시사합니다. 1년 내내 아무런 공식적/비공식적 피드백이 없다가 평가 시즌에 이르러 그때서야 평가 점수를 매기려 한다면, 평가자의 판단과 피평가자의 기대 사이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실력이 저조한 직원들과의 차이는 더더욱 클 겁니다.

직원들이 지금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성과 달성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꾸준히 관찰하고 시의적절하게 피드백해야 상호 간의 인식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야 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도 상당 부분 누그러뜨릴 수 있겠죠. 또한 저성과자들에게 현실을 직시케 함으로써 자신을 성찰하도록 기회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통제나 측정의 관점이 아니라 육성과 배려의 자세로 저성과자들에게 피드백한다면 말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는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과신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에게 '어떻게 피드백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피드백의 컨텐츠보다는 피드백의 빈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너무나 쉽고 너무나 당연한 해법이라고요? 하지만 이 당연한 것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참고논문)
Are the unskilled doomed to remain unaw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