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책이 한동안 서점가를 장악했었다. 책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여기저기서 칭찬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기업과 단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에 기업들이 눈을 떴다는 신호이다. 펜텍계열은 칭찬릴레이를 통해 선정된 직원들을 사보나 인트라넷에 소개하고 포상하는 등의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몇 년 전 방영됐던 TV프로그램인 ‘칭찬합시다’를 연상시킨다.

LG전자는 동료에 대한 칭찬의 말을 쪽지에 적어 ‘칭찬나무’에 걸어 두면 한 달에 한 번 수확하여 칭찬받은 직원에게 사내 매점 이용권을 준다. 또한 칭찬하고 싶은 사람에게 즉석에서 ‘칭찬쿠폰’을 발행하도록 하여 가장 많이 쿠폰을 모은 직원에게 포상을 하기도 한다. 이 기업들은 이와 같은 노력들이 회사의 성과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칭찬문화를 뿌리 내리려는 노력이 여러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으나, 공통적인 특징은 이벤트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는 칭찬하는 것에 인색하고 칭찬 받는 것에 어색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질 때문인 것으로, 기업으로서는 칭찬문화를 북돋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칭찬릴레이는 한계가 분명 있다. 기존의 우수사원 포상과 같은 아니냐며 오해될 수 있다.

직원들로서는 그것과 칭찬이벤트와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칭찬이벤트에 의해 선정된 자야 좋겠지만 해당되지 않은 다수의 직원들은 오히려 소외감을 느껴 이벤트에 열을 올리는 회사 측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 볼 위험이 있다. 내가 예전에 근무했던 직장에서도 인트라넷 상에서 칭찬릴레이를 운영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칭찬릴레이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특정부문에 몰려 있었다. 알고 보니 칭찬릴레이를 처음 고안해 운영한 부서가 속한 부문이었다. 좋아보자고 한 일이 주최측의 농간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등의 냉소만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칭찬이벤트는 칭찬문화의 씨를 퍼뜨리는 데 일조할 수는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오래가지 않을뿐더러 이처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칭찬문화를 뿌리내리고 그것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기업 운영의 튼튼한 허리인 관리자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한다.

관리자들이 칭찬을 자주 하도록 유도하려면 칭찬 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칭찬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작은 목표’를 수시로 던져줌으로써 가능하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걸어 다니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처음으로 몸을 뒤집었을 때, 무언가를 잡고 일어설 때, 드디어 제 힘으로 한 발씩 걸음을 뗄 때 부모들은 환호하고 격려한다.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어떤 직원이 1년 동안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면, 1년 내내 두고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잘게 나누어 직원에게 올바르게 인지시키고 작은 목표 하나하나를 넘어갈 때마다 칭찬의 말로 격려해주고 수시로 피드백해야 한다.

보통 MBO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목표관리제도를 연말이 가서야 직원의 서열을 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말고, 이처럼 칭찬의 도구로 수시 활용할 것을 권한다. 그렇게 하려면 지금보다 목표를 상세하고 잘게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것이 관리자의 주요역할로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채용한 뒤 무작정 목표를 부여한 다음에 방치하곤 한다. 그리고는 일을 잘 마무리 짓지 못하면 질책부터 해대기 일쑤다. 어쩌다 일을 잘 수행한다 해도 칭찬은 미룬 채 잘못은 없는지 먼저 살핀다. 켄 블랜차드는 이를 ‘놔뒀다 공격하기’라는 말로 부르며 관리자가 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항목으로 이야기한다.

칭찬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하라. 정보통신업체의 P부장은 평소 칭찬을 잘 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러나 칭찬을 지나치게 남발하는 것이 문제였다. 누구나 봐도 일을 못하는 직원도 그에게서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 보니 부작용이 생겼다. 칭찬을 듣는 사람은 ‘이 사람이 진짜 나를 칭찬하는 걸까?’ 의심을 하게 되고 입에 발린 소리라며 그를 비난하기까지에 이르렀다.

‘평범한 일은 칭찬은 물론 용납해서도 안 된다.’ 라고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칭찬은 진정성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빛을 발한다. 과도한 칭찬은 오히려 무관심이 아닐까? 잘한 점은 북돋아주고 잘못한 점이 있다면 따끔하게 질책하는 것이 진정한 칭찬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바로 칭찬이었다. 햇병아리 시절, 어려운 과제를 부여받은 내가 혼란에 빠져 있을 때 상사는 나를 믿고 칭찬해 주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당장 컨설팅을 그만뒀을지도 몰랐다. 칭찬 한마디에 개인의 삶이 바뀌고 결국은 회사의 성쇠가 좌우될 수 있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