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과 같이 일할 한 명의 팀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죠. 이력서를 들여다 봐도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테스트를 해 봐도 그 지원자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 금방 눈에 들어옵니다. 헌데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여러분의 팀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이고 여러분은 지금까지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가장 뛰어난 직원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일 때 여러분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지원자에게 악수를 청할까요?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아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라면 그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할 겁니다.

여러분이 특별히 이기적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노벨상 수상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새로 채용할 교수가 자신의 전공 영역에서 뛰어난 업적을 거둔 사람이라면, 신규 채용된 사람과 협업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새로 들어올 교수가 자신이 이미 거둔 업적을 초라하게 만들고 앞으로 이룰 업적을 갉아 먹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향을 '사회적 비교 편향'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자신의 강점 영역에서 자신을 능가하는 사람을 배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와 자존감을 보호 받으려는 자연스러운 동기에 의해 발생하는 편향입니다. 특히 그 영역에서 자신이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을 때(혹은 그렇게 느낄 때) 이런 편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죠. 우리는 흔히 "예쁜 사람은 자신보다 외모가 덜한 사람과 함께 다닌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는 우리가 사회적 비교 편향을 실생활에서 경험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스테판 가르시아(Stephen M. Garcia) 등의 심리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사회적 비교 편향이 같이 일할 사람을 선택할 때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규명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하버드 법대 교수가 되어 두 명의 지원자 중 한 명을 교수로 채용하는 상황을 가정하게 했습니다. 참가자 중 절반에게는 법학 분야의 최고 저널에 25편의 논문을 게재한 교수로, 나머지 절반에겐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이 총 95편인 교수라고 상상케 했죠. 다시 말해, 첫 번째 그룹은 논문의 질이 법대 내에서 가장 우수한 교수의 입장이, 두 번째 그룹은 논문의 양이 다른 어떤 교수들보다 많은 교수의 입장이 된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두 명의 가장 지원자 중 한 명을 신규 임용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존스라고 불린 교수는 총 75편의 논문을 썼고 최고 저널에 30편을 게재한 경력이 있고, 스미스 교수는 총 100편의 논문 중 20편을 최고 저널에 실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존스와 스미스 중에 누구를 추천했을까요? 논문의 질이 우수하다고 '프라이밍'된 참가자들 중 69%가 논문의 양이 많은 스미스를 선택했습니다. 반면, 논문의 양이 많다고 가정된 참가자들 중 31%만이 스미스를 선택했죠. 즉, 논문이 질이 우수한 사람은 논문의 양이 많은 사람을 선호하고, 반대로 논문의 양이 우수한 사람은 논문의 질이 우수한 사람을 선호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능가하는 사람을 은연 중 배제하려는 사회적 비교 편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죠.

가르시아는 이런 현상이 가상의 상황이 아니라 실제에서도 발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후속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어휘와 수학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본 후에 그 결과를 피드백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실제 점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어휘와 수학 실력이 각각 상위 18%-상위 32%, 상위 32%-상위 18%인 두 가지 결과만을 피드백했습니다. 첫 번째 경우는 어휘 실력이 뛰어나다는 피드백이었고, 두 번째 경우는 상대적으로 수학 실력이 뛰어나다는 피드백이었죠.

그런 다음,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자신과 같이 과제를 수행할 팀원을 직접 골라보라며 두 명의 정보를 제시했습니다. 존 하디라 불린 학생은 어휘와 수학 실력이 상위 5%-36%였고, 스콧 워커란 학생은 각각 상위 35%-상위 6% 였죠. 실험 결과, 자신의 어휘 실력이 뛰어나다는 피드백을 받은 참가자들 중 74%가 스콧 워커를 선택했고, 수학 실력이 뛰어나다는 피드백을 받은 참가자들 중 62%가 존 하디를 선호했습니다. 이 결과 역시 자신의 강점 영역에서 자신을 뛰어넘는 사람을 덜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회적 비교 편향의 근원은 자존감을 보호하려는 본능에 있다는 점은 대학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또다른 실험에서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높은 연봉을 받는 위치에 있다고 프라이밍된 참가자들은 자신보다 높은 연봉을 받게 될 지원자를 덜 선호했고,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 권한이 가장 강하다고 프라이밍된 참가자들은 자신을 능가하는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지원자를 역시 덜 선호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자존감에 있어 높은 연봉과 강력한 의사결정이 각자에게 중요하다고 여긴 까닭이었습니다.

가르시아의 연구는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채용 관행에 매우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흔히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실제로 그러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위 실험에서 봤듯이, 특정 영역에서 실력이 보통인 사람들보다는 높은 실력을 지닌 사람들이 사회적 비교 편향을 나타낸다는 사실은 뛰어난 인재를 보유한 조직이 바로 그 뛰어난 직원의 존재로 인해 더 뛰어난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고 결국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지 모른다고 추론케 합니다. 

일반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뛰어난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사람이 뛰어난 사람을 알아볼 능력이 있기에 오히려 뛰어난 사람을 배제하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비교 편향에 의해 우수한 지원자를 배제할 위험을 줄이려면, 지원자에게 요구되는 영역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기존 직원을 채용 심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조치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조직이 새로운 우수인력을 수혈하여 보다 높은 위치로 도약하길 원한다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Tainted recommendations: The social comparison b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